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리 양식장을 벗어나려는 네이버

‘가두리 양식장’

네이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네이버 검색은 구글처럼 망망대해의 정보를 수집해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를 쳐놓고 그 안에서 생성된 콘텐츠를 검색한다는 주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네이버는 통합검색이라는 서비스로 성장했는데 뉴스 카페 블로그 지식iN 등 네이버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정보를 주로 검색해 보여줬다. 웹문서 검색도 제공했지만, 웹문서는 대부분 검색결과의 하단에 나왔고 결과의 품질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네이버가 내부 콘텐츠 검색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은 한국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네이버가 처음 검색시장에 등장했을 1990년대 후반은 한국어 웹문서가 풍부하지 않던 시절이다. 온라인에 한국어 정보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정보를 검색하는 것보다 정보를 만드는 일에 중심을 뒀다. 검색할 정보가 있어야 검색엔진의 가치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지식iN, 블로그, 카페 등은 검색할 정보를 만들기 위한 서비스다.

내부 정보를 검색하는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도화됐다. 그러나 외부 웹문서 검색 기술의 발전은 더뎠다. 한국어로 된 많은 정보가 네이버 내부에 쌓여있고, 이것만 검색 잘해도 이용자들에게 만족도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이같은 전략은 한국 검색 서비스의 표준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전략에는 문제가 생겼다. 뒤늦게 등장한 구글이 글로벌 검색엔진의 표준이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구글과 비교되며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네이버 내에 있는 정보는 대체로 맛집과 같은 생활정보 중심이었다. 이 때문에 논문을 비롯한 전문자료 등을 네이버로 검색하기 어려웠다. 이 자료들은 네이버 외부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 카페 등에 업체들의 광고성 상업성 콘텐츠가 넘쳐나면서 내부 정보의 품질이 떨어졌고, 좋은 콘텐츠는 네이버 외부에 쌓이기 시작했다.

이는 내부 정보를 중심으로 검색하는 네이버라는 검색엔진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용자들이 네이버 검색으로 상업성 광고만 검색된다고 느낀다면 구글 등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네이버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네이버 내부 정보뿐 아니라 외부 웹문서 검색도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상범 네이버 웹검색 리더는 “올해 창사 이래 웹문서 검색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은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그 결과로 내놓은 것은 웹문서와 웹사이트 컬렉션의 통합한 ‘웹검색’이라는 컬렉션이다.

그 동안 네이버는 사이트라는 컬렉션과 웹문서라는 컬렉션으로 나눠서 검색결과를 보여줬다. 사이트는 네이버에 등록한 홈페이지 이름을 검색하면 보여주는 것으로, 검색결과 최상단에 주로 나타났다. 웹문서는 일반적인 웹검색 결과로, 통합검색 결과 아랫부분에 주로 등장했다.

사이트와 웹문서를 통합해 ‘웹검색’이라는 컬렉션에서 네이버 외부 검색결과를 보여주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웹검색 컬렉션은 구글과 같은 방식의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김상범 리더는 “지금까지도 네이버 밖에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했는데 지속적이지 않았다”면서 “올해부터는 검색의 근본은 웹문서라는 생각으로 지향점을 바꿨다”고 말했다.

김 리더는 “회사 차원에서 웹검색에 대한 지원을 약속받았다”면서  “앞으로 네이버에서 전문자료를 찾을 때 ‘오! 구글이 아니라 네이버에서도 잘 나오네’”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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