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가짜 뉴스,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나

소셜미디어에서는 거짓으로 만들어진 뉴스들이 판을 칩니다. 누군가 사진을 합성하고 조작한 뉴스라도 친구들의 ‘좋아요’와 ‘공유’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갑니다. ‘좋아요’나 ‘공유’ 버튼 하나 누르기 위해 일일이 팩트 체크(사실 확인)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인터넷에는 거짓 정보가 난무했지만, 소셜미디어 상의 정보는 촘촘한 네트워크 덕분에 훨씬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 나갑니다 .

문제는 이런 거짓 정보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때 벌어집니다. 특히 선거처럼 시민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 거짓 정보가 개입하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에 이런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 이미지를 보시죠. 페이스북에서 무수히 많이 공유된 이미지 입니다.

201611101800067750_d이 이미지에는 1998년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공화당원들은 폭스뉴스에 나오면 뭐든 믿는다. 내가 거짓으로라도 그들 표를 다 먹어치울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나옵니다.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속마음은 다르다는 뉘앙스를 줍니다. 피플지 인터뷰라는 출처도 그럴싸합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누군가 가짜로 만든 뉴스입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한때 페이스북을 달궜습니다. 10월 29일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인데요,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이 가짜 정보를 확인 없이 보도한 언론들도 있었습니다.

2016-11-14 11.13.12미국 대선이 끝나고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를 “페이스북의 실패”라고 규정했습니다. 가짜 뉴스와 극단적인 정치가 트럼프를 뽑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가디언은 특히 가짜 뉴스가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더 타격을 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파 사이트의 38%가 가짜 뉴스인 반면 좌파 사이트에서는 19%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고, 동의하는 정보는 가짜 정보라도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죠.

2016-11-14 12.01.59가디언은 필터가 사라진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존에는 언론이 정보에 대한 게이트기퍼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이런 필터가 사라져서 무문별한 정보가 난립하게 됐고, 사람들은 믿고 싶은 정보만 선별해 접한다는 것이죠.

특히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보를 더 많이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정보를 더욱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페이스북의 가짜 뉴스가 미 대선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런 지적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는 “미친 생각”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지난 주 한 컨펀런스 행사에 참석해 “유권자들은 그들이 살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린다”면서 “허위 뉴스를 본 것만으로 투표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거짓 뉴스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왜 한쪽에만 있었다고 생각하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말로는 성이 안 찼던지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습니다.

2016-11-14 11그는 “가짜 뉴스는 극히 일부분이고, 페이스북 콘텐츠의 99%는 믿을 수 있는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날조가 선거 방향을 한 방향으로 왜곡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가짜에 대한 판단도 조심해야 한다고 저커버그 CEO는 주장했습니다. 페이스북에 가짜 뉴스를 신고하는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을 가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의 역할에 대해 사람들이 목소를 높일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체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영향으로) 200만 명 이상이 투표하게 됐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이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이번 선거에 관한 수십억 게시물을 공유하고 반응하는 도구를 제공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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