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같은 음원, 투자·담보로 이중 활용?…뮤직카우 저작인접권 논란
하나의 자산으로 투자자 돈을 모으고, 그 자산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는 게 가능한 일일까?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에서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주인공은 가수 윤종신의 ‘내일 할 일’이라는 노래다. 뮤직카우는 이 노래 하나를 투자상품과 대출 담보, 두 가지 용도로 이용했다.
이 곡은 두 개의 앨범에 실려 있다. 하나는 ‘2013 월간 윤종신 Repair 2월호’, 다른 하나는 ‘행보 2013 윤종신’이다. 앨범은 다르지만 곡은 같다. 이 두 앨범에 실린 음원은 서로 다른 건으로 저작인접권 등록부에 각각 등록돼 있었다. 뮤직카우는 이 중 하나를 투자상품으로, 다른 하나는 대출 담보로 각각 활용했다.
뮤직카우는 ‘2013 월간 윤종신 Repair 2월호’ 수록본의 저작인접권을 2024년 11월 신탁 등록한 뒤, 지난해 6월25일 수익증권으로 발행해 투자자에게 팔았다. 그리고 두 달 뒤인 지난해 8월22일, ‘행보 2013 윤종신’ 수록본의 저작인접권은 엠토마토와의 질권 설정에 쓰였다. 뮤직카우가 이 권리를 담보로 걸고 자금을 조달했다는 뜻이다.
투자자에게 판 자산과 담보로 잡힌 자산의 곡명은 같다. 그렇다면 이 둘은 정말 서로 다른 자산일까.
바이라인네트워크가 두 음원을 확보해 파형과 PCM 해시값을 비교해 봤다. 결과는 완전 일치다. 직접 청취로도 두 음원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다. 사실상 같은 녹음물이라는 뜻이다.

저작인접권은 ‘곡’이 아니라 ‘녹음물’을 기준으로 발생하는 권리다. 같은 가수가 같은 노래를 다시 녹음하면 이는 별개의 녹음물이 되고, 그만큼 새로운 저작인접권도 생긴다. 반대로, 하나의 녹음물이 여러 앨범에 실리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앨범이 몇 개든 저작인접권은 하나다. 녹음이라는 행위가 한 번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관계자는 “재녹음을 했다면 파형이나 해시값이 99~100% 동일하게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해당 음원이 동일한 녹음물이라면 저작인접권은 하나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2021년 판결(2020다244672)에서 저작인접권은 작사·작곡자의 저작재산권과는 별개의 독립된 권리이며, 음이 최초로 고정된 특정 녹음물을 기준으로 발생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원칙대로라면 ‘내일 할 일’의 저작인접권도 하나여야 한다. 그런데 저작인접권 등록부를 확인해 보니, 뮤직카우가 취득한 ‘내일 할 일’의 저작인접권은 두 건으로 따로 등록돼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유사한 구조는 가수 10CM의 ‘안아줘요’에서도 확인됐다. 2011년 8월과 9월, 두 달도 안 되는 간격을 두고 각각 발매된 앨범에 동일 녹음물로 추정되는 음원이 나란히 수록됐다. 9월 발매분은 2023년 9월 투자상품으로 발행됐고, 8월 발매분은 같은 해 10월 신한은행과의 질권 설정에 쓰였다. 투자상품 발행과 담보 설정 사이 간격은 약 한 달. 윤종신 사례(약 두 달)와 마찬가지로, 두 거래가 멀지 않은 시점에 잇따라 이뤄졌다.
한 곡이 아니라 두 곡에서 같은 패턴이 확인됐다는 건, 단발성 실수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부동산이나 자동차라면 하나의 자산에 하나의 등록 체계가 붙는다. 매매와 담보 설정이 동시에 이뤄지면 즉시 드러난다. 하지만 음원은 저작인접권 등록부가 녹음물 단위로 다수 존재할 수 있는 구조여서, 사실상 동일한 자산이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두 개의 금융거래에 각각 동원될 수 있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산 저작인접권과 동일한 실체를 가진 권리가 회사의 담보로도 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 방법이 없다. 뮤직카우가 공시하는 정보는 저작물코드와 공표일, 앨범 이미지 정도이며, 동일 녹음물이 다른 등록부로도 존재하는지는 확인해주지 않는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변호사는 “저작인접권은 등록부가 다수여서 투자자로서는 완전히 동일한 녹음물이 다수 유통되는지 모를 수 있다”며 “뮤직카우가 저작인접권을 직접 취득해 활용하는 것과, 고객의 투자 대상인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제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변호사는 “동일한 파형과 해시값을 지닌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에게 판매했다면 윤리적 문제가, 알지 못했다면 저작인접권을 취급하는 기업으로서 역량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도 해당 저작인접권이 동일 녹음물인지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동일하다면 투자자에게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뮤직카우 측은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시서류에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저작물코드와 공표일 등을 기재하고 있으며, 플랫폼에서도 가수·작사·작곡·편곡자 정보와 해당 저작인접권이 속한 앨범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작재산권과 저작인접권을 구분하기 위해 저작인접권 상품의 경우 곡명 앞에 ‘(인)’ 표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저작물코드와 공표일 등 현재 제공되는 정보만으로는 투자자가 하나의 곡에 여러 저작인접권이 존재하는지, 자신이 투자하는 권리가 어떤 녹음물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뮤직카우 관계자는 “뮤직카우가 발행하는 자산에 대한 정보는 충실히 제공하고 있다”며 “시장에 동일 곡의 저작인접권이 다수 존재하거나 앞으로 새로운 저작인접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까지 모두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