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배달의민족의 본질은 로컬? 현장 목소리 들어보니

배달의민족의 본질은 뭘까요? 서비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달’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배달, 잘 생각해보면 지역 중심입니다.지역 내에서 음식점, 퀵커머스 등 유형의 제품을 고객에게 배달하는 선을 넘어서 지역 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와 소비자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한 마디로 로컬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도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실험, 잘될까요?

배달 중심 배민 서비스의 지금

우선 배달의민족의 주요 서비스인 음식점 배달 경우, 소비자 인근 지역에서만 주문 가능하다는 점에서 로컬 플랫폼의 성격을 가집니다. 소비자는 거주지 일정 반경 내에 있는 가게만 볼 수 있죠. 깃발(울트라콜)을 늘려 타 가게에 비해 먼 지역에서도 보이게 할 수 있지만, 서울에 있는 가게가 부산까지 가게를 노출할 수는 없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영역은 커머스입니다. 이 때 배달의민족이 취하는 전략은 즉시 배달, 즉 퀵커머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B마트, 근처 매장으로부터 배달하는 배민스토어 등이 모두 퀵커머스죠.

배달의민족이 음식 배달을 넘어서 커머스로 진출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음식 배달앱 시장에서 배민의 점유율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는 지난 2023년 7월 기준 배달의민족 월간 활성 이용자 수(안드로이드+iOS 기준)가 약 1970만명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같은 시기 요기요는 685만명, 쿠팡이츠는 38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매출로 따지면 배달의민족 점유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부터 쿠팡이츠가 와우멤버십을 내세워 배달의민족 아성을 흔들려 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쿠팡의 2023년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쿠팡 측은 쿠팡이츠 와우 할인 지역에서 점유율이 5%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지만요. 우아한형제들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경영진들은 4월에 와우 할인 프로모션 지역에서 점유율이 6~7% 하락했으나 다음달부터 바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미 이 정도의 점유율이면 시장을 독점한 절대 강자로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요. 특히 월 8800원 정액제인 울트라콜이 주요 수입인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는 입점 업체의 매출이 늘어난다고 마냥 수익이 느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음식 배달은 일정 시간에만 주문이 쏟아진다는 특징이 있죠. 흔히 피크시간과 비피크시간으로 나뉘는데 피크시간대는 점심과 저녁 각각 두어시간에 한정돼있습니다.

B마트는 시장 확장 한계와 단시간으로 한정된 주문 시간을 넘어설 수 있는 사업입니다. 지역별로 물류센터(MFC)를 배치해 직매입한 재고를 보관하고, 주문 즉시 배달하는 B마트는 아침 9시부터 밤 12시까지 사람들이 깨있는 시간 대부분에 영업합니다. 또 생활필수품이나 식재료를 배달해 식사 외 수요를 잡고요. 최근 관악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0시부터 9시까지 배달 시간 예약제를 도입해 새벽시간대 주문 수요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상품군도 다각화됐는데요. 최근 눈에 띄는 건 가전/게임/전기용품 등으로 닌텐도 스위치, 소니(SONY) 블루투스 헤드폰 등 고가의 상품도 30분 만에 배달해줍니다.

하지만 B마트의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빠른 배달을 위해서는 서비스 지역마다 MFC가 일정하게 들어서야 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임대료와 내부에서 상품 피킹과 포장을 담당해야 할 인력도 필요하죠. 고정비가 적지 않다는 소리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이 계속 주문 수요를 확인하며 지점을 철수하고 다시 들이는 이유입니다. 또 재고를 지나치게 늘릴 수도 없죠.

배민스토어는 이 같은 B마트의 단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배달의민족 고객사를 늘리는 방안입니다. 지역에 있는 브랜드 매장이 배민스토어 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주문이 들어오면 가게에서 상품을 준비, 배민 소속 라이더가 배달하는 방식이죠. B마트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일정 지역 내에서 상품을 배달하지만, 센터 크기와 상품 폐기 등 효율의 문제로 모든 상품을 들일 수는 없죠. 종합몰이 상품 구색을 다각화하기 위해 직매입을 넘어서 오픈마켓을 여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직매입 기반 풀필먼트 모델에 판매 중개를 더한 거죠.

지난 2021년 12월 시작한 배민스토어의 카테고리는 계속해 확대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꽃, 편의점 등이 입점했으나 지금은 와인앤모어, 삼성스토어, 전자랜드, 프리스비 등이 입점해 주류와 전자기기 등으로까지 상품이 늘어났고요.

최근에는 신선식품을 주로 하는 홈플러스의 대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입점했습니다. 신선식품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 폐기에 대한 부담이 높은데, 배민스토어에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입점해 B마트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풀이됩니다.

배민스토어 경우 올해부터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소상공인이 입점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존에는 초기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주로 입점했거든요. 현재 배민스토어 입점 브랜드는 70여개, 일반 판매자는 300여곳 정도로 아직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MD을 통해 배민스토어 입점 업체들의 목소리를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요. 도시곳간 방이오륜점 경우, 기존 음식점 배달에 입점해있었다면 배민스토어에 추가 입점해 총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고요. 도시곳간 경우 반찬을 판매하는데 배민스토어 내 반찬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가 있어 배달 내 카테고리 ‘국/탕/찌개’에 있는 음식점들과의 경쟁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또 대부분의 입점 업체에서는 추가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만난 한 배민스토어 입점 업주는 “아주 큰 수준은 아니지만 배달 매출이 소폭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로 구축한 물류망으로 판매중개에 풀필먼트 서비스를 더해 고객사를 모으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관과 뷰티케어셀렉트샵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현재 배민스토어 건강기능식품관에 입점한 제조사는 30여곳, 뷰티케어셀렉트샵은 21여곳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이 있다고 하면 오프라인에서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사실인데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관 경우 오프라인 거점이 없는 브랜드들도 많으며 재고 회전, 물류 효율 관점을 고려했다”며 “뷰티케어셀렉트샵은 로드샵이 없어지고 오프라인도 백화점을 위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배민스토어의) 카테고리 확대를 위해서는 풀필먼트 사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경우 브랜드로 오는 배송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게 최대 장점 중 하나며, 반경 설정에 따라 매장명과 제품이 노출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하네요. 또 광고 지면, 전단지, 검색 포털 배너 등록, 키워드 등록 등 비용이 드는 광고가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도 입점 브랜드로부터 높게 평가 받고 있습니다. 최근 배달의민족이 배민스토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사업팀과의 소통이 빠르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고요.

또 배민스토어도 점점 배달시간이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B마트는 20~30분대의 배달 시간을 보였지만 배민스토어는 가게별로 큰 폭의 차이를 보였거든요. 여전히 가게마다 적지 않은 시간 차를 보이긴 하지만, 평균 30분이라는 게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이네요.

한편 배민스토어에 입점한 주요 브랜드의 매출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편의점 CU경우 지난 2022년 4월 이후 7월까지 3.3배 성장했고요. 수퍼치킨은 3.2배 성장했습니다. 스노우폭스 플래워는 2022년 11월 대비 배민스토어 매출이 2.3배 늘어났고요. 러쉬(LUSH)는 같은 기간 2.2배 성장했다는 전언입니다. 러쉬 경우 온라인 특화 프로모션에 매장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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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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