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힘주는 SW 기업들…상반기 성적표는

지난해 불어닥친 생성 인공지능(AI) 열풍 속 AI 기술을 먹거리로 삼은 국내 IT 기업들의 상반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추진하던 AI 사업이 성과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된 곳이 있는가 하면 신제품을 통해 하반기 반등을 꾀하는 곳도 있다. 생성AI를 접목한 솔루션을 새로 개발한 보안 기업들의 부진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셀바스AI의 약진이 눈에 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56억9500만원, 영업이익은 20억6100만원이다. AI 제품군을 통한 다양한 도메인 확대가 매출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셀비 노트’, ‘셀비 메디보이스’ 등 음성 AI기술 융합 제품이 실적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는 법무부 형사사법시스템에 셀비 노트를 제공하는 한편, 에듀테크 분야 내 AI 디지털 교과서 적용이 본격화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거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단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원 가량이었던 영업이익 규모는 줄어들었다. 이는 AI 관련 신사업 개발을 위한 연구인력 20여명을 새로 채용하며 고정비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셀바스 AI 관계자는 “회사의 AI 기반 기술은 메디컬, 헬스케어, 교육, 모빌리티 등 적용범위가 다양하다”며 “특정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연간 실적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준비 중인 신사업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셀바스AI는 자사 솔루션을 연계한 원격 의료 플랫폼 사업을 통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 상승도 노린다. 셀비 메디보이스를 비롯해 ‘셀비 메디체크업’ 등을 결합한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군 분야 적용을 시작으로 민간 시장까지 공략할 방침이다.

생성AI를 적용한 새 오피스 SW 출시를 예고한 폴라리스오피스도 성적표가 나쁘지 않았다.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31억5000만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0억7600만원이었다. 매출 증가는 오피스 SW와 협업 솔루션 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이르면 이달말 출시될 ‘폴라리스오피스AI’도 기대를 모은다. 폴라리스오피스는 챗GPT를 비롯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스테빌리티AI의 ‘스테이블 디퓨전’ 등 다양한 생성AI 서비스를 접목한 문서 편집·뷰어 솔루션이다. 문장 생성과 AI를 활용한 콘텐츠 이어쓰기, 요약 등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 하반기에도 호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취합=바이라인네트워크)

 

아직 영글지 않은 연구개발 성과…하반기 개선 기대

이스트소프트는 상반기 연결 기준 434억9800만원의 매출과 24억1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로 범위를 좁히면 매출은 235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약 12억원의 손실을 냈던 회사는 올해 같은 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본래 캐시카우이던 유틸리티 SW 분야와 아이웨어 커머스 서비스인 ‘라운즈’가 사업을 이끌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2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이스트소프트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AI 휴먼 서비스에 기대를 건다. AI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것도 이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금융권의 AI 은행원, 지방자치단체 시니어 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휴먼 사업을 수주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특히 하반기에는 오픈AI의 GPT 모델을 적용한 생성AI 서비스 ‘앨런’을 AI 휴먼 서비스에 접목해 더 넓은 활용도를 제공할 방침이다. 앨런은 GPT 모델을 튜닝해 만든 서비스로 맥락을 읽는 대화 능력을 강화한 챗봇 솔루션이다. 예를 들어 AI 휴먼 서비스의 AI 은행원이라면 최신 금리를 반영한 서비스 추천을 요청하고, 이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요구하는 등 AI 휴먼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AI 휴먼 서비스를 통해 하반기 실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며 “라운즈의 경우 매출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업계에서도 새롭게 AI 기술 접목을 확대한 기업들이 있었지만 성적표는 다소 좋지 않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이 440억4500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3억원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5억4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는 올해 1억6600만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는 AI를 비롯해 운영기술(OT) 보안,클라우드 분야 등의 연구개발 비용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특히 생성AI를 접목한 보안 솔루션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달에는 AI를 활용한 탐지모델 서비스 ‘에어(AiR, AI Road)’를 출시했다. 상반기에는 통합보안 관제 서비스 용역이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한 회사는 에어를 필두로 솔루션과 서비스 공급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에어를 비롯한 차세대 솔루션과 서비스 공급을 늘려 수익성 강화에 힘을 실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수도 실적이 좋지 않다. 올해 174억원의 상반기 매출을 기록한 회사는 영업 손실이 13억6000만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178억원)과  큰 차이는 없지만 당시 2억9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이 커졌다.

파수 측은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수 관계자는 “B2B 사업이 주 분야지만 솔루션 인지도 상승을 위한 B2C 측면의 마케팅과 행사 비용을 대거 집행하며 손실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 비용도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파수는 기업용 AI 챗봇 서비스인 ‘F-PAAS’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문서에서 중복된 정보를 추리거나, 최신 정보만 가려내 각 기업에 맞는 맞춤형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비정형 데이터에서 AI가 개인정보를 검출하고 마스킹 할 수 있는 ‘파수 AI 레이더’를 출시한 바 있다.

오는 9월 ‘루시아GPT‘ 공개를 앞둔 솔트룩스도 사업 성과가 부진하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65억600만원을 기록한 회사는 92억9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보다 영업손실이 크다. 2020년 여름 상장을 앞둔 시점에 솔트룩스는 2022년말까지 매출 349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지표는 역행하는 모습이다.

솔트룩스는 하반기 루시아GPT 사업 확대에 집중한 결과 상대적으로 프로젝트 용역 매출이 약 17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또 추후 기술검증(poc) 등의 프로젝트 인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개발인력 투자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인건비가 27억원가량 늘어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솔트룩스는 루시아GPT를 비롯해 자회사 플루닛의 AI 비서 서비스인 ‘플루닛 워크센터(AI 비서)’ 상용화, ‘플루닛 스튜디오’의 신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하반기 반전을 꾀한다. 솔트룩스 관계자는 “특정 주제나 키워드에 대한 데이터를AI가 수집해 큐레이션하고 리포트를 생성하는 ‘구버.ai’의 베타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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