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ommerce] IPO 앞둔 11번가, 2.0을 말하다…아마존은 틱톡이 부럽다

11번가의 내년 목표는 기업공개(IPO)입니다. 2018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으며 투자자들에게 5년 이내 상장을 약속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습니다. 요즘 자본시장 상황에서 제대로 가치평가를 받으면서 IPO를 하기 어렵죠. 확실한 차별화 전략과 성장을 보여주어야 기존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3월 하형일 신임 CEO를 선임했으며, 지난 8월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 등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습니다.

지난 2018년 유상증자 당시 11번가는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IPO를 한다면 이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겠죠. 가능할까요? 지난 3분기 11번가의 실적은 매출 1899억원에 영업손실 364억원입니다.

하형일 11번가 CEO (사진=11번가)

중요한 시기에 11번가를 이끌고 있는 하형일 대표는 지난 7일 첫 개발자 컨퍼런스 ‘TECH TALK 2022’에서 11번가를 2.0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첫 개발자 컨퍼런스 ‘TECH TALK 2022’에서 말하는 하형일 11번가 대표 (사진=11번가 유튜브)

11번가가 말하는 2.0은 어떤 것일까요? 하 대표는 2.0의 비전으로 ▲아마존 해외직구 선도 이미지 구축 ▲직매입 사업 확장 ▲비즈니스모델(BM) 펀더멘털 강화 ▲미래 성장 사업 발굴과 성장 기반 확보를 내세웠습니다.

우선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 글로벌로 상품군 확장 ▲한국인에게 인기있는 자체 브랜드(PB) 등을 들여오겠다고 합니다 . 현재 11번가는 아마존 U.S에서만 상품을 들여오고 있는데, 이를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죠. 여기에 더해 아마존 PB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인 겁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주자들은 해외 직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중국, 홍콩에서 상품을 들여오는 쿠팡 로켓직구가 있고요. G마켓은 해외직구 전문 패밀리사아트 G9를 흡수하기로 결정했죠. 알리익스프레스도 한국에 고객센터를 들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시점입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출시 직후부터 상품 구색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하겠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계획은 직매입, 즉 슈팅배송 강화입니다. 슈팅배송은 지난해 6월 시작한 11번가의 익일배송 서비스입니다. 밤 24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하는 서비스죠. 상품을 물류센터에 직매입해 속도를 보장했는데요. 현재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물류센터 5곳, 11번가의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인 매일의 물류센터 2곳, 11번가가 직접 관리하지 않지만 회사의 신선식품을 관리하는 용인 CJ저온센터입니다.

슈팅배송은 11번가가 밝힌 주요 성장 요인입니다. 회사는 지난 3분기’ 슈팅배송’의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3.9배 증가했으며 월 평균 이용 고객 수는 46%, 인당 구매금액은 166%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슈팅배송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가 생각하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간단하게 말해 선택과 집중입니다. 모든 상품을 직매입하는 대신, 계획적으로 품목을 조정하겠다는 의미죠. 반대로 말하면 다 팔기에는 여력이 모자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회사는 아마존 상품과 국내 상품에 대한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고 애플, 삼성 등 유명 디지털 디바이스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구매 경험을 차별화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회사는 지난 6월 ‘Apple 브랜드관’을 출시해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일 첫 개발자 컨퍼런스 ‘TECH TALK 2022’에서 말하는 하형일 11번가 대표 (사진=11번가 유튜브)

세번째는 멤버십과 개인화 추천 강화입니다. 11번가의 대표 멤버십은 앞서 말한 우주패스인데요. 쿠팡은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 네이버는 도착일 보장으로 배송 경험을 강화하고 있는 지금, 11번가도 배송 혜택에 주력한 멤버십으로 충성고객을 확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개인화 추천 강화도 이커머스 업계의 주요 경쟁력입니다. 김지승 CTO는 100여개 넘는 영역에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컨텍스트에 맞게 다양한 최신 알고리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은 미래 성장 사업입니다. 회사의 선순환은 SK그룹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데요. 11번가는 SK페이-멤버십-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선순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중 마이데이터 사업은 회사가 지난 10월 출시한 ‘머니한잔’입니다.

11번가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중 눈에 띄는 건 고객 지출 이력을 기반으로 ‘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고객이 자주 소비하는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건데요. 이 또한 선순환의 일종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11번가는 지금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경기 침체,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는 11번가 매각설이 튀어나오는 원인 중 하나죠. 2018년 인정 받은 기업가치 2조70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만은 아니어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에 대해 “남들이 다하는 서비스로는 힘들다”고 평했는데요. 분명하게 차별점을 강조해야 할 시기입니다.

 

아마존은 틱톡이 부럽다

무슨 이야기냐고요? 아마존이 틱톡과 유사한 방식의 동영상 상품 판매 시스템 ‘인스파이어’를 선보였습니다.

인스파이어는 소비자가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만든 콘텐츠에서 상품을 보고 쇼핑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테크크런치는 아마존이 12월 초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인스파이어를 출시하며 내년부터 미국 고객에게 광범위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테크크런치는 인스파이어가 틱톡과 인스타그램이 결합한 방식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인스타그램처럼 화면 아무 곳이나 두 번 탭하면 ‘좋아요’ 표시를 할 수 있다는 점, 틱톡처럼 위아래로 스와이프하면 다음 콘텐츠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커머스 기능을, 커머스업체는 소셜 미디어 기능을 도입하는 요즘입니다. 특히 글로벌 추세는 숏폼 동영상에 커머스 기능을 더하는 모습인데요. 대표적인 예시로는 이전 위클리 커머스에서 소개한 동남아지역에서 시작해 미국에 진출한 틱톡숍(TicTok shop)이 있고요. 최근 북미에서 시범 운영 중인 유튜브 쇼츠 쇼핑이 있습니다.

 

쿠팡이츠, 처음으로 묶음배송 도입

(사진=쿠팡)

단건배달로 배달시장을 뒤흔들었던 쿠팡이츠, 지난 6일 성남시 분당구 지역에서 처음으로 묶음배송을 시도했습니다. ‘최적화배달’이라 이름 붙여진 해당 배송 서비스는 악천후 시 가까운 매장의 배달 두 건을 한 번에 픽업해 배달하는 방식으로 일부 파트너에게 랜덤으로 나타납니다. 회사는 라이더앱을 통해 고객 경험, 효율적인 배달을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따르면 12일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 수지구에서 일부 기사들에게 최적화배달이 안내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최적화배달’ 도입은 쿠팡이츠의 단건배달 전략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019년 단건배달을 들고 나온 쿠팡이츠는 강남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습니다. 실제로 상장 전 강남에서 점유율 50%를 넘은 시점도 있었는데요.

올 들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쿠팡이츠가 비용을 줄이기 시작한 겁니다. 상장 후 흑자 전환을 도모하는 쿠팡이 쿠팡이츠에 대한 투자를 줄였고요. 기본 배달비를 2500원대로 낮춰 라이더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쿠팡이츠 파트너는 타 서비스에 비해 도보, 차량을 이용하는 일반인 배달기사가 많은데요. 이들이 악천후에는 배달을 하지 않자 일부 식당 주인들은 날이 궂으면 쿠팡이츠를 이용하기 버겁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디민 쿠팡이츠의 이번 최적화 배달 도입으로 라이더가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묶음배달으로 라이더의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확한 알고리즘을 알기 어려워 건당 배달료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배달업계의 몰락…게티르, 고릴라스 인수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 불타올랐던 퀵커머스 업계, 이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업체들만 살아남는 시대가 왔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 등 다수 외신은 터키 퀵커머스 업체 ‘게티크(Getir)’가 독일계 퀵커머스 기업 ‘고릴라스(Gorillas)’를 12억달러에 인수한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고릴라스는 올해 들어 자금난을 겪고 있었는데요. 회사는 올 초 직원 수백명을 해고, 이탈리아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합작법인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 수준입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두 기업 모두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졌습니다. 게티르는 지난 3월 기업가치 118억달러를 인정 받았으나 이번 인수로 기업가치가 88억달러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고요. 이번 인수에서 기업가치 12억달러를 인정 받은 고릴라스는 지난해 9월 당시 몸값이 30억달러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업가치 하락은 두 기업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로이터통신은 2021년 중순 이후 유럽 내 소규모 퀵커머스 기업 12곳이 문을 닫거나 인수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외신은 여러 차례 퀵커머스 사업에 대해 비판해왔습니다. 도심형 물류거점(MFC)에 마진율이 낮은 신선식품을 매입, 판매하는 퀵커머스 사업 특성상,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익성 문제로 퀵커머스 시장에서 철수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고 ‘텐고’, 요기요 ‘요마트’인데요. 요기요는 올 들어 GS리테일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물류거점 삼아 서비스를 재개했습니다. 배달의민족 B마트’ 또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퀵커머스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고요.

이제 글로벌 퀵커머스업계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게티르, 미국 퀵커머스 스타트업 고퍼프(Gopuff), 독일 스타트업 플링크(Flink)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도 밝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내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는 지금, 소비자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소비를 늘릴지 우려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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