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4일.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 모습을 드러냈다. 디지털경제협의회가 주최한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초청 포럼’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창업을 지원하고, 창업 이후에도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정부는 혁신 벤처기업의 마케팅 대행사가 되고, 신산업 분야부터 네거티브 규제체계로 대전환하겠다. 진입규제, 행위규제, 핀테크 규제 등도 자율규제, 사후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htm_20170510164218589354-1문 후보의 발언은 스타트업 업계가 가장 원하는 내용이었다. 선거철에 대선후보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듣는 이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일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문 후보의 발언에는 진정성이 느껴졌고 스타트업 업계는 문 후보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문 후보가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스타트업 업계는 진정으로 그의 당선을 축하했다.

지난 6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경제사절단의 명단이 발표됐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스타트업 대표들이었다.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가 대표적이다. 주목할 점은 이 두 창업자가 문 대통령 후보 시절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초청 포럼을 주최한 디지털경제협의회의 공동의장이라는 점이다.

문 대통령의 첫 방미 결제사절단에 디지털경제협의회의 공동의장이 포함됐다는 것은 그 자리에서 약속이 변함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7월 4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용, 임대료, 카드수수료와 함께 배달앱 수수료까지 내면서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모바일 플랫폼 자체가 사회간접자본(SOC) 성격을 띠는데, (배달앱을) 국가가 만들어서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20160401-225px유 후보자는 이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마치 정부가 배달앱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물론 배달앱 업계는 정부가 배달앱을 만든다고 해도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의 배달앱이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O2O 서비스는 단순한 모바일 앱이 아니다. 무수한 경쟁자 속에서 살아남는 과정에서 엄청난 투자와 전략, 인프라, 노하우가 쌓여있다. 정부의 앱이 이들과 1대 1로 경쟁했을 때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날 유영민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는 매우 실망스럽다. 배달앱 시장의 1위는 배달의민족이고,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는 디지털경제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논리를 연장하면 문 대통령은 중소상공인을 고통에 빠뜨리는 주범과 함께 미국에 방문한 셈이다.

김경진 의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용, 임대료, 카드수수료, 배달앱을 소상공인 4중고라고 지적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정부가 치킨 프랜차이즈도 직접 하고, 지역마다 정부가 건물도 크게 지어서 중소상공인에게 나누어주고, 신용카드도 정부가 직접 나눠줘야 한다.

김 의원의 지적도 문제지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을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면 되는 위치에 있다. 반면 미래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산업 철학을 정책으로 만들어 실행하는 자리다.

그렇지 않아도 IT업계에서는 유 후보자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 IT업계에서 그의 이력은 대기업 IT 서비스 회사, 공공기관 중심으로 쌓여있다. 한국 IT산업의 현실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자리들이었다.

물론 이날 자리가 인사청문회이고, 장관 후보가 청문위원의 질의에 반론을 제기하기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김 의원이 질의가 유 후보의 생각과 다르지만 ‘일단 청문회부터 통과하고 보자’는 심산으로 동의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소임을 받은 자리다.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는 없다. 유 후보가 인사청문회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렇게 대답한 것이라면 다시 정정하길 바란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인사는 문제가 있는 인사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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