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생성AI 전략은?…개발자 생태계·버티컬 서비스에 방점

국산 생성 인공지능(AI) 솔루션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카카오의 새로운 모델에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가 앞서 ‘하이퍼클로바X’로 치고 나간 상황. 네이버에 이어 국내 생성AI 기술의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카카오의 AI 사업 전략은 어떻게 될까.

지난달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내 IT 기업의 양대 산맥 중 네이버의 모델이 베일을 벗은 만큼 카카오가 어떤 것을 내놓느냐에 따라 업계의 활용 방안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4일 회사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자체 기술을 활용한 LLM ‘코(Ko)GPT’ 2.0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11월 초 출시 예정으로, 막바지 개발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년 공개한 코GPT는 파라미터(매개변수) 60억개를 보유하고 한국어토큰 2000억개를 학습시킨 모델이었다. 챗GPT 열풍이 불기 전 이미 한국형 생성AI를 먼저 내놓은 셈인데 그 후속작이 곧 모습을 드러낸다.

기대를 모으는 코GPT 2.0은 이를 고도화한 모델이다. 현재 1.0 버전과 같은 파라미터 60억개 버전을 비롯해 ▲130억 ▲250억 ▲650억개 등 다양한 파라미터 수 버전을 놓고 테스트 중이다. 꼭 큰 파라미터 수를 고집하기보다 이 가운데 가장 최적화한 버전을 찾고 사용자 특성에 맞는 모델로 구축해 사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코GPT 2.0는 우선 내부 서비스에 결합하는 형식으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이나 기타 서비스에 코GPT를 얹어 활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이라 정확한 전략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 형태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 추천에 활용하거나 별도의 일반 사용자용 챗봇 제작 등 여러 활용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코GPT의 소스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놓았다.

카카오의 생성AI 전략은? 생태계 확장에 방점

카카오의 AI 전략은 사실 일반적인 기업과는 조금 다르다. 출시 이후 바로 수익화에 나서는 보편적인 모습과 달리 기술 공개를 통해 개발자들의 생태계를 넓히고, 이를 통해 여러 기업과 개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데 방점을 찍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확보하기 힘든 생성AI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고, 전략적 지분 투자나 기술 컨설팅 지원을 통해 사업 기회를 발굴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브레인은 코GPT 1.0 버전의 소스코드를 출시와 동시에 깃허브(Github)에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개발자 전용 웹사이트인 ‘카카오디벨로퍼스’에 오픈 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공개했다. 자체 이미지 생성 AI 모델인 ‘칼로(Karlo)’ 또한 오픈 API로 공개하는 등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열어놨다.

또한 앞서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한 네이버가 유료 API 제공을 통한 기업대기업(B2B) 사업을 수익화 계획으로 내비친 것과 달리, 카카오는 우선 기존 B2C 서비스에 녹이고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제 올해 상반기 카카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감지됐다. 당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하반기에는 다양한 파라미터 크기의 기반 모델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공동체 내부의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와 AI를 결합하는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게 바로 카카오가 말하는 버티컬 서비스인데 코GPT 2.0을 활용해 쇼핑이나 예약 서비스에서 개인화 메시지를 생성하거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요약해주는 서비스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회사의 캐시카우인 톡비즈와 연동해 활성 사용자를 높이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로 꼽힌다.

카카오 측은 “초거대 AI 개발과 활용에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투입되는만큼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도전은 녹록지 않다”며 “AI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 생태계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개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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