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시장의 선두 주자입니다. 시기에 따라 점유율은 꾸준히 변했지만 배달의민족은 여전히 국내 배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집 배달부는 ‘철가방’이란 애칭이 있었다. (영화 ‘강철대오 : 구국의 철가방’ 中)

그러나 지금 배달시장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이 돕니다. 이 와중,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자꾸 로봇을 꺼내듭니다. 우아한형제들이 로봇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로봇은 우아한형제들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배달앱의 한계 

지난 몇 년 간 배달앱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배달앱은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배달앱에 대한 불만을 꺼내놓으면서부터죠. 라이더부터 시작해 배달에 매출 상당부분을 기대는 음식점주, 점점 높아지는 배달비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까지, 사건 하나가 터지면 온갖곳에서 얻어터지기 일쑤입니다.

이런 논란이 터진 배경 중 하나에는 프로모션 경쟁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져온 프로모션 경쟁이 배달앱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을 중심으로 치열한 출혈경쟁을 이어왔습니다. 두 배달앱은 배달 프로모션, 수수료 프로모션 등을 통해 라이더와 입점 점주들을 플랫폼에 유치하는 동시에 이용자수를 늘리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모두 수익개선을 목표로 단건배달 서비스의 수수료 정상화를 시도했습니다. 더 이상의 출혈경쟁으로는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서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배달앱들은 수수료 논란에 직면하는등 라이더, 점주, 고객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떠나고 있다는 징후도 하나둘씩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배달앱 이용자수는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사의 6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182만명으로 지난 1월 3623만명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감소했습니다. 

한동안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배달앱을 이용하는 것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물론 이번 여름 폭염, 장마로 배달앱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소폭 증가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가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배달앱 사용률이 줄어들 가능성도 높습니다. 게다가 배달앱들이 올해 안에 포장비에도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타난 지금, 포장 수수료가 현실이 된다면 소비자들의 배달시장 이탈은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아한형제들은 로봇 사업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로봇사업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배달한다는 그런 그림은 어색하지만요. 그렇다면 우아한형제들의 로봇사업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우아한형제들의 로봇사업

우아한형제들의 로봇사업은 하루이틀된 사업이 아닙니다. 산과 강이 바뀌는데 10년이 걸린다는데, 우아한형제들은 벌써 그 절반을 로봇사업에 매진했습니다.

다만 이 때 중요한 점은 우아한형제들이 단 한 번도 로봇을 직접 만든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아한형제들측은 이미 로봇제작역량이 우수한 기업이 많기에 우리나라, 미국, 중국 등 다양한 제조사와 협업해 배달로봇을 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봇시장에서 우아한형제들의 역할은 로봇 솔루션을 통해 배달시장에서 쌓아온 역량을 시장에 보급하는 것입니다. 2020년부터 협업한 LG전자가 대표적인 협력사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 처음 서빙로봇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고려대 기계공학부 정우진 교수 연구팀과 함께한 서빙로봇 개발 산학 협력이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사업의 시작입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이 시작된 때는 2019년부터입니다. 이 때부터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브랜드 ‘딜리’ 가 세상에 등장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11월부터 실내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민간 식당에 공급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딜리플레이트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는 방식으로 서빙로봇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로봇을 구매하는 것은 영세사업자에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렌탈 사업이라는 형태로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022년 6월 기준 전국 750여 개 이상 매장에서 딜리플레이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우아한형제들은 서빙로봇 렌탈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월 신규 서빙로봇 ‘딜리S’를 선보였습니다. 우아한형제들측은 딜리S가 레이저 레이더, 카메라 등을 활용해 장애물 회피 능력이 우수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10.1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로봇이 가는 방향을 알리고 무려 접객 기능까지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서빙로봇 렌탈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SK쉴더스와 ‘서빙로봇 사업 전략적 제휴 협약’을 맺었습니다. SK쉴더스는 전국 단위 영업 및 마케팅 인프라를 갖췄으며 정부기관,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한 고객이 있어 서빙로봇의 수요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더해 우아한형제들은 6월부터는 월 34만원짜리 렌탈 상품, 할부 구매 등 다양한 렌탈 상품, 로봇 유지 및 보수 서비스인 딜리케어까지 출시하는 등 서빙로봇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출처: 배민다움 홈페이지


우아한형제들의 로봇사업은 서빙 로봇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실내외 배달 로봇 상용화에도 빠르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실내외 배달을 위해 선보인 로봇은 딜리타워와 딜리드라이브입니다.

우선 딜리타워는 자동문이나 엘리베이터와의 연동을 통해 건물 내에서 음식이나 물품을 배달할 수 있는 로봇입니다. 라이더에게 있어서는 건물 내 배달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딜리타워 뿐 아니라 에이딜리 시범 운영도 시작했습니다. 에어딜리(LG 클로이 서브봇 서랍형)는 LG전자가 개발한 로봇입니다. 우아한형제들측은 18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에서 실내 로봇배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객이 각 게이트 앞 좌석 QR코드를 통해 주문하면 에어딜리가 음식을 배달하는 방식입니다.

딜리드라이브는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실외 자율주행 로봇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미 2019년 실내 서빙 로봇의 상용화와 함께 실외 주행로봇 ‘딜리드라이브’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4월 송파 레이크팰리스 아파트 단지에 이어 2019년 11월 건국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현재 광교 아이파크에서 사용 중으로 아파트 주민이 각 세대별로 부여된 QR코드를 통해 수백미터 내에 있는 카페, 음식점 상품을 주문하면 음식이 배달됩니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은 실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6월 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우아한형제들 컨소시엄의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이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증 장소는 코엑스와 테헤란로로 유동인구가 많고 상시근무하는 인력만 3만 3000여명에 이르러 데이터를 확보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8월에는 무역센터 내 식음료 매장을 대상으로 서빙로봇 ‘딜리S’를, 10월에는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내 근무자를 대상으로 LG전자의 실내배달로봇 ‘클로이 서브봇’을 통해 실내 D2D(Door to Door) 로봇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테헤란로 내에서 실내외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를 활용해 실내외 D2D 배달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로봇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

“로봇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사람의 노동력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로봇이 등장한 이후 사람들이 크게 염려한 부분이죠.

현재 세계 자율주행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의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자율주행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연평균 34.3% 수준의 성장세로 2030년까지 221억 5000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이 성장세를 노리고 로봇 제조업체부터 각종 플랫폼 기업까지 자율주행 로봇 시장에 뛰어드는 실정입니다.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건 분명한거죠.

다만 이들은 모두 인건비 절약을 1순위로 내세웁니다. 불안정한 인력 공급 문제를 타개하고 인건비 및 동선을 효율화하고자 한다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그렇다면 우아한형제들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미래를 그리기 위해 로봇사업에 뛰어든 것 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는 이야기도, 틀린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미 앞서 한 얘기들에서 힌트를 얻으신 독자님들도 있으실 텐데요.

2020년 7월 퓨처포럼에서 우아한형제들 김요섭 로봇사업실 이사는 로봇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라스트마일에서 발생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만 들으면 우아한형제들은 인간의 영역을 로봇에게 넘겨주려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아한형제들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결국 로봇은 사람을 보완하기 위한 역할일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배달이라는 전체의 과정 중 일부는 사람이, 일부는 로봇이 할 수 있을 거라는 뜻인데요.

관계자는 로봇사업에 대해 푸드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음식을 넘어서 배달까지 기술을 결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기에 서빙, 배달의 영역에 있어 로봇이 사람과 협업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보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사업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서빙, 실내외 단거리 배송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안전을 고려한 로봇 배달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딜리드라이브 속도는 시속 5km 내외로 사람의 일반적인 보행 속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빠른 수준입니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스타트업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뉴비의 최고속도도 7.2km로 일반적인 보행속도보다 조금 빠른 속도입니다.

앞으로의 규제 완화 방향을 고려해보았을 때에도 배달 로봇의 속도는 일반적인 보행 속도를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현재 자율주행 로봇은 자동차관리법, 도로교통법, 공원녹지법, 보행안전법 등 다양한 규제에 얽매여 있습니다. 배달로봇이 도보를 통한 배달을 꿈꾸는 만큼 규제 완화의 핵심은 보도·횡단보도 통행 허용입니다.

그러나 현재 자율주행 로봇은 차로 분류돼 보도 횡단보도 통행이나 공원출입이 불가능합니다. 현재 규제 특례 실증 과정에서는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등 부가 조건이 붙어있습니다. 행정당국은 자율주행 로봇이 보도와 횡단보도를 통행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오는 2023년까지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같은 개정 방향을 보았을 때, 앞으로도 국내 배달로봇은 단거리를 위주로 운영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1km 이내 단거리 배송은 배달기사들이 기피하는 일명 똥콜인 경우가 많습니다. 배달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 등을 생각해보았을 때, 단가가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단거리 배송은 주로 도자킥(도보 자전거 킥보드) 배달인력들이 맡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도보배송’, SPC그룹의 ‘해피크루’도 배달을 주 수입으로 하지 않는 일반인들을 목표로 1km 내외 배송을 수행할 수 있는 도보배송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사업 모델은 안정적인 인력 공급이 어렵습니다. 만일 로봇이 단거리 배달을 대신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단거리 배송 노동력을 확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아한형제들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입니다. 결국 서비스 노동자 일부는 서빙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고 단거리 배송 또한 로봇이 일부 건수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용 로봇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이 모든 서비스를 로봇이 대체할 수 없을 것이며 단거리 배송 중 건물 내 배송에서 낭비되는 시간은 로봇을 통해 절약할 수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일 로봇과 함께 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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