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이 120억 들여 호주 제련회사 지분 인수한 이유
니켈 7000톤, 코발트 700톤.
LG에너지솔루션이 호주 제련 전문기업 QPM(Queensland Pacific Metals)으로부터 앞으로 매년 받게 될 배터리 원료의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QPM의 지분 7.5%를 인수하고, 2023년 말부터 10년 간 QPM으로부터 배터리 원료를 매년 공급받도록 장기계약도 체결했다. 다만, QPM으로부터 제공 받아 생산하는 구체적인 물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차세대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4가지 핵심소재,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과도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배터리 재료비의 40%를 차지한다. 특히 니켈은 양극재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코발트는 배터리 양극재에 들어가는 재료 중 값이 비싼 원료다.
이창민 KB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배터리 셀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핵심소재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재료들의 가격이 상승하면 완성 배터리의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고, 수급난이 발생하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창민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원료 업체를 미리 확보해 놓는다면, 가격 안정성이나 물량 확보 관련해서 이점이 분명 존재한다”며 “가격 변동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운영하는 데 이점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은 배터리 원재료 공급사를 호주나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찾는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원재료가 되는 희토류가 가장 많이 매장된 국가는 중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워낙 내수시장이 발달해 있으며,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 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호주나 인도네시아 등지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 중 특별히 LG에너지솔루션이 택한 업체는 QPM이다. QPM은 2007년 호주에 설립된 제련 전문 기업으로, ‘TECH(Townsville Energy Chemicals Hub) 프로젝트’ 100%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TECH 프로젝트는 2023년 하반기부터 친환경 신규 공법을 적용한 배터리용 황산 니켈, 황산 코발트 생산을 목표로 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나 호주도 자원광물이 풍부한 국가들”이라며 “QPM은 친환경 공법을 중시하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영철학인 ESG와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QPM에 투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속해서 배터리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솔루스첨단소재 유럽법인 유상증자에 약 575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기업으로부터는 21년부터 향후 5년간 전지박(2차 전지용 동박)을 공급받는다. 여기서 전지박은 배터리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으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키고, 전극의 형상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를 통해 전지박 물량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하반기 3세대 차세대 전기차용 하이니켈 NCMA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니켈의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하이니켈 NCMA는 니켈의 비중을 더 늘리고 값이 비싼 코발트는 줄이고, 저렴한 알루미늄을 추가한 양극재 배터리다. 이를 통해 하이니켈 NCMA는 안정성과 출력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CPO(생산 및 구매 최고 책임자)는 “전기차에 의해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핵심 원재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사업 경쟁력 중 하나가 됐다”며 “향후 핵심 원재료에서 소재,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밸류 체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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