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 가입 서비스 수를 한 사람당 5개로 제한하는 내용을 재검토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의 반발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에 맞닥뜨려 다시 심사숙고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정식 시행일이 약 한달 반 정도 남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금융위가 하루 빨리 마이데이터와 관련된 주요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개수 제한을 5개 이상으로 늘리거나, 아예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와 핀테크 기업 등 마이데이터 태스크포스(TF)에서 서비스 가입 개수 제한을 늘리거나 무효화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금융위는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우려해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을 5개까지 제한하는 내용을 검토했다. 금융, 보험 등의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특성상, 여러 서비스에 가입하면 신용정보가 유출되거나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금융위가 최근 방향을 바꾼 것은 현실적으로 이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가입 개수를 제한하는 기술이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A서비스에 가입한다고 가정해보자. A서비스는 이 사용자가 몇 개의 서비스에 가입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5개가 넘을 경우 이를 안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이 사용자의 본인인증이 필요하고, 인증을 통해 서비스 가입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본인인증 과정 또한 개인정보 수집이 이뤄지기 때문에 애초에 금융위의 서비스 제한 취지인 ‘정보 유출 우려’에 어긋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용자경험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증까지 했는데, 서비스 개수 제한으로 가입할 수 없으니 다른 것을 해지해야 한다고 하면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후발주자인 소규모 핀테크 업체들의 형평성 문제다. 앞서 금융위가 서비스 가입 개수 5개 제한을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자, 핀테크 기업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주로 금융사나 인지도가 있는 핀테크 기업들에 사용자들이 몰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소규모 핀테크 기업들은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5개로 서비스 제한을 할 경우 사용자들은 주로 은행이나 금융사에 가입할 것”이라며 “특히 자본이 풍부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과 경쟁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나중에 허가를 받은 영세 핀테크 업체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서비스 5개 제한을 직접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한편, 마이데이터 서비스 정식 시행일인 8월 4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사업자들은 금융당국이 관련 주요 정책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마이데이터 정보 범위 등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며 “데이터 송수신을 하려면 시스템에 정확한 내용을 반영해야 하는데,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도 당국의 정책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Similar Posts

One Commen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