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출시 예고한 구글,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구글이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 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기로 한 것.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협력사가 경쟁자로 뒤바뀐 셈이지만, 업계에서는 구글의 폴더블폰 사업 진출이 오히려 회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글 픽셀 폴드 (출처=구글 예고 영상)

구글은 지난 4일 자사 홈페이지와 SNS에 픽셀 폴드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통해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픽셀 폴드는 펼쳤을 때 7.6인치 태블릿 형태이며, 접으면 5.8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이 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인공지능(AI) 처리 성능 강점을 가진 자체 칩 텐서(Tensor) G2를 탑재했다. 더불어 저전력 모드에서 최대 72시간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했다. 가격은 1700달러(약 225만원) 정도로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 Z폴드 4와 비슷한 가격(1799달러, 약 237만원)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오는 10일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 대회 ‘구글 I/O’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구글이 폴더블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올해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폴더블폰 시장의 82%를 차지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도 폴더블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들은 중국 내수시장 한정으로 수량 제한을 두고 제품을 판매했다.

반면 구글의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 진출은 삼성전자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로부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 등 지원을 받고 있어서다.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양사가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해야 하는데, 협력사가 순식간에 경쟁사가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기반으로 바꿀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폴더블폰 대중화가 앞당겨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MWC 2023에서 “시장 규모가 커지면 더 많은 고객이 폴더블폰만의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에도 희소식이다.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거의 유일하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공급처가 늘어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2022년 폴더블 OLED 출하량은 1390만개로, 시장점유율 83.4%를 차지했다”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도 폴더블 OLED를 공급하고 있으나, 중국 내수 제품에 일부 공급하는 수준이라 유의미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구글 픽셀폴드폰 출시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출시 전이라 출시 후에 시장 반응을 살펴봐야할 것 같다”며 “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으로의 전환 여부도 현재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폴더블폰 비중을 높여가는 중이다. 지난해 8월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2022년 이내에 폴더블폰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며 “2025년까지 플래그십 모델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 제품으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판매량은 988만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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