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기업에게 일본, 쉽지 않은데요? [Weekly Commerce]
지난 한 주 동안 커머스 업계에 일어난 사건을 모아봅니다. 그 주 가장 중요한 이슈에 업계와 기자의 시각을 더해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일본에서 K패션이 부상한 가운데, 한국 패션 브랜드와 플랫폼도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습니다. 일본 소매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K는 이미 유행이 아닌 장르가 됐다”고 하네요. 한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게 아닌, 온라인에서 성장한 국내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마르디 메크르디는 2021년 무신사를 통해 일본에 진출, 브랜드 공식 스토어와 팝업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둘로만 지난해 일본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했죠. 업계에 따르면 마뗑킴은 최근 일본에 온라인 스토어 문을 열며, 본격적인 일본 진출에 나섰네요. 지난 18일부터는 시부야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고요.
그렇다면 일본에 진출한 한국 패션 플랫폼은 어떨까요? 이미 15년 전부터 진출한 기업이 많고요.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등 동대문 패션 기반 플랫폼이 일본 현지에 진출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브랜드를 중심으로 내세우는 무신사도 올해부터 일본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일본, 그렇게 쉬운 시장만은 아니거든요, 이미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지 어언 2~3년째, 아직까지도 명확한 수치를 낼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어떤 고난을 겪고 있고 어떤 도전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왜 이렇게 힘들어 할까요?
일본 패션 시장과 K패션의 유행
일본 의류 시장은 감소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보다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2030년을 향한 섬유산업 전망’에 따르면 2021년 일본 의류 시장 규모는 8조6000만엔 수준입니다.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라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100조원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반면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46조7787억원입니다. 무려 두 배에 달하네요.
그렇다면 일본 패션 시장은 어떤 시장일까요. 한국과 비교해보면요, 일본 패션 시장에는 동대문이 없습니다. 동대문 패션 생태계는 한국의 온라인 소호몰 도전이 쉬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죠. 동대문 섬유패션 생태계에서는 계절과 필요에 따라 신속한 생산과 선택, 공급이 가능하니까요.
또 전자상거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합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에는 패션 이커머스 시장 구매율이 전체의 19.4%까지 늘어나면서, 일본 패션 시장 내 온라인 침투율이 높아진 상황이죠. 여전히 라쿠텐과 아마존 두 기업이 양분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이지만, 패션 버티컬 기업이 끼어들 여지가 생긴 겁니다. IT에 특화한 한국의 플랫폼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일본의 계절적 특성과 소비자의 체형도 한국 패션이 진출하기 좋은 하나의 이점 중 하나인데요. 특히 동대문 시장이 계절에 맞는 상품을 생산하는 패스트패션 시장인 만큼 그 계절에 맞는 상품을 파는 게 중요한데, 일본이 우리와 동일한 계절 주기를 가지죠. 일본에 진출한 여성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소비자의 체형이 한국인과 비슷하다는 점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하기도 했네요.
여기에 더해 물류의 이점도 있습니다. 일단 거리가 가깝잖아요. 또 상품이 가볍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는 데에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야기죠.
이 가운데, K패션은 이미 일본의 젊은 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장르로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라쿠텐의 C2C 플랫폼 ‘라쿠텐 라쿠마’가 올해 7월 이용자 26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대부터 40대, 60대 여성들이 ‘패션을 참고하는 나라’ 1위로 한국을 꼽았습니다.
한국의 힘을 얻어 빠르게 성장한 큐텐재팬의 사례도 주목해볼 만한데요. 지난 2018년 이베이가 인수한 큐텐재팬의 올해 상반기 회원수는 23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한류 열풍이 있었다는 것이 큐텐재팬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K뷰티의 거래량이 2019년 대비 4배 늘었다네요.
또 하나 더해보자면, 인스타그램도 중요한 요소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 소비자들이 패션 참조를 위해 인스타그램을 주요 플랫폼으로 이용하기 때문인데요. 일본에서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한 브랜드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소통이 일본에서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일본에 진출하는 기업에게는 인스타그램이 필수라고 하네요. 데이터 마케팅 기업 CCCMK홀딩스에 따르면 Z세대 여성의 소비에는 SNS 의존도가 높다는 결과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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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