‘주린이’ 겨냥한 또 다른 경쟁자, 프로젝트바닐라

주식 투자에 이제 막 관심을 보이는 2030 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분주하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인 줌인터넷도 가세했다. KB증권과 ‘프로젝트바닐라’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주린이(주식초보자로 주식과 어린이를 합한 말)’ 공략에 나선다.

프로젝트바닐라의 지분 51%는 줌인터넷이 보유한다. 카카오페이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출신으로 줌인터넷에 합류한 구대모 씨가 대표직을 맡았다. 프로젝트바닐라는 구대모 대표를 필두로, 카카오와 토스 출신, 줌인터넷 인력 15명으로 구성됐다.

프로젝트바닐라의 대표직은 카카오페이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출신인 구대모 씨가 맡았다.

프로젝트바닐라는 비전을 회사 명칭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가장 단순한 기본형 구조의 상품을 의미하는 금융용어인 ‘플레인바닐라’를 차용해, 쉽고 간단한 형태로 금융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 방식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빅테크 기업의 공세 속에 프로젝트 바닐라는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까.

구 대표는 ‘플랫폼 전략’을 테크핀 업체들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자체증권사 설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프로젝트바닐라는 고객과 증권사 사이의 중간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증권사와 고객 중간에 서서 고객들이 거래할 때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고객이 프로젝트바닐라 플랫폼에서 주식을 거래하면 고객의 KB증권 계좌로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는 프로젝트바닐라에서 이뤄지지만, 실제로 KB증권에서 거래가 되는 셈이다.

프로젝트바닐라는 철저히 플랫폼 역할에만 집중해 고객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다. 주식을 처음 접하는 고객은 MTS의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뿐더러, 처음에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문제에 집중했다.

또 기존에 주식거래를 한 사용자라면 잠자고 있는 주식계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경우 신규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구 대표는 “이미 만들어진 주식계좌는 꽤 많다. 고객들에게 새롭게 주식 계좌개설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계좌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바닐라는 미국의 무료 주식 거래앱 ‘로빈후드’ 모델을 염두하고 있다. 로빈후드는 거래 수수료가 무료로, 2030이 주 고객이다. 로빈후드의 이용자 수는 올 6월 기준 1300만명으로, 평균연령은 31세로 알려졌다. 프로젝트바닐라도 수수료를 없애고,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계사들과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모회사인 줌인터넷과 손을 잡고, MTS 플랫폼에 AI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AI가 주식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데 활용되기보다,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주고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방향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한다”며 “프로젝트바닐라도 AI가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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