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사업 치열하네…티맵화물, 사업가치 1조원 목표

2023년은 기업들이 미들마일 시장에 새로운 변혁을 일으키고자 신발끈을 묶는 해였다. CJ대한통운은 미들마일 플랫폼 ‘더운반(The Unban)’을 준비해 올해 그랜드 오픈했다. KT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미들마일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했다. 카카오도 신규 주자로 등장했다.

티맵모빌리티도 미들마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월 화물 운송 중개 솔루션 ‘티맵(TMAP) 화물’을 출시했다.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놓은 야심찬 서비스다. 

이 같이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미들마일 시장에 관심이 큰 이유는 37조원 시장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여전히 종이로 쓴 인수증을 우편으로 주고 받고, 전화와 카톡으로 일일이 소통해 데이터가 파편화된 화물 시장을 기술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화물 시장에 진출한 미들마일 플랫폼 서비스들의 가장 큰 고민은 차주와 화주, 즉 이용자 확보다. 차주가 있어야 화물을 운반할 사람이 생기고, 화주가 있어야 옮길 화물이 생긴다. 계속해 새로운 미들마일 플랫폼이 생겨도, 기존 화물정보망으로 유입이 이뤄지는 이유다. 물량과 차주가 많으니까.

그렇다면 티맵화물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할까. 지난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티맵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성주 티맵모빌리티 화물사업 총괄과 송지원 티맵화물 총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3월 서비스를 출시한 직후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참고해보세요: ‘깜깜이 미들마일’ 바꾼다…화주에 올인한 티맵화물 >

티맵화물은 기존 화물 시장 내 주요 주자들인 화물정보망과 주선사와 협력해 화주를 공략한다. 고객사의 화물을 받아들여, 기존 정보망에 풀면 정보망 내 차주들이 화물을 운송한다. 

지난 2021년 인수한 YLP는 화물 시장에 대한 이해와 110만건에 이르는 화물 시장 내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화물 운송 시장 내 운송주선사의 1%만이 홈페이지를 가진 상황에서, YLP는 사업을 시작한 2016년 이후 모든 데이터를 DB화해왔다. 티맵모빌리티가 YLP를 인수한 까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SKT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역량이 강점이 됐다.

티맵화물은 현재 화주에게 최적의 물류비 제안, 화물 접수,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고자 한다. 날씨, 날짜 등 운송 조건, 과거 배차 이력, 실시간 운송 데이터를 이용해 운임 솔루션을 개발했다. 가격을 띄웠을 때 차주가 바로 화물을 받는 최초 배차 성공률도 94%에 이른다. 

화주사에게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는 저렴한 수수료다. 진 총괄은 “업체에 따라 수수료는 천차만별”이라면서도 “업계에서 평균적으로 보는 5~20%보다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외 다른 수익은 없는 상황에서, 일종의 ‘박리다매’를 해보겠다는 게 티맵화물의 현재 전략이다. 낮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 더 많은 화주사와 함께 해 고객사의 규모를 늘리고자 한다. 

현재 계약 물량을 중심으로 하는 티맵화물의 고객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인수한 YLP의 고객사는 지난 7월 기준 1000여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송 총괄은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매출 또한 J자 곡선을 그리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티맵화물의 매출은 1400억원 수준이다. 

최근 들어 새롭게 내놓은 서비스는 실시간 모니터링 및 관제 기능이다. 송 총괄은 “운송 과정에서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관제를 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10월 들어 대기업 계열 화주사와 POC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물을 접수 받은 차주에게 운송 시작 알림과 함께 티맵 내비게이션 링크를 전달한다. 차주는 티맵 내비게이션을 통해 운송지로 이동한다. 이 때 화주는 실시간 이동 상황을 전달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하차 대기, 경유지 도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대량 배차 프로덕트도 구축했다. 일 400~600건까지 물량을 보내는 대형 사업자들이 한 번에 화물을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 화주사의 주문 관리 시스템(OSM)과 연동도 가능하다. 

해외 DFM(digital freight matching) 플랫폼 ‘콘보이’의 사례를 참고해 협력사도 마련하고자 한다. 송 총괄은 콘보이가 “한 플랫폼에서 모두 내재화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각 기능을 가장 잘하는 스타트업 주자들과 계속해서 공조하고 있다”며 “티맵화물은 운송 관리 시스템(TMS)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사들의 차량 관리 및 배차를 위해 TMS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티맵화물은 3년 내 화물사업의 가치를 1조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진 총괄은 “글로벌 사례를 보면 DFM 플랫폼의 주가매출비율(PSR)은 평균 7배 수준이다”며 “저희는 보수적으로 4~5배 PSR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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