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자를 괴롭히는 방법이 있다. 핸드폰 뭐 사야 돼? 그건 비싸지 않아? 노트북 뭐 사야돼? 그건 왜 그렇게 비싸? 맥북은 결제 안 되지 않아? 같은 질문을 꼬리를 물면서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IT 기자가 된 것을 후회한다. 그런데 요즘은 하나 늘었다. 블루투스 이어폰에 관한 것이다. 에어팟 줄 없으면 불편하지 않아? 귀에서 빠지지 않아? 분리되면 잘 잃어버리지 않아? 이런 질문을 받고 있노라면 집에 가서 엉엉 울고만 싶다.

 

 

양쪽 유닛이 분리돼 있는 이어폰은 100% 케이스를 같이 준다. 그런데 이 케이스가 충전기의 역할을 한다. 케이스를 통째로 충전하면 된다. 따라서 통으로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지만 한쪽만 잃어버릴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끼울 때 실수로 한쪽을 떨어뜨려 땅에 무릎을 꿇고 찾게 되는 경우는 많다. 한번은 한쪽을 잃어버려 포기했는데 로봇청소기가 찾아내 바퀴에 액세서리처럼 달고 신나게 돌아다니는 걸 뺏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 케이스에 배터리가 있음을 이용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단 제품도 있다. 무려 국산 제품이다. 피아톤 볼트(PHIATON BOLT). 그래서 써봤다.

 

가격

해당 제품은 펀딩 중인 것으로, 아직은 얼리버드로 구매할 수 있다. 펀딩 가격은 10만원대 초반, 정식 출시 후에는 15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품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피커가 껴있는 제품치고 얼리버드로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귀에 끼울 때의 불편함

블루투스 이어폰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 제품의 한쪽 유닛 크기는 일반 이어폰보다 크다. 인이어 형식이므로 불안정한 면도 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실리콘 이어 윙(스테이블라이저)이 꽂혀있다.

 

다른 제품들보다 크기는 크며 목은 짧다

 

귀에 꽂을 때 문제가 있는데, 다른 이어폰들보다 유닛 본체와 팁 사이 길이(목부분)이 짧다. 따라서 귓속 깊숙히 꽂히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기자는 원래 귓구멍이 작아서 실리콘 팁을 가장 작은 걸 쓰는데, 이 경우 이어 윙으로 귓바퀴에 고정시켜도 완벽히 고정되지 않았다. 해결책으로 한단계 큰 팁을 쓰고, 약간의 통증을 감수하며 귀에 단단히 고정시키면 된다. 그러나 이 통증을 왜 참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폼 팁으로 바꾸면 통증이 상당히 사라질 것이다. 고정되지 않으면 낄 때 불안함도 있지만 소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분명히 똑바로 꽂았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된다

 

제품을 케이스에 꽂을 때도 어렵다. 좌우 상단으로 동그랗게 뻗은 곳과 이어폰 모양이 유사해 자꾸 다른 방향으로 꽂기를 시도한다. 직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2~3일 후에는 적응이 된다.

 

선명하지만 가벼운 느낌의 소리

이어폰의 소리는 묵직한 타입이 아니라 선명한 타입이다. 악기 끝소리까지 명확하게 들리고 깨끗하다. 반대로 묵직하거나 그루브한 맛은 떨어진다. 고통을 감수하고 이어폰을 귓속 끝까지 밀어 넣으면 묵직함이 늘어나지만 그 상태에서 고정을 할 수 없으므로 무의미하다. 다만 먹히는 소리 없이 목소리나 악기가 산뜻하게 들린다.

블루투스 스피커 사용을 위해서는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어야 한다. 연결법에는 큰 칭찬을 해주고 싶다. 연결돼 있는 이어폰을 스피커에 넣고 전원만 넣으면 자동으로 연결이 된다. 이 과정이 심리스하고 편리하다.

소리에는 함정이 있다. 이 제품이 원통형에 가까우므로 원통 전체가 스피커일 것 같지만 최상단 일부분만 스피커 유닛이다. 따라서 해당 제품은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사운드다.

 

끝에 분리된 부분만 스피커다

 

스피커 자체의 소리는 좋다. 아까 그 선명한 소리에 묵직함이 일부 추가된다. 이런 음악을 들을 때는 저음-고음-중간음의 변화가 명확한 음악을 들으면 사운드를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청음할 때 들은 음악은 ‘Parcels’의 ‘Myenemy’다. 이 음악의 특징은 처음엔 청량한 기타 사운드로 시작해 10초쯤 지나면 무거운 소리인 키보드와 베이스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폰, 아이패드 프로와 소리를 비교해봤다. 아시다시피 아이폰의 사운드는 스테레오지만 그냥 그렇다. 아이패드 프로의 소리는 휴대용 제품치고 매우 좋다.

휴대전화와 소리 비교는 사실 별 의미는 없다. 어찌 됐든 유닛의 크기가 훨씬 더 큰 제품보다 깡깡대는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와의 비교는 의미가 있었다. 아이패드 프로는 크기치고는 굉장히 무겁고 중후한 소리가 난다. 이를 볼트 케이스와 비교해보자. 청명하고 산뜻한 소리는 볼트가, 그루브하고 무거운 소리는 아이패드가 나았다.

 

 

즉, 이 제품의 소리는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볼트>스마트폰 외장 스피커 수준으로 보면 된다. 소리 크기는 방 하나 정도는 꽉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귀에 확실히 꽂은 상태인데도 얹은 것 같은 느낌이 될 정도로 크다

 

배터리 타임

배터리 시간은 충전기 포함했을 때는 하루를 훌쩍 넘으니 큰 의미는 없지만 유닛을 따로 빼서 꼈을 때 의미가 있다. 5시간을 보장한다고 했으나 체감상 아침에 케이스에서 빼고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을 수준이다. 배터리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지 노래를 안 틀면 중간에 자동으로 이어폰을 꺼버리는 기능도 없는 듯하다. 휴대용 제품에서 이런 배터리는 처음이다. 개인적으론 배터리를 줄이고 크기도 같이 줄이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남는다.

 

 

가격에 대한 고찰

가격을 생각해보자. 이전까지 이 제품에 있던 불만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이 제품의 펀딩가는 10만원대 초반이다. 다른 블루투스 제품들 가격을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즉, 이 제품은 활용도와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다.

제조사 피아톤은 사실 고급 이어폰을 만들 수 있는 업체다. 드라이버를 직접 만들었고, 볼트에도 직접 제조한 BA(Balancing Amature)가 들어간다.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가격을 염두에 두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품질을 뽑아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이 흥행한 뒤 BOLT PRO 등의 가성비 내다 버린 제품이 등장하길 기대해봐야겠다. 구매는 와디즈 펀딩을 참고하자.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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