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0] LG전자는 AI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나

재작년보다는 작년이, 작년보다는 올해가.

박일평 LG전자 사장이자 기술책임자(CTO)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0 CES’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자사의 AI 기술 발전과 관련해 던진 메시지다. LG전자는 2년 전 CES에 무대에서 ‘씽큐’라는 글로벌 AI 브랜드를 공개한 후 비교적 일관된 전략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자사가 보유한 모든 제품에 씽큐를 탑재해 ‘커넥티드’라는 그림을 완성시키는 것이 첫 번째 전략이고, 이 목적을 위해 외부의 AI 강자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두번째다. LG전자는 개방전략으로 하드웨어 태생의 기업이 가지는 AI 경쟁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계속해 강조하고 있다.

 

박일평 LG전자 사장 겸 CTO

다음은 지난 2년간 박일평 사장이 CES에서 공개한 LG전자의 AI 전략이다. 2018년 ‘딥씽큐’를 공개한 이후 꾸준한 단계를 밟아왔다.

 

2018년, 박일평 사장이 CES에서 공개한 LG전자의 AI와 오픈생태계 전략

• 당해 선보이는 프리미엄 냉장고, TV, 세탁기 등에 자체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 적용.

• 딥씽큐와 함께 외부 파트너인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 클로바 등도 시장에 맞춰 LG전자의 가전에 탑재. 데이터 확보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AI 시장 강자인 외부 파트너들과 협업 전략 선택.

2019년 박일평 사장이 CES에서 공개한 LG전자의 AI와 오픈생태계 전략

• LG씽큐(LG ThinQ)’를 통해 단순히 명령어에 따라 동작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고객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제공. 이용자가 꼭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의 생활 패턴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는데 주력. 예를 들어 고객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얼마나 자주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를 하는지 등의 정보를 파악해 제품을 사용하는 각 상황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제안.

• 생활 속에서 사용자경험을 바꿔놓는데 집중하겠다는 메시지 강조. 기존에 AI가 적용됐던 가전은 집에 들어가기 전 스마트폰을 통해 입실을 예고하면 그에 맞춰 불이 켜지고 온도가 조절되는 식이었으나, 이를 넘어 이용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

• CES 기간 동안 앤드류 응이 설립한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 랜딩에이아이와 업무협약을 체결. 이용자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새로운 사업 발굴, 공동 사업화 등을 추진.

 

올해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 가전을 넘어서 가능한 모든 IoT 서비스와 제품에 AI를 탑재. 이를 ‘인텔리전스 터치포인트’라는 단어로 설명.

• 이를 위해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엘레멘트 AI와 업무협약 맺음.

• 두 회사는 AI의 발전 단계를 AI 발전 단계는 ▲1단계 효율화(Efficiency) ▲2단계 개인화(Personalization) ▲3단계 추론(Reasoning) ▲4단계 탐구(Exploration) 등 총 4단계로 정리해 발표.

LG전자 박일평 사장(왼쪽)과 엘레멘트 AI의 장 프랑스와 가녜 CEO가 AI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금 더 체계화해 AI의 비전을 공개하는 모습이다. 앞으로는 AI 기술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보인다. 박일평 사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LG전자의 AI 기술발전은 “모든 제품에 걸쳐 꽤 성공적이었지만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다. 올해는 “씽큐 제품을 포함해서 모든 IoT 제품과 서비스로 AI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AI전문 회사 엘레멘트 AI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엘레멘트 AI는 이 회사 CEO인 장 프랑스와 가녜가 딥러닝 분야 석학인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교수이자 밀라연구소 창업자인 요슈아 벤지오 등과 함께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금융, 유통, 전자전기 등 여러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을 하고 있다.

AI의 발전 단계도 두 회사가 함께 공개한 것이다. AI가 앞으로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 촉진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TV 부문이었지만, 지난해보다는 다소 임팩트가 약한 느낌을 줬다. 올해 라인업 중 눈에 띄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벽밀착 디자인 TV’다. 화면, 구동부, 스피커 등을 포함한 TV 전체를 벽에 완전히 밀착시키는 방식을 택해 기존 벽걸이 TV 보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LG전자 측은 이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 TV 내부와 후면 디자인 설계를 새로 했다고 설명했다. 벽에 부착하는 부품인 ‘브라켓’을 본체에 내장해 벽걸이 부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한 것. TV 전체를 벽에 완전히 붙여 시청 몰입감을 높이는데 목적을 뒀다. LG전자는 이 디자인을 2020년형 LG 올레드 TV(모델명: ZX/GX)와 8K 슈퍼울트라 HD TV(모델명: Nano99)에 적용할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공개한 ‘롤러블 TV’의 변형이다. 지난해에는 아래에서 위로 돌돌 말려져 올라오던 롤업 TV를 선보였다면, 올해는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TV를 공개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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