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대와 우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은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온다면 어떨까. 

지난 2017년 출범한 인터넷은행은 금융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 놨다. 고객들은 은행에 가지 않아도 24시간 내내 계좌개설, 대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은행 지점에 가야만 할 수 있었던 일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게 됐다. 모임통장이나 26주 적금 등 재밌고 혁신적인 상품도 어느새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뱅킹 앱에서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고 생체인증, 패턴, 비밀번호 만으로 인증을 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졌다.  

이런 인터넷은행은 전통 은행을 자극하는 메기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시중은행들도 기능별로 흩어진 뱅킹 앱을 하나로 통일하고 자체 인증을 도입, 어려운 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냈다. 지금의 시중은행 뱅킹 앱은 인터넷은행과 거의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 인터넷은행이 한 곳 더 생긴다면 어떨까.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준비가 된 사업자의 경우 신규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이 과거보다 약해졌고, 설립 취지와 다르게 주택담보대출 상품 취급 비중을 늘리는 등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에서 네 번째 인터넷은행이 나올 경우 기존 인터넷은행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시각과 새로운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엇갈린 시각이 공존한다. 

기대

현재 한국신용데이터, 자비스앤빌런즈,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네 번째 인터넷은행에 도전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상태다. 후보군대로라면 네 번째 인터넷은행은 중소상공인 은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은행마다 차이가 있으나 중소상공인은 기존 인터넷은행의 고객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전체에서 2.2%, 토스뱅크는 16%를 차지했다. 그동안 주류 고객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중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선발 인터넷은행이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혁신을 보였던 것처럼,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기존 인터넷은행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권을 자극하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모임통장이 대표적이다. 모임통장은 지난 2003년 시중은행에서 먼저 선보였으나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로부터 15년 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모임통장을 재해석해 내놓으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인터넷은행이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면 시중은행도 자극을 받고 고객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사례를 봐도 인터넷은행이 획기적인 상품을 내놨는데, 새로운 사업자가 이런 행보를 보인다면 금융권 전체가 자극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인터넷은행 업계에선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를 한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자영업자는 약 563만명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터넷은행 고객 수의 2분의 1에서 4분의 1에 해당되는 규모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사업자가 늘어나면 함께 성장해서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며 “결국 금융권의 경쟁을 통해 고객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혜택이 커질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려

신규 인터넷은행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당국의 예비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예비인가를 승인하면서, 한 사업자에 대한 예비인가 불허를 발표했다. 당시 당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등은 어느 정도 평가되나,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물론, 인터넷은행이 전체 대출자 중 약 30% 이상의 중저신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거보다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의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다. 

실제로 금융권은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중소상공인에 대한 평가는 까다로운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영업자 등의 중소상공인은 코로나19나 금리인상 등 사회적, 경제적인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이러한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현업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연체율 관리가 까다롭다고 한다”며 “경기 변동에 따라서 연체율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 금융권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하지 않은 이유가 사업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이들에 대한 신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신용평가모형이 없을뿐더러,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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