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공부 시켜주고, 시험문제 알려준다

나는 학생 때 시험을 보면 틀린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았다. 잘모르는 부분을 더 공부해야 하는데 효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했다. 내가 무엇을 잘 모르는지 스스로가 몰랐기 때문이다. 아마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훨씬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했고 성적도 더 좋았을 것이다.

교육산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학생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자신의 약점을 AI는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학생의 학습패턴과 연습문제 풀이를 분석해 부족한 부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안내자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단기’로 유명한 에스티유니타스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스텔라’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자사 서비스에 이를 적용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공무원시험 대비기관인 ‘공단기’에서는 ‘약점 보완 서비스’라는 것을 제공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는 회원의 학습이력 30만 건, 공무원 시험 문항 6만 건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했다. 학생의 현재 학습상태를 분석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베이지안 네트워크(Bayesian Network)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틀릴 것으로 예측되는 문제와 유형을 집중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별 학습 수준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틀린 문제를 정리한 오답노트도 스텔라가 대신 작성해준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뤼이드’도 인공지능 기반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타토익’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뤼이드는 45만 명 토익유저의 3000만 건 풀이데이터와 사용자의 실시간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순간 변화하는 학습자의 실력을 분석, 예측해 개발 맞춤형 문제와 학습자료를 제공한다.

뤼이드는 카이스트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2016년 11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NIPS(세계 신경정보처리시스템 학회)의 교육부분 워크숍에 논문을 등재하기도 했다.

뤼이드 측은 “산타토익 가입자는 30문항의 진단테스트를 풀면 인공지능이 실력분석을 거쳐 어떤 문제를 틀릴지, 어떤 오답을 고를지까지 90% 이상의 적중률로 예측하고, 학습자의 실력 향상을 위한 문제와 강의를 선별회 최적회된 커리큘럼을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기술을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이라고 부른다. 애플이나 구글 등 공룡 IT기업부터 D2L, 드림박스 러닝(Dreambox Learning), 뉴턴(Knewton), 스마트 스패로우 PTY LTD 등의 전문기업까지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시장의 개척자는 뉴턴이다. 뉴턴은 어댑티브 러닝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각 교육기관은 이 플랫폼 위에서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뉴턴은 직접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학에 교육 프로그램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한 이 회사는 최근 고등학교 시장에 진출했다. 뉴턴 측은 자신의 고등학교 교육 프로그램이 교과서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어댑티브 러닝 스타트업 ‘스마트 스패로우’는 SAT와 함께 양대 대학입학시험인 ACT로부터 75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기술은 어댑티브 러닝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시험문제를 예측하는 경우도 있다.

에스티 유니타스의 영단기는 토익문제 출제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토익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다음 시험에 출제 될 가능성이 높은 문제 유형을 자동으로 추출해주는 시스템이다. 영단기가 개발하고 축적해온 수만 건에 달하는 토익문항과 자사 어학연구소 직원들이 실제 토익시험을 분석한 토익 트렌드와 출제 유형 등의 빅데이터를 스텔라가 스스로 학습하도록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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