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배터리랑 같이 크는 장비 업체 ‘피엔티’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성장한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개발에 더 주력하고 있으며, 곧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030년이면 전기차가 완성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량 되고, 2040년에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배터리 기업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기술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배터리 관련 장비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죠. 그 중 피엔티라는 기업은 국내 배터리 관련 장비업체 시장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이고, 유럽 배터리 제조사에도 납품하고 있죠. 그렇다면 피엔티라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이번 기업분석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롤투롤 기반으로 입지 다진 피엔티

피엔티는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전극과 분리막, 전자소재 등을 제조하는 장비와 자동화 설비를 제공하는 국내 업체입니다. 2003년에 설립했고 2013년에 코스닥에 상장했는데요, 롤투롤(Roll-to-Roll) 장비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롤투롤이란 유연한 기판인 연성회로기판(Flexible PCB)이나 전극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동박필름을 롤러를 이용해 가공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롤러에 기능성 도포액을 바른 후, 기판을 롤러 위에 굴리는 방식으로 가공해 전극, 전자재료 등을 만드는 것이죠. 효율적으로 기판을 만들 수 있으며,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많은 기업이 롤투롤 기술을 자사 제조 공정에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롤투롤 공정 과정(자료: 피엔티)

그 중에서도 피엔티는 이차전지의 원천 소재인 양극, 음극, 분리막 등을 제조하는 장비를 중점적으로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차전지용 코팅머신을 제공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데요, 여기서 이차전지용 코팅머신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동박에 물질을 도포하는 장비를 말합니다. 동박의 두께는 6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얇아지고 있는데요, 동박 두께가 얇아지면서 여기에 물질을 도포하는 기술도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엔티가 제공하는 이차전지용 코팅머신은 업계에서도 고난이도 기술이 구현된 장비라고 평가받습니다.

그간 롤투롤을 비롯한 장비는 대부분 일본이나 유럽에서 공급했습니다. 국내 기업도 일본, 독일 등 해외 장비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죠. 그러다 일본 수출규제와 함께 우리 정부가 국산 소재⋅부품⋅장비 사용량을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취했는데요, 이 때부터 피엔티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피엔티가 대두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에 관련 장비업체가 많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피엔티가 기계 제조 기술만 18년 간 개발해 왔기 때문입니다. 피엔티는 설립 이후 개발한 기술 특허 등록도 지속해 왔는데요, 이 같은 특허 경영을 통해 회사는 시장 내 입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관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피엔티는 고객사나 협력사와 필요한 장비를 함께 개발하는 기술 협약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기술 협약을 통해 통해 피엔티는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할 수 있었고, 국내 특수장비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피엔티의 주요 거래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입니다.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과도 협력을 하고 있죠.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피엔티도 이에 따른 이득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시장 전망+기술 경쟁력 힘입어 성장세 보이나

피엔티가 이득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실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피엔티는 올해 1분기에 매출 940억2435만원, 영업이익 126억621만원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동기 회사가 매출 898억4333만원, 영업이익 69억6787만원을 기록했던 데 비해 각각 4.6%, 80.9% 상승한 것이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아직 피엔티는 목표 영업이익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더 성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의 가파른 성장은 고무적이라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피엔티 측 관계자는 “오랜 기간 기술 노하우를 쌓고 그 과정에서 설비 성능이 좋아진 점이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제공하는 장비 성능을 지속해서 개선해 왔는데, 그 결과 피엔티를 찾는 회사도 늘어난 것이죠.

수요가 늘어나니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피엔티의 현금성 자산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빠져나갔습니다. 2021년12월31일 기준 피엔티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은 308억5403만원 가량이었는데요, 올해 3월31일 기준으로는 96억5482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해당 자금은 경상북도 구미시 제4공장 건설, 배터리 분리막 장비업체 명성티엔에스 경영권 인수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피엔티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부문 투자도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최근 매출과 사업 규모가 늘어나면서 설비 투자를 크게 단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엔티는 당분간 설비투자를 통해 사업 규모를 늘리는 방향의 투자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주요 배터리 3사가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SK온은 본격적으로 생산라인 증설하고 있는데요, 그 여파로 주문량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업체가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에 따른 장비발주가 이어지면서 장비 업종의 전반적인 훈풍이 일어날 전망”이라면서 “2차전지 장비업체 중 높은 영업이익률과 기술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추후 매출 가능 실적이 1조원 이상을 달성할 수도 있겠다”고 예측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으로 피엔티에 대해 기대감을 표현하는 분위기입니다. 박준서 미레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일본 장비업체가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피엔티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해외 장비업체 수준까지 올라섰다”면서 “운송 문제 등 거시경제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추후 수주 잔고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피엔티 장비 성능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매출도 늘어나고 있고요. 이후 피엔티라는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 지,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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