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로 공짜로 음식을 시켜먹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음식의 가격에 따라서 공짜밥은 기본에, 추가로 돈을 벌수도 있는 방법까지 나온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가 전해준 그 방법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조건 하나가 있다. 쿠팡이츠 주문이 가능한 지역에 회사 사무실 혹은 자택이 있어야 된다. 현재 쿠팡이츠는 서울 13개구(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관악구, 동작구, 강동구, 마포구, 광진구, 용산구, 성동구,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와 경기도 용인시, 분당시 등지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야외에서 밥을 먹어도 괜찮다면 위 조건은 필요 없어지지만, 어찌됐든 쿠팡이츠 배달 가능지역으로 이동은 해야 한다.

본격적인 방법이다. 먼저 쿠팡이츠 앱을 살펴보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른다. 음식을 골랐으면 해당 음식점에 도보로 방문한다. 도보로 이동하면서 쿠팡이츠 쿠리어(Courier) 앱을 설치하고 배달기사 등록절차를 마친다. 바로 앱을 배달주문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상태로 전환한다.

쿠팡이츠는 별도 교육과정 없이 앱만 설치하고 온라인 상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바로 배달기사로 활동 가능하다. 스크린샷에 있는 5000원은 기자가 쿠팡이츠 앱에서 벌어들인 수익. 가방도 받지 않았는데, 음식배달 주문 픽업이 가능해서 당황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음식점 앞에 도착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자. 내가 주문한 음식 주문을 내가 잡는 것이다. 쿠리어 앱에 곧 내 주문이 뜨면 음식이 조리될 때까지 기다리고, 그것을 픽업해서 사무실이나 집으로 가지고 가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

참고로 현재 쿠팡이츠는 첫 주문 고객에게 5000원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 말인즉 이벤트 상황에서 이 방법을 쓴다면 높은 확률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음식 가격이 6000~7000원 이하라면 공짜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통상 쿠팡이츠는 음식배달 한 건에 6000~7000원(자전거/도보 배달의 경우 5000원)의 배달비를 주기 때문이다. 음식점과 목적지 사이의 거리가 2km를 초과한다면 100m당 100원의 할증이 추가되는데, 음식 가격과 배달 거리에 따라서 몇천원이나마 돈을 벌 수도 있는 방법이다.

쿠팡이츠의 배달 수수료는 현재 6000~7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강남 지역에서 조금 더 준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조금 더 많은 수수료를 주는데, 이것은 대부분의 배달대행업체들이 동일하게 사용하는 정책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

쿠팡이츠로 공짜밥 먹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쿠팡이츠가 ‘일반인 배달기사’를 유입시켜서 배달을 하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배달을 하는 주체와 배달을 받는 주체를 통일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로 이런 방법이 쿠팡이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유가 있는데, 쿠팡이츠가 내거는 마케팅 정책 때문이다. 현재 쿠팡이츠는 ‘최소 주문금액 0원’, ‘배달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경쟁 배달앱의 음식점들이 최소 주문금액으로 1만~1만5000원의 가격을 설정하고, 수천원의 배달료를 받는 것과는 다르다.

쿠팡이츠가 고객에게 내거는 포인트들. 쿠팡은 ‘음식배달’에서도 고객밖에 모르는 바보다. 화끈하게 돈을 쓴다. 참고로 ‘로켓배달’에는 과거 30분 이내 배달 조건이 붙어있었는데, 현재는 사라졌다.

그러니까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내는 비용부담이 음식값 외에는 전혀 없다. 공짜 물류다. 그렇다고 배달기사에게 돈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통상 배달대행업체가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3000~4000원의 배달비보다 2배 가까이 많이 준다. 이 두 가지 구조를 통해 쿠팡이츠로 공짜 음식을 먹거나, 추가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진다.

더 돈을 많이 버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현재 쿠팡이츠는 배달기사의 ‘묶음배달’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배달기사는 한 번에 하나의 음식만 픽업해서 갈 수 있다. 2년 전 우버이츠가 한국에 진입했을 때 세웠던 정책과 동일하고, 일반적인 배달대행업체가 묶음배달을 허용하는 것과는 다른 정책이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쿠팡이츠는 시범 서비스 단계로 다양한 운영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 말인즉 추후 묶음배달을 허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회사 사람들이 4명 정도 팀을 꾸려서 쿠팡이츠를 통해 한 음식점에 각자 음식을 주문하고, 한 명이 픽업해서 중복 배달비를 받아서 수만원 상당의 돈을 한 번에 버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쿠팡이츠도 물류에 ‘돈’을 쓴다

굳이 쿠팡이츠로 공짜밥 먹는 법을 길게 쓴 이유는 쿠팡이 후발주자로 새롭게 진입한 ‘음식배달’ 시장에서 확장하는 전략 역시 ‘돈’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물류에 돈을 투자하면서 시장을 확장한 것처럼, 쿠팡이츠 또한 물류에 돈을 쓴다.

물론 쿠팡이츠가 완전히 공짜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받는 구멍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다. 확인 결과 쿠팡이츠가 받는 수수료는 음식점마다 10~20%대로 다르다. 한 배달대행업체의 복수 영업 담당자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쿠팡이츠 수수료는 현재 22~25%까지 음식점마다 다른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배달대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이츠 수수료는 20%를 기준가로 움직이고, 프로모션 가격으로 2개월 10%의 한정 수수료를 제공하는 음식점도 있다고 알려졌다. 쿠팡이 수수료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은 것은 명확해 보인다.

예를 들어서 쿠팡이츠에 수수료를 20% 내는 음식점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소비자가 그 음식점에서 7000원의 음식을 주문했다고 하자. 이렇게 되면 이 중 1400원은 쿠팡의 몫이고, 5600원은 음식점이 가져간다. 앞서 설명했듯 쿠팡이츠가 배달기사에게 주는 건당 배달비는 6000~7000원이고, 이것을 쿠팡의 수수료 매출에서 빼면 쿠팡의 음식배달 건당 손실이 4600~5600원 사이로 나온다.

배달 플랫폼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이러한 행보가 고깝게 보이지만 않는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을 두고 “맘먹고 돈 쓰겠다는 업체를 이기기는 어렵다”라고 말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소비자들에게는 환영할 일이다. 쿠팡이츠가 내거는 ‘최소 주문금액 0원’이든, ‘배달비 무료’든, ‘로켓배달’이든 기존 배달 서비스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혹은 비용 때문에 제공하지 않았던 운영 방식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 물류는 없다. 어디선가 돈이 새는 구멍이 있다는 이야기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인 서비스이기에 모든 운영 방식이 어느 하나 확정되지 않았다”며 “때문에 구체적인 운영 방법은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기사도 나왔으니,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을 수 있다.

[카테고리 전쟁 연재]

1 [시장편] 쿠팡, 배달의민족, 마켓컬리의 안방 침공

2 [쿠팡편] 쿠팡이츠로 공짜 밥 먹고 돈 버는 법

3 [배달의민족편] 배민마켓은 정말 쿠팡과 맞붙을까

4 [마켓컬리편] 마켓컬리가 기저귀를 파는 이유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