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ommerce] 컬리 상장 철회…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빨간불? 아마존도 미래를 대비한다

컬리가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지난주 커머스BN에서 소소소식으로도 전해드렸죠.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컬리의 상장 철회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프리IPO 당시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받은 컬리가 시장의 대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단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미 투자 시장이 어두웠던 상황에서, 마냥 컬리에게 책임을 넘기기는 조금 어렵죠. 컬리 또한 글로벌 경제 시장 악화로 투자 심리를 고려해 철수한 상황이니까요.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컬리가 상장하기에는 우려스러운 환경이기는 했다”며 공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의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우선 일부 플랫폼들은 다소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확연한 성장성, 혹은 수익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로 이러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컬리의 상장 실패가 새벽배송 시장의 실패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컬리가 상장을 포기할 때는 무언가 믿는 구석은 있을 겁니다. 당장 한 푼이 급하다면 기업가치를 많이 낮추더라도 상장을 해야 생존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컬리가 믿고 있는 건 뭔지 궁금해집니다.

컬리는 ‘돈은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럼 왜 그렇게 상장을 하려고 했느냐는 의문이 들지만, 컬리는 현금자산은 넉넉하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컬리의 2021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2022년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현금은 1483억원 수준인데요, 이후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입한 2500억원을 더하면 대략 4000억원 정도의 현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 금액이 전부 남아있을 거라고 보기는 어렵겠죠? 컬리가 지난 해 흑자를 거두거나 BEP를 맞춘 게 아니라면요.

앞서 소소소식에서는 컬리의 적자, 높은 변동비, 뷰티컬리의 성공 여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여기에 두 가지를 더 고려해볼 만 합니다.

첫째는 컬리 넥스트마일의 성공 여부입니다. 컬리 넥스트마일은 컬리의 배송 자회사로 모회사의 새벽배송, 그리고 고객사의 새벽배송을 맡습니다. 지난해 초 회사는 고객사를 3배 늘리겠다고 밝혔는데요. 원래 목표치는 120곳이었는데, 현재까지 넥스트마일의 누적 고객사는 62곳 수준입니다. 목표를 절반밖에 이루지 못했네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수가 줄었습니다. 컬리는 “외부 경제 상황이 어려워 전체적으로 고객사 수요가 적었고, 새벽배송을 접는 업체들이 있었던 것이 주요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온, 헬로네이처, GS프레시온, 프레시지 등이 새벽배송을 중단했는데요. 새벽배송을 운영한다고 하는 기업 대부분이 외부 업체의 역량을 활용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다만 새벽배송 운영기업이 계속해 줄어들었음에도 컬리가 고객사를 확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넥스트마일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컬리의 물류 효율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넥스트마일은 컬리와 고객사의 새벽배송을 맡습니다. 회사의 배송 인력은 컬리의 물건과 고객사의 물건을 함께 배송하는데요. 한 지역을 담당하는 차량에 물건이 절반이 차있거나 꽉 차있거나 드는 비용은 비슷하겠죠? 지역 내 물량이 늘어날수록 컬리의 물류 효율이 높아져 비용 대비 이익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체브랜드(PB)사업의 성공 여부입니다. 컬리는 식품을 위주로 하는 PB브랜드 KF365와 비식품을 위주로 하는 KS365, 컬리스(Kurly’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PB브랜드의 두부, 바나나, 콩나물 등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PB브랜드는 중간 마진이 적어 더 큰 가격경쟁력을 확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요. 만일 올해 컬리의 PB상품 판매량이 더욱 증가했다면, 적자 개선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 포시마크 인수가 불러올 변화

네이버가 북미 최대 개인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를 완료했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 받았는데요. 지난해 10월 인수 사실을 발표할 당시, 포시마크의 몸값은 12억달러, 우리돈 2조3000억원이었습니다.

인수 당시 시장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포시마크의 영업손실 때문입니다. 회사의 2021년 영업손실은 4400만달러입니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향후 2~3년 동안 턴어라운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포시마크의 턴어라운드는 어디서 기대할 수 있을까요? C2C플랫폼인 포시마크의 수익은 대개 수수료에서 나옵니다. 5달러 미만 상품을 거래할 경우 2.95달러의 판매 수수료, 15달러 이상의 거래에서는 판매가의 20%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사진=스레드업, 2022 Resale Report)

네이버가 포시마크를 선택한 이유는 글로벌 진출 전략 일환으로 C2C 시장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개인간 거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중고거래 시장과 동일시되는데요. 미국 중고 패션 플랫폼 스레드업은 2021년 기준 글로벌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350억달러 수준이며 2026년에는 82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확보하지 못한 C2C 플랫폼, 커뮤니티, 글로벌 유저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데에서 매력적인 인수 상대였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 대표는 9일(현지시각) 샌드란시스코 포시마크 오피스에서 인수 시너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포시마크는 커머스와 커뮤니티가 결합된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C2C 커머스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고, 주 사용층이 MZ세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데 유연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해졌습니다.

현재 네이버가 가진 C2C 시장 내 포트폴리오는 화려합니다. 회사는 이번 인수로 한국, 일본, 유럽, 북미에 이르는 글로벌 C2C 주자로 등극했다고 자평했는데요.

네이버의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렇습니다. 국내에서는 리셀 플랫폼 크림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기업가치 1조원을 노리며 2000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한정판 거래 플랫폼 중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22년 기준 월 활성 이용자수(MAU) 40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시아 각지에서 활동하는 C2C 플랫폼 지분을 인수해 아시아권 내 C2C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본 경우, 네이버는 2020년 말부터 빈티지 패션 전문 플랫폼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 전지역 빈티지 가게 500여곳이 입점해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베스티에르)에 투자했습니다. 베스티에르는 80개 국가에서 2300만명 소비자를 상대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포시마크까지 더하니, 네이버 입장에서는 글로벌 C2C 주자로 등극했다고 자찬하는 셈이지요.

그렇다면 네이버와 C2C시장, 핏은 잘 맞을까요? 최수연 네이버 CEO는 5일 인수 절차 완료와 관련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들의 롱테일 거래를 지원하던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방식이 수많은 사용자간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는 C2C 서비스 방식과 유사하다고 판단, C2C 시장 태동기부터 주목해왔다”

“이에, 시장 초기단계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했고,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네이버가 기존 플랫폼 내 사업자들의 거래를 지원하던 방식이 C2C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인데요. 한 C2C 플랫폼 관계자는 이렇게 평했습니다. “거래의 주체가 점차 미시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SME을 지원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영리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 포시마크 구성원들과의 통합에 집중하고 자사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방안인데요. 스마트렌즈, 라이브커머스 등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도 위기입니다

아마존도 위기입니다. 지난주 로이터통신을 포함한 다수 외신은 아마존에 관한 두 가지 소식을 전했는데요. 80억달러 대출과 1만8000명 해고 소식입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1만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예고했던 인원을 넘어 1만8000명을 해고할 계획입니다.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회사 성장 또한 둔화될 것이 예상된 상황에서 결정된 사안이라는 전언입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이번 해고에 인사부, 아마존 스토어 등 여러 팀이 포함돼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미국 CRN 보도에 따르면 AWS 직원은 이번 해고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회사는 1월 18일부터 직원들에게 해고 소식을 전할 계획입니다.

자금 확보도 인력 해고와 같은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토론토 도미니언은행, DBS은행 등으로부터 80억달러(10조2000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받을 계획입니다. 아마존이 가진 현금 자산은 적지 않습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기준 350억달러의 현금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차입금이 590억달러 규모이긴 합니다.

회사는 성명에서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 자본지출, 부채 상환, 기업 인수,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본 수요를 위해 다양한 자금 조달 옵션을 지난 몇 달 동안 활용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대출은 364일 만기로 1회 연장 옵션이 더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마존이 물류센터 확장을 전면 취소한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확장”을 멈췄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정확한데요. 아마존은 팬데믹 기간 동안 물류 인프라를 2배 가량 확장했다고 인정한 바 있는데요. 아마존 창고 수는 2017년 174개에서 2021년 말 907개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해 풀필먼트센터와 배송을 위해 6300만 평방 피트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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