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탄력 받는 곳과 접는 곳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두고 기업들이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2월 5일부터 마이데이터가 허가제로 바뀌면서, 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관련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허가에 통과된 기업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 반면, 통과하지 못한 기업들은 서비스 임시 종료를 안내하고 있다.

현재 본허가를 받은 기업은 총 28개사다. ▲은행(국민,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카드사(국민, 우리, 신한, 현대, BC, 현대캐피탈) ▲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 ▲상호금융(농협중앙회) ▲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핀테크(네이버파이낸셜, 민앤지, 보맵,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쿠콘, 팀윙크, 핀다, 핀테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해빗팩토리, NHN페이코, SK플래닛)이다.

도전 끝에 고배를 마신 곳은 카카오페이, 핀크, 삼성카드, 경남은행,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다. 모두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해 심사가 보류됐거나 아직까지 심사를 받고 있다.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 기업 목록

서비스 중단하는 곳

본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2월 5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 현재 서비스 임시 중단을 안내한 곳은 카카오페이, 핀크, 하나은행이다. 세 기업 모두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 마이데이터의 주요 허가요건 가운데 대주주가 법적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으면 심사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본허가를 받을 때까지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되면서, 기업들은 공든 탑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부터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왔다. 핀크는 자산관리가 핵심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2월 5일부터 자산조회 관련 서비스 일부 기능을 임시 중지하겠다고 공지했다. 중지되는 기능은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리포트 서비스, 버킷리스트 서비스, 영수증 서비스(오늘의 이용내역), 내보험관리 서비스(보험가입 내역 조회 일부)다. 시기는 5일부터 무기한이다. 사실상, 카카오페이의 자산조회 서비스 대부분을 이용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핀크도 마찬가지다. 핀크도 은행, 카드, 증권, 대출 등의 통합조회, 소비 히스토리, 정기결제 알림 서비스, 습관저금 서비스를 2월 5일부터 중단하겠다고 안내했다.

하나은행도 일찌감치 자산관리 서비스인 ‘내자산연구소’의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2월 5일부터 카드, 보험, 연금, 현금영수증, 세금우대 조회 기능을 중단한다.

탄력 받는 곳

2월 4일 안으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기업들은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에서 생활 전반 데이터까지 사용자(정보주체)의 모든 데이터를 아우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시작한 뱅크샐러드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자산을 하나의 앱에서 보여주는 서비스를 넘어 일상 전반의 데이터까지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건강, 주거, 자동차 서비스, 연말정산, 사업자 서비스 등의 생활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명도 레이니스트에서 서비스명인 ‘뱅크샐러드’로 바꿨다. 기존에는 은행의 의미로 ‘뱅크(BANK)’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데이터 플랫폼’의 뜻으로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고객이 원하는 데이터를 통합한 개인화 서비스로, 자산관리와 다양한 분야를 통합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금융 영역을 넘어서 라이프까지 관통하는 신규 서비스들을 올해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온라인 결제 중심이었던 네이버페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기점으로 자산관리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은행, 증권, 카드, 대출 이력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신용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해당 기능을 신파일러에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페이가 선보인 신용정보 관리 서비스는 신용점수, 대출, 연체 등 여러 금융기관에 기록된 신용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신용정보 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와 협력했다. 신용분석 리포트를 통해 거래기간, 신용형태, 부채, 상환이력 4개 항목 별로 신용점수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분석할 수 있다. 또 비슷한 연령대의 평균 신용점수, 카드사용액, 대출사용액 등을 정기적으로 비교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김준우 서비스 매니저는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에 제약을 받았던 학생, 주부와 같은 신파일러들도 신용점수를 잘 관리하면 나은 조건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자산관리 서비스 ‘마이자산’을 고도화해 오는 4월 내놓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신한금융그룹의 상품만 보여줬다면, 4월부터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전 금융 기관의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장기적으로 자산 범위를 실물, 디지털 자산까지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금융뿐만 아니라 생활, 문화 등 전반의 데이터도 관리할 수 있도록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API를 활용해 다양한 업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분석을 정교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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