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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일타] 과금 체계 자꾸 바꿔? 넷플릭스는 도대체 왜?

구독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넷플릭스를 조져봅시다. 넷플릭스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 그리고 어떻게 더 벌려고 노력하는지요.

왜 갑자기 넷플릭스냐면, 넷플릭스가 최근 들어서 요래저래 자꾸 내 지갑 털어가는 정책을 펴서 그렇죠.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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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계정 공유를 막았습니다. 친구들이랑 넷플릭스 팟 같은 거 하시죠? 네명이 계정 하나 나눠 쓰고 돈도 나눠 내는 거요. 그거 막혔습니다. 이제 가족끼리만 공유해야 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예전처럼 계정 공유하려면 사람 머릿수당 돈을 더 내야 합니다.

 두번째, 광고 없는 최저 요금제 없앴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9500원짜리 요금제 말이에요. 이제 제일 싼 요금으로 넷플릭스 보려면 광고 시청은 필숩니다. 아니 나는 화질 조금 나빠도 광고 안 보고 싼 요금제 쓴다고 해도, 놉. 안돼.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근데 이거 다른 나라 이야기 아닙니다.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곧, 다른 나라에도 확대한다고 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조만간, 이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벌어집니다. 그러니까 넷플릭스가 왜 이런 정책을 펴는지, 그리고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잘근잘근 씹어보자고요.

 먼저, 넷플릭스가 광고모델 도입한 시점 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에서 광고 요금제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진짜로 효과 있는지 보려면 올해 1분기, 2분기 실적 보면 되겠죠? 7월 19일에 넷플릭스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올해 2분기에 매출은 

81억8700만달러(약 10조3700억원), 영업이익은 18억2700만달러(약 2조3100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8%로 크게 증가했죠.

사실 광고모델 들어올 때 시장에선 긴가민가 했을 겁니다. 구독자 입장에선 4000원 더 내고 광고 없는 거 보는게 더 편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4인팟하면, 광고 요금제보다 나눠 내는게 더 싼데요. 그런데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광고주가 주는 돈이 훨씬, 훨씬 크겠죠.

그러니까 일부 나라부터 시작해서 세계적으로 광고모델을 확대해봤더니 이게 돈이 남더라는 걸 실적에서 증명한 겁니다. 그러면 광고주 만족시켜줘야겠죠? 만족 시키려면 광고 모델을 쓰는 구독자를 늘려야 하는 겁니다. 광고 효과가 난다는 확신을 줘야 쩐주가 몰려올테니까요. 

그러면 사람들이 싸게 넷플릭스 보는 방식을 순차적으로 없애야 울며 겨자먹기라도 광고요금제를 선택하겠죠.

그래서 나온 두 가지 방법이 최고 저렴한 요금 없애고 계정 공유를 막은 겁니다. 그런데 광고 요금제를 만들고 광고 없는 최저요금제를 없앤 것과, 계정 공유를 막는 것은 약간 다른 얘기입니다. 친구들이랑 4인 팟 안돼? 아 그럼 나 그냥 넷플릭스 안 봐. 비싸. 이럴 수 있잖아요? 넷플릭스 파워가 어디서 나옵니까? 

좋은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남들도 다 봐서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봐야 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지금의 넷플릭스의 힘을 만드는 거 아닙니까? 넷플릭스가 처음에 자기들 손해 볼거 알면서도 계정 공유 안 막은거, 일단 물고기부터 잡자고 그런거 아니었나요 맞잖아요. 그러면 계정 공유 막아서 이용자 떨어져 나가면요? 그런 위험 부담 때문에 계정 공유를 막는걸 천천히 확대한 건데요.

이것도 흥미롭습니다. 넷플릭스가 지난 5월에 미국에서 계정 공유를 막았는데 올 2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오히려 늘었어요. 원래 2분기는 날씨가 좋으니까 집에서 뒹굴대면서 보는 OTT 의 구독자수는 늘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올해 2분기에 유료 가입자 수가 589만명 늘어서,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2억3839만명이 됐습니다. 어? 계정공유 막아도 느네? 자, 계정 공유 막는거 모든 나라로 간다. 넷플릭스가 거칠게 없는 거죠.

넷플릭스가, 거의 모든 구독 서비스가 하고 싶어하는 워너비 모델에서 성과를 낸겁니다. 가입자가 많은 플랫폼은 항상 고민을 합니다. 왜냐.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워서입니다. 그러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더 싼 제품으로 가입자를 늘리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수익성을 높이자니 이용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적자 보는 구독자 서비스들이 더 비싼 요금 만들고, 광고 막 도입하고 싶고, 무료로 쓰는거 막고 싶어도 이용자가 떨어져나갈까봐 그거 못합니다. 가입자 수 늘리려면 더 싼 요금제라도 더 많이 파는게 좋을 거 같은데, 넷플릭스가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걸 이번에 증명한 거죠.

결과적으로는 구독자들 지갑을 더 열거나 아니면 광고를 참아야 하는 상황이 왔는데요. 넷플릭스가 돈을 더 많이 받아가면 다른 플랫폼 보면 된다고요? 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니어도 다른 플랫폼에도 충분히 좋은 콘텐츠가 있죠. 하지만 말입니다. 다른 플랫폼이라고 다를까요?

넷플릭스가 변하면 다른 플랫폼도 따라서 변합니다. 왜냐, 아직까지 영상 구독 서비스 중에서 흑자를 내는 곳? 넷플릭스가 유일하죠. 그 말은 뭐냐, 다른덴 아직도 다 적자고, 그래서 수익 압박을 받는단 얘깁니다. 사람 수만 우선 많이 확보하자고 몸집을 불렸던 곳들도, 이게 수익화가 안되면 말짱 꽝이니까요. 

광고 도입? 계정 공유 금지? 이미 다른 플랫폼도 다 만지작 거리는 카드입니다. 넷플릭스가 얼마나 효과를 보느냐, 그리고 구독자들의 저항은 얼마나 되느냐, 이걸 지금 열심히 계산기 두드리고 있는 거죠. 그러니 여러분. 넷플릭스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고, 공부 해야겠어요? 안 해야겠어요?

영상제작_ 바이라인네트워크 <임현묵 PD> <최미경 PD>
글_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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