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베드, 한국지사 전격 철수…통보 후 하루 만에 폐쇄조치

광대역네트워크(WAN) 가속 솔루션 기업으로 잘 알려진 리버베드 한국지사가 전격 폐쇄됐다. 리버베드 본사의 결정으로, 지난 달(약 3주전) 한국 직원들에게 철수 결정이 통보된 지 하루만에 지사 정리작업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리버베드코리아(지사장 변진석) 직원들의 소속(근무일)은 19일까지이지만 이미 모두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리버베드코리아가 사용하던 사무실도 같은 시점에 정리돼 사라졌다.

15년간 사업해온 한국지사가 하루 아침에 문을 닫았다. 엑스퍼넷 등 지사와 협력해온 국내 파트너들이 있긴 하지만 수많은 국내 고객사 지원이 앞으로 원활하게 이뤄질 지 우려된다. 파트너사들도 지사 없이 본사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불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베드는 지난 2002년 설립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매우 빠르게 성장해온 IT 기업 중 하나다. 나스닥 상장사였으나 지난 2015년 사기업으로 전환됐고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그 이후에도 리버베드는 기술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지난 2016년 소프트웨어정의광대역통신망(SD-WAN) 업체인 오시도(OCEDO)와 사용자 기기 모니터링 기술업체인 애터니티(Aternity)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와이파이(WiFi) 무선 네트워크 업체인 지러스(Xirrus)를 인수했다.

리버베드코리아는 지난 2005년 11월 설립했다. 리버베드가 설립한 최초의 해외 지사였다. 미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첫 판매계약이 성사된 지역이 한국이다. 국내 고객사와 계약이 이뤄지면서 가장 먼저 지사를 설립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금융·제조·공공·유통·통신·교육 등 산업군 전반에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 때 국내 WAN 가속 솔루션 시장에서 최소 7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리버베드코리아 사업은 매우 활발히 이뤄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제품인 WAN 가속 및 최적화 솔루션인 ‘스틸헤드’ 외에 네트워크·애플리케이션·사용자 성능관리 및 인프라 가시성 플랫폼인 ‘스틸센트럴’ ▲SD-WAN 차세대 지점 네트워킹 솔루션 ‘스틸커넥트’ ▲하이퍼컨버지드 엣지 인프라 솔루션 ‘스틸퓨전’을 통해 통합 디지털 성능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힘을 기울여왔다.

리버베드의 이번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에서 이뤄졌다. 일본과 호주 지사만 남겨두고 한국과 인도 등 아태지역 10여개 지역에 있던 지사를 철수했다. 명분은 앞으로 파트너 중심 사업 모델로 운영하기 위한 조정이지만, 리버베드는 대외적으로 관련계획과 입장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에 있던 아태지역 기술지원 조직 역시 축소했으나 고객 지원을 위해 남겨둔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WAN 가속 및 지점(지사) 라우터·보안 솔루션 시장은 최근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SD-WAN으로 전환이 이뤄지는 추세다. 리버베드의 이번 조치로 인해 국내 관련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시스코, 주니퍼 등 SD-WAN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이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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