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구글·AWS – 클라우드 3사 실적 ‘AI가 관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빅테크 기업 3사,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이 잇달아 당초 미국 증권가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잇단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도 했던 이들 기업은 테크 시장을 집어삼킨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더불어 클라우드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패와 경쟁력은 이제 ‘AI’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분기 매출 337억달러
애저 AI, 5만여 고객사 확보
챗GPT를 선보인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AI 열풍을 이끈 주역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선도적인 AI 기술 투자뿐 아니라 AI 기술을 발빠르게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회사 주가의 고공행진으로 이어져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결과를 내놨다. 2023년 12월 31일로 마감된 2024년 회계연도 2분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액 620억2000만달러, 영업이익 270억3200만달러, 순이익 21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이익 모두 당초 전망치를 상회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의 지속적인 강세에 힘입은 기록적인 분기였다.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AI를 대규모로 적용하는 것으로 전환했다”며 “기술 스택의 모든 계층에 AI를 주입함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이점과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의 회계연도 2024년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고정 통화 기준 22%) 증가한 33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장률(24%)은 회계연도 2024년 1분기 때와 같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2023년 2분기 클라우드 매출액 271억달러에서 매분기 연속 20% 이상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매분기 72~73%의 마진율을 유지하고 있다.
애저 주축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한 258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애저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30% 증가하면서 서버 제품과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도 22% 증가했다.
오피스 365 커머셜과 오피스 컨슈머 제품 및 서비스가 포함된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92억4900만달러를 기록했고, 모어 퍼스널 컴퓨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68억91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나델라 CEO는 “애저는 AI 이점을 활용해 이번 분기에도 또다시 점유율을 차지했다”며 “애저는 AI의 훈련과 추론을 위한 최고의 성능과 더불어 AMD,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은 물론 자체 실리콘인 애저 마이아(Azure Maia)까지 AI 가속을 위한 가장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또한 애저 AI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형언어모델(SLM)을 포함해 애저의 인프라, 데이터, 도구와 긴밀하게 통합된 최고의 기반 및 오픈소스 모델 선택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애저 AI 고객 수는 5만3000으로,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지난 12개월 사이에 애저를 처음 접했다. 애저 오픈AI 서비스는 무브웍스(Moveworks), 퍼플렉시티(Perplexity), 심포니에이아이(SymphonyAI)같은 이른바 ‘AI 퍼스트 스타트업’과 알리파이낸셜, 코카콜라, 로크웰오토메이션을 비롯한 포춘 500대 기업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데이터 플랫폼, 개발자 도구, 팀즈 협업 도구, 보안 등 모든 제품군에 광범위하게 AI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 ‘버텍스·듀엣 AI’ 고객 확대하며 클라우드 사업 26% 고성장
“이젠 제미나이 시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역시 최근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2023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9%(고정 통화 적용시 10%) 증가한 3073억9400만달러,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842억9300만달러를 거뒀다.
2023년 4분기 연결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863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236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30%나 증가했다. 영업 마진은 2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구글의 가장 큰 강점이자 수익원인 구글 검색 및 광고 부문에서 전년 대비 11%의 꾸준한 매출 성장률을 나타냈다. 4분기 구글 검색 및 기타, 유튜브 광고와 구글 광고를 모두 포함한 구글 광고 매출액은 655억170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알파벳 및 구글 CEO는 “우리는 검색 부문에서 지속적인 강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클라우드 부문에서 증가하는 기여도에 증가하는 만족한다. 이들 각각은 우리의 AI 투자와 혁신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서 “제미나이(Gemini) 시대에 들어서면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알파벳은 구글 검색과 유튜브, 구글 광고 등을 포함한 구글 서비스로 지난 4분기에 763억1100만달러의 매출액을 거뒀다. 유튜브 프리미엄, 뮤직, 유튜브 TV, 구글 원(Google One)을 주축으로 발생하는 구글의 연간 구독 매출 규모는 큰 성장세에 힘입어 이제 연간 15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9년 이후 5배 증가한 수치다.
구글 클라우드는 91억9200만달러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해, 월가의 전망치인 89억4000만달러를 웃돈 실적을 나타냈다. 더욱이 8억64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둬 네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전년 동기 영업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구글의 생성형 AI 및 제품 리더십에 힘입어 성장이 가속화됐다”고 피차이 CEO는 평가했다.
알파벳은 AI가 지난해 호실적을 견인하는데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된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성장 기회도 AI에 있다고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피차이 CEO는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에 진행된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Earnings Call)에서 “우리는 검색부터 광고, 대부분의 기업 및 소비자 제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주도해 왔으며 이미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돕고 있다. 작년에는 생성 AI에 새로운 관심이 부각됐고 파운데이션 모델을 심도깊게 발전시키며 많은 것을 출시했다”며 특히 “차세대 발전을 촉진할 업계 최고의 새로운 모델 시리즈인 제미나이 시대를 시작하며 마감했다. 제미나이는 우리의 훌륭한 기반으로, 이미 최첨단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미나이를 검색에 적용(Gemini in Search, Circle to Search)할 뿐만 아니라 광고주를 위한 AI 기반 솔루션, 대화형 AI 도구인 바드(Bard)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피차이 CEO는 “버텍스AI는 작년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API 요청이 거의 6배 증가하며 강력한 채택을 보였다”라면서 생성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개발자를 위한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인 ‘버텍스 AI(Vertex AI)’의 수요와 채택은 물론,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용 패키지 AI 에이전트인 ‘듀엣 AI(Duet AI)’를 선택하는 고객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텍스 AI를 채택한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 갤럭시 S24 시리즈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버택스 AI를 사용해 고급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변환하는(text-to-image) 모델인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와 ‘이마젠 2(Imagen 2)’를 갤럭시 S24 시리즈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개발 초기부터 멀티모달(multimodal)로 구축된 제미나이는 텍스트, 코드,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일반화하고, 원활하게 이해하고, 활용, 결합할 수 있다.
듀엣 AI 역시 “출시된 이후 수천 개의 기업과 백만 명 이상의 신뢰할 수 있는 테스터가 듀엣 AI를 사용했다”고 피차이 CEO는 밝혔다. 듀엣 AI에도 조만간 제미나이가 통합될 예정이다.
엔트로픽(Anthropic), 캐릭터.ai(Character.ai), 에센셜AI(Essential AI), 미스트랄AI(Mistral AI) 등의 기업은 모델 학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성능을 제공하는 구글 클라우드의 슈퍼컴퓨팅 아키텍처인 ‘AI 하이퍼컴퓨터(AI Hypercomputer)’를 사용하고 있다.
아마존 2023년 흑자 전환, AWS 분기 영업이익 38% 큰 폭 증가
“베드록, 아마존 Q 등 신규 생성 AI 기능, 고객에 반향”
아마존은 2023년 12월 31일로 마감된 4분기 실적으로 2022년 4분기 대비 14% 증가한 1699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영업이익은 132억900만달러를 나타냈고, 순이익은 106억2400만달러로 전년 동기(2억7800만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이 기간의 매출액은 242억400만달러, 영업이익은 71억6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AWS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8%나 크게 증가했다.
2023년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5747억8500만달러이며, 영업이익은 368억5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04억2500만달러를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AWS 매출액은 907억5700만달러, 영업이익은 246억3100만달러 규모를 나타냈다. 전년 대비 각각 13% 증가했다. 이같은 수치는 전년도 매출 성장률보다 크게 떨어진 결과다. 매출 성장률은 지난 2022년 3분기 28%를 기점으로 매분기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3분기(69억7600만달러)와 4분기 크게 증가했다. 영업 마진율 역시 2022년 3분기와 4분기에는 26.3%, 24.3%였는데, 2023년 3분기에 30.3%, 4분기 29.6%로 늘어났다.
아마존은 지난 분기 AWS 실적에 ‘베드록(Bedrock)’, ‘아마존 Q(Amazon Q)’ 등 생성 AI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앤디 제시(Andy Jassy) 아마존 CEO는 “이번 4분기는 기록적인 연휴 쇼핑 시즌이었고 아마존의 2023년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AWS 실적에 대해선 “고객 및 기능 제공에 대한 AWS의 지속적인 장기적 초점과 베드록, Q 및 트레이니엄(Trainium)과 같은 새로운 생성 AI 기능이 결합돼 고객의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전반적인 결과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WS는 생성 AI 앤트로픽에 40억달러를 투자해왔다. 그러나 사실 AWS는 생성 AI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 AI 행보가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다. 지난해 내내 잠잠한 듯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11월 말 개최한 ‘AWS 리인벤트(re:Invent) 2023’ 컨퍼런스에서 AI 관련 기술을 대거 발표했다.
AWS는 자체 개발한 AI 챗봇 ‘아마존 Q’를 비롯해 자체 개발한 AI 칩 ‘트레이니움2’와 ‘그래비톤(Graviton)4’을 공개한 바 있다.
아마존Q는 업무 파일 검색이나 데이터 시각화 등 기업 업무에 생성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어시스턴트다. ‘아마존Q 포 비즈니스(for Business)’를 비롯해 개발자용 ‘아마존 Q 포 빌더스(for Builders)’, 올해 출시할 ‘아마존 Q 인 서플라이체인(in SupplyChain)’과 ‘아마존 Q 인 퀵사이트(in Quicksight)’ 등이 있다.
트레이니움2는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하는 칩으로 기존 1세대 모델보다 성능이 4배 높아졌으며, 새롭게 발표한 그래비톤4는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중앙처리장치(CPU)로, 기존 칩보다 성능과 대역폭이 크게 향상됐다는 게 AWS의 설명이다.
앞서 AWS는 자체 개발한 LLM(타이탄)뿐 아니라 다양한 모델을 지원하는 ‘베드록’을 지난해 4월 출시한 뒤 기능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다.
한편, AWS는 새 회계연도에 생성 AI 관련 대규모언어모델(LLM)에 대한 추가 투자 등으로 자본 비용 증가를 예상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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