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페이스북에서 뉴스가 없어진다

앞으로 캐나다인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뉴스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된다. 캐나다 상원이 소셜미디어나 검색결과에 뉴스가 노출될 경우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 ‘온라인 뉴스법(빌 C-18)’을 22일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자 메타는 캐나다에서 뉴스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링크에도 과금”

이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이 뉴스 매체에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캐나다 자유당은 “지난 10년 동안 광고 수익이 크게 감소한 캐나다 뉴스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법안을 추진해왔다.

이 법의 가장 큰 특징은 링크에 과금을 한다는 점이다. 뉴스 전문을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링크만 게재해도 언론사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이용자가 뉴스 링크를 공유하면 페이스북이 해당 언론사에 비용을 내야 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뉴스 매체는 기술회사와 협상을 해서 비용을 정할 수 있다. 양사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캐나다 방송통신위원회(CRTC)가 중재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링크에 과금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서버 내에서 뉴스를 보여주는 언론사에는 비용을 지불하지만, 검색 결과에 뉴스의 제목과 링크만 보여줄 경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링크를 타고 언론사의 웹사이트로 이동하면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들이 소셜미디어나 검색 결과에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해 노력했던 이유다.

강경한 메타, 침묵하는 구글

메타는 이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법이 통과되면 캐나다에서 뉴스 공유를 금지시키겠다고 밝혀왔다. 메타는 공식 블로그에서 “온라인 뉴스법은 플랫폼이 작동하는 방식,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선호도, 언론사에 제공하는 가치 등 현실을 무시한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법안”이라며 “캐나다에서 뉴스 콘텐츠 제공을 영구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미 6월초부터 뉴스를 제거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인 5% 정도가 뉴스를 공유할 때 공유할 수 없다는 알림을 받는다.

구글도 비슷한 분위기다. 구글 역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캐나다 뉴스 매체와의 기존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구글은 뉴스 쇼케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150개의 매체를 다루는 뉴스 게시자와 계약을 맺고 있고,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다만 구글은 법안이 통과된 이후 페이스북처럼 즉각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호주에서의 실패를 기억하는 메타

이처럼 언론사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이 캐나다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앞서 2021년 2월 호주에서 비슷한 법안이 통과된 적이 있다.

메타는 당시에도 강력히 반발했다. 메타는 법안이 통과되자 뉴스 콘텐츠를 차단했다. 그러나 일부일만에 항복을 선언했다. 정부와 면담을 가진 메타는 비용을 지불하고 뉴스 콘텐츠를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메타의 실수가 있었다. 보건부와 응급서비스 페이스북 페이지를 차단한 것이다. 결국 이 실수가 원인이 돼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메타는 이같은 실수를 캐나다에서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법안이 통과되기 한달 전부터 5%의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뉴스를 차단하는 실험을 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메타의 캐나다 공공정책담당자 레이첼 커랜은 “플랫폼에서 뉴스를 삭제하는 방식에 몇 가지 기술적 오류가 있었따”면서 “이러한 오류가 캐나다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어쩔 수 없이 뉴스를 삭제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캐나다인과 국회의원들에게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