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오버 이어 헤드폰이 등장했다. 모든 면에서, 특히 가격 면에서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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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를 8개 사용한다. 소니 Sony WH-1000XM4 제품이 이어컵당 하나를 쓰는 것과 달리 이어컵당 세개씩을 사용하며, 내부에 있는 소음을 측정하는 마이크도 하나씩 달려 있다. 이어폰 형태, 마이크 수, 애플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고려해봤을 때 역대 모든 헤드폰 중 가장 뛰어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팟 프로에서 선보였던 주변 소리 듣기(앰비언트 오디오) 역시 잘 작동할 것이다.

음성통화 마이크는 한 개, 내부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 두개를 겸용으로 사용해 총 세개를 사용한다. 에어팟 혹은 여러 음성통화 이어폰이 사용하는 빔포밍 기술로 세 마이크는 동기화된다. 통화음질 면에서 검증된 기업인만큼 훌륭한 통화음질을 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시 소재

딱딱한 소재를 탑재하는 제품들과 달리 스틸 프레임 아래 탄성 있는 메시 소재를 탑재하고 있다. 프레임끼리 서로 잡아당기는 구조로, 착용했을 때 머리를 감싸는 형태다. 허먼밀러 의자나 나이키 신발, 발렌시아가 신발처럼 원하는 만큼 늘어나는 형태이므로 헐거워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으며 착용 시 통증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당신이 예상을 뛰어넘는 머리 크기를 가졌다면 스틸 프레임이 당신의 긴고아가 될 것이다.

속부분에 L/R이 표기돼 있다

직물 소재

보통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이어 쿠션의 소재는 겉면은 직물 소재, 내부는 메모리폼으로 설계돼 있다. 따라서 여름철 인조가죽 위로 땀이 흐르는 불쾌함을 방지해주지만 더러워질 것이다. 그리고귀 주변에 찍힌 직물 자국으로 인해 서로 에어팟 맥스 사용자임을 알아보게 될 것이다.

지저분해진 이어 쿠션은 교체할 수 있다. 8만5000원.

판매 예정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

직접 설계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이어폰과 헤드폰, 스피커에 사용하는 소리를 내는 부품이다. 전자석을 사용해 코일 진동판을 흔들어 소리를 낸다. 듀얼 네오디뮴 링 마그넷 모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는데, 네오디뮴은 자석의 일종이고, 진동판을 흔드는 전자석으로 사용된다. 네오디뮴은 자성이 강해 큰 진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기계적으로 파손이 쉬우므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자.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크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부품인데, 소니 WH-1000XM4 제품도 40mm, 애플 산하의 오디오 기업 비츠 스튜디오 3는 50mm 드라이버를 사용할 정도이므로 드라이버 크기가 특별히 굉장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원 겉에 보이는 금속이 네오디뮴 링이다

H1 칩과 컴퓨테이셔널 오디오

H1 칩은 데이터의 통신을 담당하는 칩셋이다. 에어팟 2세대부터 탑재되온 칩으로, 블루투스 연결이나 기기 전환 등을 담당한다. 애플의 경우 여러 기기를 사용하면서 에어팟 하나만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으므로 이 칩의 역할이 사용성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에어팟 프로에서 아이폰을 보다가 아이패드의 영상을 틀면 아이패드로 자동 연결되는 방식이다. 아이폰 4의 AP에 비견될 정도의 고성능 칩인데 그걸 오디오 무선 연결 하나에만 사용한다.

컴퓨테이셔널 오디오(공간 음향)는 양쪽 채널 두개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에어팟 프로와 홈팟 미니에 적용돼 있다. 5.1채널과 7.1채널, 돌비 애트모스를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소니가 먼저 선보인 기술(소니 360 리얼리티 오디오)과 비슷한데 왠지 애플의 것이 되고 있다. 좌우 구분이 아니라 위, 아래 등 다양한 방향에서 소리가 들리도록 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간다면 비행기 소리는 위쪽에서 들린다. 돌비 애트모스도 비슷한 기술이다. 소니의 경우 deezer, nugs.net, TIDAL이 360 리얼리티 오디오를 지원하지만 다른 회사 서비스가 컴퓨테이셔널 오디오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는 없다. 영상 앱의 경우 컴퓨테이셔널 오디오를 100% 지원하는 서비스는 알려진 바 없으나 돌비 애트모스로 비슷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가속도 센서를 탑재해 머리 방향을 추적할 수 있다. 소리는 고정시키고 머리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기술이다. 즉, 뒤에서 소리가 들릴 때 뒤를 돌아보면 그 소리가 앞에서 들린다.

배터리와 스마트 케이스, 충전 방식

최대 20시간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마트 케이스에 넣으면 초절전 상태로 진입한다. 이 케이스의 외모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다.


배터리는 라이트닝 단자로 충전하며, 라이트닝-USB-C 단자를 동봉한다. 충전기는 주지 않는다. 빠른 충전을 지원하며 5분 충전으로 90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용두

음량 조작, 재생, 시리 부르기 등을 하기 위해 애플워치의 것과 똑 닮은 디지털 크라운을 사용한다. 핸즈프리로 ‘시리’를 불러낼 수 있다.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켜고 끄는 별도의 노이즈 컨트롤 버튼도 있다.

EQ 서비스의 부재

적용형 EQ로 부르는 이퀄라이즈를 사용한다. 에어팟 프로에서 이미 사용한 기술로, 귀 형태에 맞춰 소리를 조정해주는 기술이다. 그러나 다른 회사처럼 EQ를 섬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든 기능을 열어놓고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만져보고 꼼꼼하게 조정해볼 수 있도록 하는 소니와, ‘It just works’를 추구하는 애플의 성향 차이 때문이다.

전용 코덱의 부재

초고가 헤드폰에 해당하는데도 코덱 면에서 발전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코덱은 COder and DECoder의 줄임말로, 기기에서 가는 소리를 압축해 헤드폰에서 풀어주는 기능을 한다. 압축을 풀어 무선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므로 코덱 유무에 따라 은근히 느껴지는 음질 차이가 크다. 사실상 무선 오디오 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다.

흔히 생각하는 mp3는 파일 포맷일 뿐 아니라 코덱의 종류기도 하다. 애플이 사용하는 코덱은 AAC로, 음원 앱이나 헤드폰 등이 많이 쓰는 규격이다. MP3의 뒤를 잇는 손실 압축 포맷으로, 용량이 작고 음질이 좋다는 특징이 있지만 하이엔드 유저가 쓰는 포맷은 아니다. FLAC이나 ALAC과 같은 무손실 음원 포맷이 아니고, 손실 음원 압축 포맷에서도 소니의 LDAC이나 퀄컴의 aptX HD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AAC다. AAC로도 좋은 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이 제품이 초고가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처리긴 하다. 애플은 ALAC이라는 무손실 음원 압축 포맷도 갖고 있다.

대안은 존재한다

높은 수준의 음질과 공간 음향, 노이즈 캔슬링을 선택하려면 소니 WH-1000XM4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45만9000원이다. 다만 소니는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해야 LDAC을 쓸 수 있어 그 파괴력이 더 강해진다. 통화음질이 중요하다면 보스 700을 선택할 수 있다. 49만9000원. 애플 기기 간 전환이 매우 만족스럽다면 비츠 솔로 프로를 사용해도 된다. H1 칩과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고 가격은 에어팟 맥스의 절반 수준인 35만9000원이다. 분명히 이 가격도 처음엔 비쌌는데 지금 보면 저렴해 보인다. 이것이 애플이 생각하는 매직.

굉장한 무게

AirPods Max: 384.8g

보스 700: 249g

보스 Quiet Comfort 35 II: 310g

젠하이저 PXC 550-II: 227g

소니 WH-1000XM4: 254g

비츠 솔로 프로: 267g

이제는 별로 가벼운 소재가 아닌 산화 피막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부품을 대량 탑재해 무게가 다른 제품보다 압도적으로 무겁다.

가격과 출시일

71만9000원이며 해외 출시일은 12월 15일, 국내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 고속 충전기를 사려면 2만5000원(20W)을 더 내야 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