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은 도박?…판결 뒤집은 네덜란드 법원

네덜란드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볼지 여부에 관한 현지 법원 판결이 뒤집혔다. 지난 2019년에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보고 게임사에 벌금을 매겼는데, 최근 판결에서는 법원이 이를 부당하다고 봤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일렉트로닉 아츠(EA) 의 피파(FIFA) 이야기다.

출처 : 일렉트로닉 아츠

네덜란드 최고 행정법원이 최근 배포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EA의 인기 스포츠 게임 ‘피파 시리즈’의 랜덤박스가 ‘도박법 위반’이라고 벌금형을 받은 것에 대해 부당하다며 EA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네덜란드 최고 법원은 EA에 부과한 최대 1000만유로(약 135억원)의 벌금 판결을 뒤집었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 EA는 네덜란드 지방 법원으로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허가 없이 제공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0만유로(약 132억원)를 선고받았다. 당시 EA의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지적했던 네덜란드 도박 관리위원회(KSA)는 2018년 EA가 서비스 중인 10개의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조사한 결과 4개가 도박법을 위반했다며 서비스를 변경하지 않으면 강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된 콘텐츠는 EA의 인기 스포츠 게임 피파에 포함된 ‘피파 얼티밋 팀 모드(FUT)’ 패키지다. 해당 패키지는 게임 이용자가 자신의 축구 선수 팀을 만들고 가상 축구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드다. 게임 내 가상 이적 시장에서 아이템 혹은 캐릭터를 ‘FUT’ 코인으로 거래하거나 교환할 수 있으며 사전에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아이템 팩을 얻을 수도 있다.

KSA는 피파의 패키지를 ‘확률형 아이템’으로 보고 도박 성격의 게임 패키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도박법에 따른 승인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 법원은 KSA의 손을 들어주며 당시 서비스 중인 ‘피파2019’를 포함해 향후 발매될 게임의 확률형 패키지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EA는 “패키지의 대부분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고 패키지에서 얻은 내용물을 경품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며 “우리의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든 도박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법원의 결정에 항소했다.

이후 3년이 흐른 지난 9일 네덜란드 최고 행정법원인 국가 평의회 행정관할부는 “EA의 ‘FUT’ 패키지를 도박의 형태로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카드팩 또는 전리품 상자를 여는 것은 일반적인 게임 특성이자 재미 요소”라고 말했다.

또, 법원은 “그렇기에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허가・제재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KSA가 2019년 EA에 과징금을 부과했던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EA는 판결 결과가 나온 9일, 유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오늘의 결정은 피파나, FUT의 어떤 측면도 도박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믿음을 확인시켜줬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A는 “우리는 게임에 대한 선택, 재미, 공정성, 가치를 우선시한다. 네덜란드와 전 세계에 있는 이용자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밝혔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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