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하반기 웹툰플랫폼을 재정비한다. 네이버북스, 카카오페이지 등 유료 콘텐츠 플랫폼의 브랜드를 강화해 수익 모델을 키우는 방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9월부터 유료 플랫폼 ‘네이버북스’의 이름을 ‘시리즈’로 바꾸고 콘텐츠를 통한 수익 모델을 강화한다. 카카오페이지 역시 그간 오픈마켓으로 열어놨던 작품 수급 방식을 계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B2C 모델로 전환한다.

◊네이버북스, ‘시리즈’로 바뀌고 ‘기다리면 무료’ 도입

네이버웹툰(대표 김준구)은 자사 유료 웹툰·웹소설 플랫폼 ‘네이버북스’를 ‘시리즈’로 이름을 바꾸고 전면 개편한다. 개편되는 시리즈의 핵심은 유료화 모델이다. 레진코믹스나 카카오페이지 등의 ‘기다리면 무료’와 유사한 ‘너에게만 무료’를 도입했다.

네이버북스의 개편을 알리는 안내문.

시리즈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 ‘너에게만 무료’ 도입이다. 작품별 바로보기 이용권을 증정하는데, 정해진 기간 동안 매일 1회씩 무료 이용권이 증정된다. 독자 입장에선 관심 있던 작품의 한 회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이고, 플랫폼과 작가 입장에선 독자가 다음 편을 기다리지 않고 결제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앞서 레진코믹스, 카카오페이지 등이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에 무료 이용권을 도입,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을 받았다. 다만, 이 방식이 통하려면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확실한 독점 콘텐츠의 확보가 필요하다. 카카오페이지도 독점 연재 방식을 기다리면 무료와 엮는 방식을 택했는데,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 전략을 구상했다. 네이버 측은 향후 너에게만 무료와 독점 웹툰을 연계해 시리즈의 경쟁력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두번째는 메인 화면 개편이다. 앱 구동시 첫 화면에는 시리즈의 독점 웹툰, 만화, 웹소설, 장르소설이 표출될 예정이며 각 사용자의 콘텐츠 열람 이력에 따라 개인별 맞춤 화면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내 코인인 ‘쿠키’의 단가 통일이다. 웹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쿠키의 가격을 모두 100원으로 조정하며, 이 쿠키를 통해 웹툰 이용권을 구매하도록 해 결제 효율성을 높이고 모든 작품의 경쟁력을 동일하게 만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쿠키를 통해 구매한 이용권은 OS 구분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 카카오페이지, 작품수급 방식 오픈마켓에서 B2C로

웹툰, 웹소설 사업 주체를 일원화한 카카오페이지 역시 그간 오픈마켓(C2C) 형태로 꾸려왔던 작품 수급 체계를 오는 9월 B2C로 전환한다.

카카오페이지는 이와 관련해 각 CP사에 “사업 일원화 시점에 주식회사 카카오페이지는 국내 최대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더욱 책임감 있는 서비스 운영 및 퀄리티 확보를 위해 오픈마켓(C2C형) 서비스를 2018년 8월 31일부로 종료하고 B2C형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콘텐츠 플랫폼 브랜드 강화를 목표로 자회사 포도트리의 사명을 카카오페이지로 변경했다. 사명변경과 함께 카카오와 포도트리가 공동운영했던 콘텐츠 사업을 앞으로는 카카오페이지가 전담한다. 사업 이관 작업이 마무리 되는 9월에 맞춰 작품 수급 체계도 바뀌게 됐다.

카카오페이지의 콘텐츠 계약 방식 변화를 알린 공문.

카카오페이지는 그간 자사 플랫폼에 회원 가입을 하고 일정액의 회비를 납부한 콘텐츠 제공업체(CP)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실제 운영 기간 카카오페이지 측과 계약을 안 한 CP나 개인이 작품을 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는 것이 이 회사 측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로 콘텐츠 사업을 일원화시키는 시점에 맞춰 CP사를 관리하는 방식도 변경된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맞춰 (계약 방식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 포털 힘 센 네이버-카카오, 왜 유료 앱에 공들일까

네이버웹툰, 다음웹툰은 엄청난 트래픽을 바탕으로 하는 국내 굴지의 웹툰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는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라는 유료 플랫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매출’이다. 트래픽은 그 어떤 플랫폼도 포털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그 얘길 뒤집으면 포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가능한 곳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강하고,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타깃팅을 통한 수익 모델을 강구하긴 어렵다.

예컨대 네이버와 다음 메인 화면에 뜨는 웹툰 사이트에 성인물을 제공할 수 없다. 아울러 비회원도 클릭해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특정인을 타깃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힘들다. 유료 앱의 경우 회원 가입을 통한 구독 이력이 남는다. 타깃을 정확히 한 마케팅과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무료 작품을 기반으로 한 포털의 경우에는 ‘웹툰’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유료 앱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웹툰과 웹소설은 물론, 올 초부터 동영상 등의 여러 콘텐츠를 앱 안에서 제공한다.

네이버의 경우 아직까지 네이버북스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중심으로 한 텍스트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동영상 등 사업부문을 네이버웹툰에 몰아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네이버북스롤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웹툰의 경우 웹툰에 특화되어 있다면 카카오페이지는 올 1월부터 영화나 VOD 같은 영상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각각 본사에서 독립, 각자의 생존을 직접 책임져야 하는 법인이 되었다는 점도 이같은 유료 앱의 강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네이버웹툰과 다음웹툰의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이는 포털 본체의 강력한 트래픽에 기반한다. 각 포털의 웹툰의 유료 대여, 지적재산권(IP) 판매나 광고를 통한 수익 등을 온전히 독립 법인의 공으로 평가받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포털과는 별도의 앱으로 존재하는 유료 플랫폼의 경우,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은 온전히 독립법인의 능력으로 평가 될 수 있다. 유료 플랫폼은 ‘웹툰’으로 시작한 독립법인이 사업확장과 매출을 실험해볼 수 있는 최대의 공간인 셈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