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BN] 이재무 에제드 대표 “차별화 메시지는 왜 중요한가”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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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에제드 대표 인터뷰]

## 차별화_메시지를_만드는_효율적_방법

떡볶이 얘기를 해보자. 모든 떡볶이 집이 “우리집 떡볶이는 맛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집 떡볶이가 맛있다”는 메시지는 소비자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신선한 재료, 깨끗한 조리환경도 중요하지만 당연한 이야기다. 특별한 차별점이 되지 못하는 건 매한가지다.

여기 A 브랜드 떡볶이가 있다. 이 떡볶이는 자동화 공장에서 만들어낸다. 수제 떡볶이가 아니라서 별로라고? 자동화 공장에서 만들어낸 떡볶이는 오히려 균질한 맛을 낼 수 있다. 생산에서 발송까지, 세 시간 안에 해결 가능해 신선하다. 떡 제조 공장에서 화학 코팅처리를 하지 않은 떡을 바로 발송하므로, 최단 시간에 소비자 집으로 배송이 가능하다. 대신, 유통기한은 짧다.

신선한 재료, 빠른 배송은 이 회사 떡볶이의 본질적 강점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배송왔는데 유통기한이 너무 짧다”고 불평한다. 단점이라 여겨지는 것을 장점으로 치환해서 사람들의 머리속에 심어줄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된 메시지는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죄송합니다. 가장 맛있게 만들다보니, 유통기한이 14일 밖에 안 됩니다.”

A 브랜드가 던진 돌직구다. 맛있는 떡볶이는 신선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유통기한은 당연히 짧은 거다, 그게 건강하게 맛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뒤집어 말해서, 유통기한이 긴 떡볶이는 안 신선하고 맛없는 떡볶이라는 이미지까지 만들어낸다. 브랜드 액셀러레이터를 자처하는 에제드의 이재무 대표는 “우리만 가지고 있는 게 뭔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자 차별화 메시지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떡볶이 예 말고, 수건의 예가 하나 더 있다. 통상 프리미엄 타월 브랜드가 소구하는 바는 충분히 보드랍고 두터운지, 원사가 무엇인지 등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호텔 수건이 부드럽고 두텁고 좋은 원사를 쓰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타월을 만드는 B사는 자신들의 강점이 ‘염색’에 있다는 걸 몰랐다. 통상 수건 염색 방식은 실을 먼저 염색해 원단을 먼저 만든 후 이를 가공해 수건을 만드는 ‘선염’과, 원단을 먼저 수건으로 만든 후 나중에 물들이는 ‘후염’ 방식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대다수 수건은 후염으로 염색했다. 선염 수건은 실 염색 후 가공 단계가 나중에 더 있으므로 소비자가 쓸 때 물빠짐이 적고 부드럽다. 그러나 초기 생산 투입 비용이 커서 공장들이 이 방법을 채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선염이 가능한 곳은 처음부터 대량 수건 생산이 가능해서 초기 투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곳이다. 선염을 당연한 방식이라 생각하므로,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당신 수건 물빠짐이 후염 때문이었다. 선염 수건은 물빠짐이 없다”는 메시지는 시장에서 빠르게 먹혀 들었다.

이재무 대표는 “본질적 강점인 선염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난 후 이 회사의 매출이 급상승했다”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고, 제조사 입장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고객 입장에서 특별한 것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떡볶이의 빠른 배송이나 수건의 선염. 브랜드와 상품이 가진 이런 강점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나. 이재무 대표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차별화 메시지를 두라”고 말한다. 기업이 스스로를 기준으로 고민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답이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회사가 내보내는 모든 채널과 스토리에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기존 시장의 프레임 안에서 똑같은 장점으로 싸우지 말고 자신이 가진 강점의 키워드로 분위기를 바꿔 버리라는 것. 전통 미디어에서는 브랜드가 대중을 설득하는 형태의 광고를 가져갔다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 고객은 취향이 다양한 데다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다. 특정 타깃만 설득시킬 수 있다면 충성 고객 역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이재무 대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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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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