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디지털 전략은 두 개의 축으로 간다
현재 시중은행의 최대 과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다. 모든 은행의 리더들이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내세운다.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021년에 들어서며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이며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디지털 기술로 기존 뱅킹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 두개의 디지털 전략을 위해 조직을 새로 구성했다.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은 신기술을 위해 은행장 직속의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했다. 디지털혁신단은 인공지능(AI) 유닛, 마이데이터 유닛, 데이터 유닛, 디지털 R&D센터 네 개로 구성됐다. 혁신단은 약 136명으로 이뤄졌다.
주목할 점은 디지털혁신단의 수장이 모두 외부 인력이라는 점이다. 마이데이터 유닛은 국내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불리는 김혜주 전 KT 상무, 데이터 유닛은 SK(주) c&c 출신의 김준환 전 상무가 이끈다.
AI 부문은 김민수 전 삼성SDS AI선행연구소 부서장이 통합AI센터(AICC) 센터장을 맡았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자연어처리 기반의 텍스트 분석 개발, 딥러닝 기반의 분류모델 및 추천모델 개발 등의 전문가다. 기존과는 달리, 각 단장들은 곧바로 은행장에게 보고하고 승인되면 즉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신기술 조직 수장 자리에 외부인력을 앉힌 것은, 신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한 취지다. 신한은행 측은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핵심 사업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 디지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그룹은 신한은행 대부분의 디지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뱅킹 앱인 ‘쏠(SOL)’을 중심으로 한 전략, 사업, 인증, 보안, 기업뱅킹 등의 조직과 인력이 많다.
디지털그룹은 쏠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업무를 디지털 채널로 이용할 수 있는 ‘풀뱅킹’ 체계를 구축했다. 디지털그룹의 DT추진단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움직이는 영업점 ‘스탭(STAB)’도 이 일환이다. 태블릿에 기존 영업점 PC 시스템을 옮겨 통장개설, 대출신청, 퇴직연금 등 창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스탭을 통해 찾아가는 영업체계를 구축해 영업 방식의 전환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었다.
비대면 상담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점포 방문이 줄어들고,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신한은행은 ‘뉴(New) 화상상담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디지로그 브랜치, 원격 화상상담 창구, AI 은행원 등의 비대면 서비스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그룹은 약 15년 만에 이뤄지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도 맡았다. 약 3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사업인 ‘더 넥스트(The NEXT)’는 ICT기획부 등에서 맡고 있다. 이번 사업의 목표는 ‘디지털 플랫폼화’로 42개월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주요 내용으로 영업점, 신한 쏠(SOL), 고객상담 센터 등 은행 전 채널의 고객 행동 데이터와 마케팅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직원이 언제 어디서나 고객 상담,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업무 플랫폼을 구축한다. 마이데이터 등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은행의 데이터 관리 정책·기준을 정비한다. 데이터의 추적·관리가 가능한 데이터 내비게이션을 구축해 은행의 데이터 활용·분석 환경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두 축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인재영입
신한은행은 두 조직을 중심으로 한 인재영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IT인력 100여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도 수시 채용을 할 계획이다. 최근 신한은행이 수시 채용한 IT직군은 신기술, 모바일 채널 서비스, 뱅킹 서비스 개발 및 운영 부문이다. 신기술은 AI 엔진 기반의 서비스, 빅데이터 기반의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IT인력은 데이터 부문이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업무에 활용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은행이 올 초부터 시작한 ‘B.D 1000 프로젝트’도 이 일환이다. 올해 빅데이터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을 실시한 뒤 은행 전체에 배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 인력 양성을 시작으로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 영역에 대한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디지털 인재 육성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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