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개인이 만든 투자 알고리즘을 사고판다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럴 때 사면 참 좋은데”, “이럴 때 팔면 참 좋은데”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이런 아쉬운 소리가 나올 때가 많습니다. 세상 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투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매수하고 매도할 수 있는 투자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개발 좀 할 줄 아는 사용자라면 직접 인텔리퀀트의 서비스에서 투자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만들어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데요.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인텔리퀀트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텔리퀀트가 하는 일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투자 알고리즘을 사고파는 장터를 만들었습니다. 직접 만들어보다가, 잘 나왔다 싶은 알고리즘은 커뮤니티에 올려 다른 사람에게 판매를 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투자 알고리즘을 만들고, 또 알고리즘을 팔아 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런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것인지 인텔리퀀트의 이종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본인과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학사·석사·박사를 거친 뒤 일임 투자자문사에서 일했습니다. 펀드매니저 자격증이 있어,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러다 2015년 말 지금의 인텔리퀀트를 창업했습니다.
그렇군요. 인텔리퀀트는 어떤 기업인가요?
인텔리퀀트는 “누구나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능형 투자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인텔리퀀트는 사용자가 직접 알고리즘을 만들어,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하던데요.
그렇습니다. 사실 저희가 창업하기 약 3~4년 전부터 미국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사용자(개인)들이 코딩을 해 투자 알고리즘을 만들어, 이를 실제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당시 매수, 매도 로직을 짤 수 있는 툴은 있었으나 자산배분, 분산투자까지는 연결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서비스하고 싶어, DIY(Do it yourself)형 투자 플랫폼을 서비스하게 됐습니다. 저희 회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알고리즘 기반의 자산운용 핀테크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용자들이 만든 투자 알고리즘은 저희 사이트 커뮤니티에 공개가 됩니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는데요. 본인의 아이디어나 새롭게 발견한 지표 등을 이용해 투자 전략을 만들고, 성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주로 리포트처럼 글을 올려 공유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올린 알고리즘은 다른 사용자들이 주소를 복사해가서 자신의 투자에 해당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사용자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알고리즘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포인트로 살 수 있습니다. 포인트 지불 후 해당 알고리즘을 복사해서 원한다면 수정을 할 수도 있고, 곧바로 실전 투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사용자에게 이메일이나 알림으로 매일 투자 현황, 변경 내역을 보냅니다. 또 제휴한 NH투자증권에서도 구입한 알고리즘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궁금증이 드는데요. 만약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다른 사용자들의 투자 결과를 안 좋게 만드는 알고리즘을 올리는 경우는 없을까요?
일부러 손해를 나게 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좋은 것처럼 공유를 했다? 그런 가능성은 적을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에 올리는 알고리즘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투자에 활용하기 위한 알고리즘입니다. 또 코드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알고리즘을 활용한 결과도 함께 공유합니다. 따라서 다른 사용자들이 결과를 보고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이 되면 주소를 복사해, 자신의 투자에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혹시 이 과정에서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요?
저희는 알고리즘을 암호화해서 저장을 합니다. 해커가 데이터베이스를 가져가봐야 암호화된 내용이라서 해석을 할 수가 없습니다. 또 사용자들 간에도 서로 만든 코드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했습니다. 사용자가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지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해당 알고리즘 코드를 검수하진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까 질문처럼, 만약 다른 사용자에게 해가 되거나 이런 코드가 있다면 아예 사용자들이 이를 무시하거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죠. 다른 사용자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검수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면 해당 알고리즘을 만든 사용자는 그에 대한 대가를 받나요?
그렇습니다. 알고리즘은 일종의 구독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알고리즘을 만든 사용자에게 약 50%의 로열티를 제공합니다.
알고리즘을 만들려면 개발을 좀 하시는 분이어야겠어요.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만, 저희가 처음 만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형태의 템플릿을 제공해, 사용자는 템플릿을 활용해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곳이 커뮤니티 게시판인데요. 일명 고수, 즉 알고리즘을 잘 만드시는 분이 올려놓은 코드를 공부하고 거기서 응용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좋은 투자 알고리즘의 경우 많이 공유되니까 가입하고 그날 바로 실전 계좌에 연동하는 신규 가입자도 생기고 있습니다.
흥미롭네요. 이러한 서비스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다른 측면에서의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이제는 사회적으로 고용 시장이 프리랜서화 되고 있습니다. 재능이 있으면 직접 1인 사업자가 되거나 부업을 하는 형태인데요. 저희는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프리랜서 펀드매니저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나 금융사 직원이 아니어도 본인이 투자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거나 개발을 한다면 알고리즘을 잘 만들 가능성이 높거든요. 이러한 알고리즘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주면 그 사람에게는 부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텔리퀀트에도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내부에서 투자 전략, 개발 등을 연구하는 직원들이 있지만,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아이디어의 범위가 더 넓어졌습니다. 만약 저희가 이쪽에서 뭔가를 찾고 있다면, 사용자들은 다른 쪽에서 무언가를 찾게 되죠. 저희가 직원을 더 채용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만든 사용자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네, 여러 분이 계신데, 한 분은 저희 서비스를 잘 활용해서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기초 강의를 4주 코스로 진행을 하셨어요. 그때 수강생 중 한 분이 개발자 출신인데, 나중에 고수 수준까지 발전을 하셔서 저희 서비스에 대한 강의를 하셨어요.
정말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내년에는 커뮤니티를 활용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고요?
네, 알고리즘 마켓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커뮤니티를 통한 투자 알고리즘 공유에서 나아가, 고수들이 개발한 알고리즘 중에 검증된 것들을 별도로 선정해 일반 사용자들이 자신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위해 월 구독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B2C 외에도 B2B 사업을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주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요. 대형 금융사에서는 1년에 1억원 정도 비용을 들여 전문가용 투자 알고리즘 툴을 쓰고 있습니다. 반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에게 저희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에 선정이 되어, 저희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3월 목표로 하고 있는 알고리즘 마켓을 출시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계획입니다.
네,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길 바라고요.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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