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크라우드 펀딩, 아마존 Build It

아마존이 모금하고 아마존이 제작하는 크라우드펀딩 Build It이 첫 제품 출고를 앞두고 있다. Build It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은 Day 1 에디션이라고 부른다. 데이 원 에디션은 빌드 잇 이전부터 존재했는데, 스마트 안경인 에코 프레임 스마트 글래스가 데이 원 에디션이었다.

빌드 잇 프로그램은 크라우드 펀딩의 방식을 완전히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킥스타터, 인디고고, 국내에서는 와디즈 등이 사용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은 제품의 콘셉트나 목업 정도만 보여주고, 사용자들의 펀딩을 받아 이 돈으로 직접 제작하는 주문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얼리어답터가 되고, 업체는 제조에 필요한 금액을 미리 조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만약 펀딩 금액이 부족하다면 사용자들이 직접 홍보를 해주는 효과도 발생한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은 중국산 제품을 국산 제품으로 속여 팔거나, 펀딩 제품의 완성도가 처음에 보여줬던 콘셉트에 비해 부족할 경우가 있는 등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직접 만든다면 어떨까? 품질에 대한 고민은 아예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마존은 에코 프레임처럼 아마존 음성 비서 알렉사로 작동하는 제품만을 빌드 잇에 올렸다. 제품은 알렉사와 함께 작동해 흥미로우며, 리필제품 등을 구매하기에도 좋다. 세 제품은 모두 알렉사와 함께 사용할 때 사용성이 극에 달한다.

스마트 스티키 노트 프린터

메모를 입력하는 냉장고 등 스마트한 냉장고가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정에서는 메모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데서 착안한 제품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아마존 에코 스피커나 알렉사 구동 가능 스피커가 있다면 “오늘 세제 주문할 것 출력해줘”, “아들한테 냉장고에 점심 넣어놨다고 출력해줘”와 같은 말을 통해 간단하게 메모를 출력한다. 퍼즐 같은 것도 인쇄할 수 있다. 잉크나 토너는 필요 없으며 종이 롤은 아마존에서 주문하면 된다. 이 소형 프린터는 3일 만에 사전 주문 목표를 달성했다.

스마트 영양 저울

영양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별도의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매번 계산하기 어렵다. 따라서 에코 쇼(스크린이 달린 에코 스피커)와 함께 사용하거나, 일반 에코로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저울에 블루베리 200kcal어치 달아줘” 같은 주문이 가능하다. 보통 열량 등은 제품 무게를 확인하고 계산하는데, 반대로 열량으로 제품 무게를 계산할 수 있는 셈이다. 저울에 미리 올리고 이 제품의 무게나 탄수화물 함량, 설탕 함량 등을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프린터처럼 주문 목표에 도달하지는 않았고 약 59%의 주문만 발생했다.

스마트 뻐꾸기 시계

이 시계는 특정 시간에 뻐꾸기가 튀어나와 알려주는 뻐꾸기 시계와 동일하다. 다만 에코 스피커와 함께 사용하면 뻐꾸기가 정각뿐 아닌 아무 때나 튀어나오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렉사, 20분 타이머 설정”이라고 예약한다면 LED가 20분 카운트 다운을 표시해주며, 20분 뒤에 뻐꾸기가 튀어나오게 된다. 알람 역시 개인화 설정할 수 있어 사용자마다 알람 소리를 다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디지털 제품이지만 뻐꾸기 시계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아래의 진자를 흔들리게 할 수 있으며, 진자를 빼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지나치게 뻐꾸기 시계와 비슷해서 세 제품 중 가장 인기가 없다. 선주문 목표의 56%만 달성했다.

아마존 빌드 잇의 의미

아마존은 사실 돈이 없어서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도입할 회사는 아니다. 다만 재고 처리에는 아마존 역시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재고를 처리하기에 크라우드 펀딩은 꽤 매력적인 방식이다. 애초에 필요 없는 재고를 만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펀딩 날짜는 2일 남았으며, 세 제품 중 프린터만 실제로 출시될 예정이다. 프린터는 발매 후 소모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제품보다 수익적인 매력도 크다.

이 제품은 또한, 에코 프레임처럼 무조건 팔릴 제품이 아닌 새로운 소비를 끌어내고 취향을 발견한다는 의미가 있다. 에코 프레임과 같은 얼리어답터 기기는 일단 팔리고 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아마존 역시 프라임 멤버십 사용자들에게 먼저 접근 권한을 줬다. 그러나 프린터, 뻐꾸기 시계 등은 특이하지만 무조건 팔릴만한 제품은 아니다.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과 별도로 대중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악성 재고도 떠안지 않을 방식으로 아주 현명하게도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사용했다.

세 제품은 30일 내 목표 달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취소된다. 반대로 30일 내에 펀딩한다면 다른 크라우드펀딩과 마찬가지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며 이후 정식 발매도 가능하다. 펀딩은 미국 시간으로 3월 19일 종료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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