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던 미래가 현실로 도래한 메타(페이스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운영하는 공룡 소셜미디어 ‘메타’가 결국 두려워하던 운명의 날을 맞이했습니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이후 3일(미국 현지시각) 메타의 주가가 약 25% 떨어진 것입니다.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기대치가 높지 않은 전망, 엄청난 투자 예고로 인해 예정된 수익률 악화가 ‘운명의 날’을 맞은 이유입니다.

앞서 메타는 올 1분기 매출을 270억~290억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 301억50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칩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102억 9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12억 2000만 달러보다 8% 떨어진 수치입니다.

잘나가던 소셜미디어가 왜 갑자기 어려움에 봉착했을까요? 회사 측은 이같은 실적 배경으로 애플의 iOS 정책변화와 광고주를 움츠리게 만드는 글로벌 공급망 대란 등을 꼽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애플 정책변경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애플이 개인정보정책을 변경하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광고사업에 치명타를 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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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애플은 사용자가 플랫폼의 개인정보추척을 쉽게 차단할 수 있는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메타는 이용자의 활동을 추적해 최적의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의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지난해 1150억 달러의 매출을 발표했는데, 그 중 97%가 광고수익입니다.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메타의 매출 100억 달러 정도 감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스 CEO는 오래 전부터 두려움에 떨어왔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플랫폼 소유자들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한때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던 이유입니다.

관련기사 : 격해지는 페이스북과 애플의 갈등, 그 끝에는 무엇이 있나 (2020년 12월 기사)

최근 메타가 회사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자신이 플랫폼을 지배하지 못한 모바일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모바일 이후 세상으로의 이동을 가속화하고, 그 세상에서 지배적 플랫폼이 되어야 다른 플랫폼에 의존하는 위협요인을 없앨 수 있다고 저커버그 CEO는 판단했습니다.

사실 저커버그 CEO는 10년 전부터 위협요인을 인지하고 나름의 대책을 준비해왔습니다. 2013년 페이스북 폰을 선보이며 애플과 구글의 지배에서 벗어나보려고 했고, 그 다음 해에는 오큘러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커버그 CEO는 “모바일 이후의 차세대 컴퓨팅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모바일 플랫폼의 지배를 벗어나고자 했던 저커버그의 시도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불행히도 메타 주가 폭락 원인 중 하나는 메타의 주요 신규 사업인 메타버스 사업 매출 부진입니다. 메타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기술 개발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의 2021년 매출은 약 22억 7000만 달러로 리얼리티 랩스의 성장을 기대했던 업계의 전망치를 밑돌았습니다.

지난주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에버코어 ISI 마크 마헤니는 리얼리티 랩스의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해 28억 달러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시노버스트러스트 댄 모건 부사장 또한 리얼리티 매출이 27억 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치에 비해 리얼랩스의 지난해 매출은 저조했으며 영업손실은 102억 달러에 육박했습니다.

그러나 부진한 매출과는 달리 저커버그 CEO는 앞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계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 어닝콜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앞으로 몇 년 간 리얼리티 랩스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며 메타는 AR・VR기술의 조합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부터 애플과 MS의 AR・VR 기술 전문인력을 다수 영입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높은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의 주가 폭락 원인에는 페이스북 일일이용자수 감소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19억 3000만명에서 19억 2900만 명으로 감소했는데, 페이스북 이용자가 감소한 것은 최초의 일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는 이번 페이스북 이용자수 하락이 젊은 층의 페이스북 이용률 하락세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해 메타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페이스북의 10대 사용자가 13% 감소했으며 향후 2년 동안 45% 더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메타는 자사의 경쟁자로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SNS인 틱톡, 유튜브를 꼽았습니다.

여기에 메타는 미국을 포함해 각국의 강력한 반독점 규제로 다양한 소송과 조사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메타는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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