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인류에게 남은 지옥은 세가지다. 와이파이 지옥, 배터리 지옥, 전선 지옥. 그러나 삼성과 애플은 강제로 인류에게 전선 지옥에서 떠나도록 했다. 요즘의 삼성과 애플 신제품에는 3.5파이 헤드폰 단자가 없다. 그리고 지옥을 떠나는 대가는 컸다. 약 2~3만원이면 좋은 제품을 살 수 있었던 인류는 이제 2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것이 극락으로 가는 값이다.

자브라는 조금 억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브라는 3.5파이 단자가 있던 시절, 심지어 아이폰 등장 이전부터 블루투스 헤드셋을 판매했다. 자브라가 LG상사를 통해 통화용 블루투스 헤드셋을 들여온 것은 2006년의 일이다. 이후 자브라는 무선의 길을 걸어왔다.

여러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도 스포츠용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브라의 신제품은 방수를 지원한다. 방수의 의미는 업체마다 모두 다른데, 방수방진을 뜻하는 숫자를 잘 살피면 정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흔히 IPxy로 표기된 방수방진 등급에서 x는 방진, y는 방수 성능을 의미한다.

주로 제품들이 강조하는 방수 능력은 생활방수로, 약간의 물이 튀었을 때 문제없을 정도를 의미한다. 생활방수가 가능하다고 하는 제품들의 방수 등급은 주로 4 정도다. 자브라 신제품 엘리트 액티브 75t는 IP57 등급을 지원한다. 방수 7등급은 15cm~1m 수심에서 30분 이내 활용 시 완전한 방수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방수는 총 8등급으로 8등급부터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방수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엘리트 액티브 75t는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있다. 방수 5등급과 6등급에서 이미 물줄기나 파도 등에 대해 방수 보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급으로 보면 사용 시간이 30분 이내여야 한다. 물속에서 이정도니 비나 눈 등에 대한 방수에 대해서는 신경쓸 필요없다.

물론 이 제품은 수영장용은 아니다. 블루투스는 물속에서 작동은 하지만 가용범위가 몇센치미터로 줄어든다. 물 분자는 전파의 이동을 방해하는 원리 때문이다. 우연히 작동을 한다고 해도 대기 중 가능 거리가 10m 수준이므로 수영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물속에서 작동하지 않지만 물에 닿아도 문제가 없는 제품인 것이다. 즉, 방수지만 물속에서 사용할 수는 없다. 물 속에서 사용하려면 별도의 전달 칩을 탑재한 소니의 제품이 있다.

제품의 외모는 전작인 엘리트 액티브 65t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다. 특히 마이크 부분이 짧아져 외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65t 대비 22% 줄어든 크기다. 4-마이크 시스템으로 통화품질은 향상됐다고 한다.

활용시간은 더 길어졌다. 완충 시 7시간30분 사용할 수 있고, 케이스 포함 28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고 하면 3일 정도는 충전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액티브’ 이름에서 오는 느낌과 달리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지원하지 않고 귓구멍을 막아 소리를 차단하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만을 지원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에 해당하는 반대 음파를 쏴서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대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제품들이 제공하는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은 지원한다. 귀를 막고 있을 때 발생할 위협에 대비하는 기능으로, 자브라에서는 히어스루(HearThrough)로 부른다.

방수 제품인 만큼 땀이나 침수 등에 대한 보증을 한다. 사용 시 소리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는 자브라의 전용 앱에 등록해야 2년 보증받을 수 있다.

요즘의 자브라 블루투스 이어폰은 주로 스포츠용이라는 인식이 있다. 스포츠용 이어폰은 많지만 자브라처럼 내구성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그러나 블루투스 이어폰은 내구성이 최우선은 아니다. 부서질 때까지 듣는 사람보다 잃어버리는 사람이 더 많다. 그리고 지옥이 다시 시작된다. 그러나 격렬한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은 될 것이다.

엘리트 액티브 75t는 네이비, 시에나(붉은색), 민트 세가지 컬러로 출시되며 권장 소비자 가격은 26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