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본인확인 서비스를 했더니 벌어진 일

뱅킹 앱에서 계좌를 개설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때 주민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이름과 핸드폰 번호, 생년월일 만으로 사용자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을 한다. 이것이 바로 본인확인 서비스로, 통신3사의 ‘패스(PASS)’가 대표적이다. 

이 시장은 현재 통신사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금융권에서 관련 자격을 직접 획득해 본인확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금융권 중에서 본인확인으로 지정된 곳은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카카오뱅크가 있다. 이들 대부분이 지난해 본인확인기관에 지정되어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은 통신3사의 패스를 이용해왔는데, 본인확인 서비스를 직접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권은 두 가지 이유에 주목했다. 먼저, 비용 측면이다. 기존에는 패스 같은 외부 서비스와 제휴해서 썼는데 이때 비용이 든다. 그러나 직접 구축해서 본인확인 서비스를 할 경우 비용이 기존보다 50% 이상 절감된다는 것이 은행들의 주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사 본인확인 서비스 대신 KB본인확인서비스를 이용 시 통신사 본인확인서비스 비용대비 절반 이상의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민은행의 본인확인 서비스를 외부 기업이나 기관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때 국민은행의 주거래 고객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은행 입장에선 비금융 수익원이 된다. 이 관계자는 “외부 제휴기관과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 확대 시행 예정”이라며 “향후 시행 플랫폼, 적용업무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본인확인 서비스 관련,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본인확인 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책정을 통해 KB본인확인 서비스를 외부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의 본인확인 서비스 이용 고객은 지난 11월 말 기준 1300만명 이상이다. 이는 국민은행의 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의 월활성사용자수(MAU) 1200만명(모바일인덱스 기준)을 넘어선 수치다. 

본인확인 서비스는 뱅킹 앱이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외부 서비스를 써야했던 기존에는 본인확인 시, 뱅킹 앱을 나가 패스 앱에서 본인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반면, 본인확인기관 획득 후에는 뱅킹 앱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외부 서비스에 은행의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기존 주거래 고객들을 결집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의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보면 고객명, 생년월일, 휴대폰번호가 자동입력 되도록 구현 가능해 고객 입장에서 통신사 본인확인 서비스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부 서비스 제공 시 휴대폰 본인확인을 대체할 수 있어 대고객 업무 프로세스가 간소화된다”며 “내부 거래에 사용되고 있는 휴대폰 본인확인업무를 점진적으로 대체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본인확인 서비스 신한인증서 사용자 수는 약 800만명이다. 마찬가지로 신한은행의 뱅킹 앱 신한 쏠 MAU인 922만명에 근접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본인확인기관 지정으로 카카오뱅크 인증서를 출시하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로그인, 아이디찾기, 알뜰폰 개통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역량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카카오뱅크 인증서를 통해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 로그인, 아이디 찾기는 물론 알뜰폰 개통 등으로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며 고객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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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신한은행의 본인확인 서비스 신한인증서 사용자 수는 약 800명이다. 마찬가지로 신한은행의 뱅킹 앱 신한 쏠 MAU인 922만명에 근접한 수치다. 800명 오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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