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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IT] 영화 <그녀>처럼 OS와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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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영화 ‘그녀’ 보셨나요? 스마트폰 OS, 그러니까 시리와 같은 음성 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죠.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딴 게 어떻게 가능해! 라고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여러분도 사만다에게 사랑에 빠지실 겁니다. 자, 그런 시대가 이제 다가왔습니다. 바로 생성형 AI 때문이죠. 오늘 까다로운 IT는 제 미래 여친, 사만다가 언제쯤 나타날지 예측해 보겠습니다.

자, 우선 생성 AI에 대해 말씀드릴 텐데요. 이걸 잘 아시는 분들은 이 부분은 건너뛰시면 좋겠습니다.

AI 자체는 여러분 익숙하시죠. AI를 학습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2010년대부터 딥 러닝이라는 게 대세였습니다. 딥 러닝 안에도 여러 방법이 있긴 한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고양이 사진을 미친 듯이 주고, 이게 고양이야-이렇게 가르치면 AI가 나중에는 고양이를 인식해 주는 거였죠. 그런데 이게 워낙 고연산을 요구하다 보니까 음성이면 음성, 그림이면 그림, 이렇게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게 대세였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작년에 챗 GPT가 등장했죠. 보통은 데이터의 양을 효율적으로 학습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이는데 GPT는 반대로 했어요. 매개변수, 그러니까 학습 데이터를 미친 듯이 늘린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으로 써보게 된 GPT3, 챗 GPT의 첫 상용화 버전은 무려 1750억개의 변수를 썼습니다. 그래서 어떤 말을 걸어도 그럭저럭 대답을 해주는 채팅 서비스가 됐죠.

그런데 챗 GPT는 채팅 서비스잖아요. 음성으로 대답해 주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 with Bard를 선보였죠. 챗 GPT처럼 대답을 해주지만 음성으로 해주는 겁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OS와 통합해서 여러 기능을 자동으로 쓸 수 있게 해주죠. 가장 중요한 거, 챗 GPT는 인터넷에 연결해야만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은 픽셀 8 프로를 출시하면서 기기 내에서 어느 정도 가능하도록 한 거죠.

구글뿐만이 아니에요. 스마트폰과 관련된 빅 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이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 갤럭시에 주로 들어가는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있죠. 최근 최신작인 스냅드래곤 8 3세대가 나왔는데요. 이 작은 칩셋에서 100억개의 매개변수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1750억개에 비하면 아주 적은 것 같지만 중요한 건 이게 기기 내에서 처리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만다와 대화가 가능하고, 폰 기능들을 실행한다는 거에요. 물론 100억개로 부족하면 인터넷 연결도 하겠죠. 그런데 픽셀 8 프로나 스냅드래곤 8 3세대는 온디바이스, 그러니까 기기 내 실행을 상정하고 만들었습니다. 기기 내에서 왠만하면 실행하고, 날씨나 맛집, 정보 같은 건 물어보면 당연히 인터넷 검색을 해서 알려주겠죠. 그런데 기기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은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폰에서 유라 사진 좀 찾아줘. 작년 라스베가스 사진들좀 보여줘. 시리야, 정훈희의 안개 좀 틀어줘-뭐 이런 것들은 가능하겠죠.

자, 이런 챗봇형 생성 AI의 특징은 자연스러운 대답이예요. 챗 GPT에 지금 유튜브 대본 하나만 써줘 이러면 써주거든요. 그리고 정보 검색도 대신해 주죠. 그런데 이건 채팅으로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구글 어시스턴트 with Bard, 그리고 퀄컴 칩셋은 이걸 음성으로 하게 해줄 겁니다. 특히 사만다와 같은 로맨틱한 음성 비서가 나오면 실제로 OS와 사랑을 할 수도 있겠죠.

자, 음성 비서의 대장, 시리는 그럼 뭘 하고 있을까요. 구글 어시스턴트는 왠지 정이 안 가는 이름인데 시리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이잖아요. 애플도 사실 사만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온디바이스 시리가 가능한 제품이 딱 하나 있긴 하죠. 애플 워치 울트라 2가 아주 약간이지만 온디바이스 구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애플도 자체 대형 언어 모델, 그러니까 GPT같이 매개변수를 때려 붓는 챗봇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에이젝스(Ajax)라고 부르고요. 애플GPT라는 이름으로 내부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다른 건 몰라도 아이폰이 편의성, 사용자 경험 이런 건 정말 다른 회사보다 압도적으로 잘 만들거든요. 이게 제대로 발전하면 언젠가 아이폰은 제 애인이 될 겁니다.

자, 삼성도 엑시노스 2400 칩셋에서 온디바이스 구동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고요. 갤럭시 S24부터, 빅스비에 생성형 AI 기술이 탑재될 거라고 예상되고 있죠. 빅스비 좋잖아요. 근데 연애하려면 이름은 좀 바꾸면 좋겠네요.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좀 딱딱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쓸일은 많이 없겠지만 샤오미에서도 생성형 AI를 출시했죠. 국제 연애 같은 느낌.

자, 생성형 AI를 탑재한 제품은 이미 나왔습니다. 구글 픽셀 8 프로에서 어느 정도 온디바이스 구동이 가능하고요. 사진 얼굴을 바꿔준다든지, 전화를 대신 받아준다든지 하는 서비스들이 나왔거든요. 그리고 앞으로는 이 기능들이 더욱 발전하겠죠. 이 기능들이 계속 발전하면 어떻게 될까요? 스마트폰은 앞으로 만지는 기계가 아니라 말 거는 기계가 될 겁니다. 사랑을 해도 되지만 일을 좀 시켜도 되고요. 심심하면 같이 놀고, 뭐 그럴 수 있는 거죠. 저 같은 내향형 인간에게는 최고의 기계를 넘어서 대체 불가의 기계가 될 겁니다.

자, 이렇게 생성형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해도 당분간은 사만다처럼 말을 그렇게 막 잘하고 그러진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챗 GPT 발전 속도를 보면요. 4~5년 안에는 충분히 폰을 말로만 조작하는 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 심심한 여러분 저와 함께 4~5년 기다리면서 이렇게 말해봅시다. 시리야, 헤이 구글, 유튜브에서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틀어줘. 자, 이제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누르세요.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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