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 갑자기 춘천으로 이사간 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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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5년 2월 6일 (목) 14:00 ~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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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성공한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현재의 성공을 가능케 한 결정적 순간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기업은 중요한 결정적 순간을 맞이합니다. 이 순간에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그저 평탄한 길만 걸어온 기업은 없습니다.

이에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창간 8주년을 맞아 창간 기획 시리즈 <결정적 순간>을 연재합니다. 국내 대표 테크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결정적 순간을 돌아봄으로 해서 많은 스타트업과 창업가, 테크 기업이 그와 같은 결정적 순간에 성공의 길을 선택하길 기대합니다.

<연재 순서>
네이버, 커머스 사업을 위한 꽃을 피우다
곰인 줄 알았던 사자 한 마리, 카카오를 뒤흔들다
③ 10년 전, 쿠팡은 어떻게 49일만에 로켓배송을 내놓게 됐나
④ 토스 건물 외벽에 “해냈고, 할 수 있고, 해낼 것”이라고 쓰인 순간
⑤ 숙박 예약하던 야놀자는 어떻게 글로벌을 꿈꾸게 됐나
크래프톤, “인도에서도,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배달의민족, 1등도 절박해야 살아남는다
돈 못벌던 카카오택시, ‘가맹’으로 상황을 뒤집다
물이 들어오면 고민 말고 노를 저어라, 업비트
당근이 이메일을 버리고 지역 인증을 도입했을 때
⑪ 갑자기 춘천으로 이사간 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어디일까? 거의 모든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안랩?

역시 아니다.

주인공은 더존비즈온이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해 연결기준 약 353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1위의 기록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를 상징하는 한컴과 안랩의 작년 매출은 모두 2000억 원대였다. 더존비즈온과 꽤 차이가 난다. 심지어 한글과컴퓨터의 연결 매출에는 마스크 등 비 소프트웨어 업체가 포함돼 있고, 안랩의 매출에도 보안장비 판매가 포함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더존비즈온과 이들의 소프트웨어 매출 차이는 생각보다 더 크다고 불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더존비즈온이 언제 이렇게 큰 회사가 됐지?’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한컴이나 안랩처럼 유명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더존비즈온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계기, 그 결정적 순간은 언제일까.

더존비즈온의 데이터센터 모습

바이라인네트워크는 2011년 더존비즈온이 본사를 강원도 춘천시로 옮기고, 전용 클라우드 인터넷 데이터 센터를 설립했을 때를 ‘결정적 순간’으로 꼽았다.

춘천 이전까지 더존비즈온은 세무회계 프로그램 분야에서 유명한 강소기업이었다. 그 시장에서는 90%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절대적 존재였지만 IT 업계 전반에서는 크게 주목받는 회사가 아니었다.

그러다가 더존비즈온이 2011년 본사를 춘천으로 이전하고 ‘D-클라우드센터’를 개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더존비즈온이 세무회계 프로그램 기업에서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기점이 됐다.

더존비즈온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은행이나 통신사 등 대규모 기업이나 운영하던 시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 최대 IT 기업인 네이버조차 더존비즈온 데이터센터 건립 2년 후인 2013년에야 첫 데이터센터를 설립했고, 카카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안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더존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은 건 다양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면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서비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전환에 회사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지금은 클라우드가 너무나 당연한 기술이라고 생각되지만, 당시는 아니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이제 겨우 5년차였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이제 막 탄생했을 때였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그 당시에 클라우드의 미래를 예견하고,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은 매우 빠른 판단이었다.

춘천(강촌) 시대가 열린 후 더존은 기존 ERP 솔루션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이렇게 되면 경영상 여러 장점이 생긴다. 회계 재무 세무 등 모든 경영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관리돼 경영 의사결정을 더 빠르고 유연하게 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더존비즈온은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세무회계 분야에서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비롯해 그룹웨어, 정보보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는 위하고(WEHAGO), 아마란스10(Amaranth10), ERP10 등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 공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더존 솔루션 on AWS’ 구축에 나섰다. AWS 인프라 위에서 더존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해외 고객에게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시장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는데, 국내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의 해외시장 공략 시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더존비즈온은  어째면 새로운 결정적 계기라고 회자될 수도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신청을 했다. 세무회계 관련 데이터를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차별화된 신용평가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더존뱅크를 통해 국가 경제의 중추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포용성을 확대해 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존 금융업권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금융산업 전반에 중소기업·소상공인 자금공급 혁신을 확장하고, 대한민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더존비즈온은 AI도 결정적 계기가 될 기회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고객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과 플랫폼을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고객 기업의 AI 전환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회사 측은 “더존비즈온이 주목하는 AI 전환의 핵심은 데이터”라며 “더존비즈온이 쌓아온 기업의 고품질 데이터와 첨단 기술력, 전문인력의 혁신적인 역량을 더해 AI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확립하고 국내외 AI 전환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에 최근 춘천시가 최종 후보지에 선정된 것도 더존에는 기회가 된다. 춘천시는 앵커기업으로 참여한 더존비즈온을 주축으로 ‘정밀의료 바이오 융복합 클러스터 산업’을 춘천 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이미 삼성서울병원과 강원대학교병원, 삼성창원병원, 분당차병원 등의 CDW(Clinical DW)을  구축하며 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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