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라이더 (출처=쿠팡이츠)
|

[단독] 쿠팡이츠, 로켓배송 물류망 활용한 퀵커머스 ‘쿠팡나우’ 시동

쿠팡이츠가 로켓배송 물류망을 활용해 자체 퀵커머스에 새롭게 도전한다. 신규 서비스 ‘쿠팡나우’는 별도 다크스토어 대신 쿠팡 물류자회사 CLS가 운영하는 서브 풀필먼트센터(서브FC)에서 상품을 포장·출고한다. 거점을 새로 짓지 않아도 되는 만큼, 운영 지역 확장 속도도 이전보다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크스토어 대신 서브FC로 푼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제주도 지역을 시작으로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나우’를 시작했다. 지난 6월 초부터 제주도민 회원 일부를 대상으로 CBT로 운영하다, 최근 제주시 연동· 도두동· 이도1동 등 제주시 도심 지역 회원을 대상으로 본격 운영에 나섰다.

쿠팡이츠 내 쿠팡나우 페이지 (출처=쿠팡이츠)

쿠팡나우의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주문 후 1시간 이내로 배송된다.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이 가능하며, 와우 멤버십 회원은 1만원부터 소액 주문이 가능하다. 

쿠팡나우는 기존 물류 거점의 역할을 넓혀 활용한다. 쿠팡 물류자회사 CLS가 운영하는 물류 거점인 서브 풀필먼트센터(서브FC)에서 퀵커머스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상품을 포장, 출고하는 방식이다.

서브FC는 주문량이 많은 배송지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많은 제품을 미리 보관한 물류센터다. 쿠팡은 몇 년 전부터 배송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방 곳곳에 서브FC를 설치하고 배송지 인근으로 재고를 전진 배치했다. 서브FC 대부분이 지역 도심지에서 약 4~7km에 자리한 상황이다. 쿠팡은 서브FC를 앞세워 주문부터 상품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을 3~4시간까지 줄였다.

서브FC의 또 다른 장점은 재고 보관이다.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 거점이기에 보관할 수 있는 상품 종류 수(SKU) 또한 다크스토어 기반 퀵커머스에 비해 많다.

현재 제주 쿠팡나우 내 판매 상품을 살펴보면, 즉시배송 수요에 걸맞는 한편, 보관이 용이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자체 브랜드(PB)인 곰곰, 탐사를 포함해 정육·수산, 과일·채소, 아이스크림 등  냉장·냉동 식품과 화장지, 세제, 생활잡화, 뷰티 등 즉시배송 수요가 높은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쿠팡 상품 그대로 평균 한시간 도착!’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쿠팡나우는 임대료 등 쿠팡이츠마트의 실패 원인을 극복한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하는 퀵커머스 특성상, 다크스토어는 주문 수요가 많은 도심에 위치해 임대료 부담이 크다. 또 다크스토어의 재고가 로켓배송 재고와 분리돼 있어, 판매가 안되면 다른 판매 경로로 돌리기 어렵다.

실제로 이츠마트는 확장에 실패했다. 2021년 7월 송파구에서 시작해 강남·서초·강동구까지 넓혔지만, 2023년 9월부터는 송파 한 곳으로 점포 수를 줄었고 지난해 8월 완전히 종료했다.

반면 쿠팡나우는 재고와 임대료 부담을 피해간다. 로켓배송을 운영하는 물류 거점을 그대로 써 공간을 새로 빌릴 필요도 없다. 또 운영 지역 내 쿠팡 로켓배송과 같은 거점에 있는 물량을 활용해, 퀵커머스로 나가지 않은 상품은 기존 배송으로 소화된다.

왜 제주부터인가

업계에서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 물류 거점 활용도와 시장 테스트의 용이성 두 가지를 보고 있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핵심 거점 2, 3곳을 통해 대부분의 인구를 소화할 수 있다. 현재 쿠팡은 제주시 도심 지역에 쿠팡나우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제주시의 인구는 제주도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제주시의 소비력이 도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물류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경우 일정 지역 내에 거점을 설치하면, 지역 주요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 지역 내 서브FC의 역할이 수도권과 달리 집약돼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수도권에서는 서브FC가 포장·출고를 맡고, 배송은 인근 서브허브와 모바일캠프가 나눠 담당한다. 반면 제주는 서브FC 한 곳이 보관과 배송을 모두 소화한다.

수도권에서도 될까

다만 다른 지역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쿠팡나우를 위해 모든 서브FC를 활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서브FC 대다수가 쿠팡의 대형 물류센터에 비해 도심 인근에 위치해 있으나, 퀵커머스가 가능한 위치와 인근 지역의 수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30분~1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하는 퀵커머스 특성상 주문지로부터 최대 3~4km 이내로 위치해야 시간을 맞출 수 있는데, 쿠팡 서브FC 중 그러한 곳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쿠팡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서브FC 수는 40~50곳 정도다.

이 빈틈을 도심 내 오프라인 유통 점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점포 등은 소비자 생활 권역에 밀접하게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점을 늘려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이츠는 이츠마트를 접기 전인 지난해 1분기 제휴형 퀵커머스 서비스 ‘쇼핑’을 도입하고 편의점과 SSM, 대형마트를 순차적으로 입점시켰다.

올해 초 이마트24, 3월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쿠팡이츠 쇼핑에서 상품을 팔기 시작했으며, 이마트도 지난달 23일부터 창동·왕십리·목동 등 6개 점포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 퀵커머스에 입점한 이들 모두 점포 위치 기준 3~4㎞ 이내에서만 가게를 노출하며, 상품을 배송한다.

다만 배송의 효율성에 따라 쿠팡이 서브FC 기반 퀵커머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물류 업계 관계자는 “이륜차 배송 기사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 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쿠팡나우가 도착지가 비슷한 다건배송을 중심으로 운영하면 배달 기사들 입장에서는 거리가 멀어도 배송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나우는 와우 회원이 묶음배달로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를 받지 않는다. 반면 한집배달 경우 주문금액 8만원까지도 배달비를 부과한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일간 바이라인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