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폰 – 홀 디스플레이

노치 대신 카메라 구멍을 뚫은 제품을 말한다. 업체마다 명칭이 다르다. 우선 삼성전자는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로 부른다. 이외에도 홀-펀치 디스플레이, 카메라 컷아웃 등 명칭이 정리되지 않았다. 시장을 정리한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의상 홀 디스플레이로 부르기로 한다.

홀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광대한 화면비율이다. 전면 카메라를 위해 구멍 단 하나(혹은 둘)를 찍으므로 전체 크기 대비 화면비율이 매우 넓다. 화면이 넓어져야 하는 이유는 미감·휴대성 두 가지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휴대하는 제품이므로 무작정 커질 순 없고, 전면 카메라 등의 편의 기능까지 챙겨야 하므로 구멍을 뚫게 된 것. 동시에 눈에 거슬리는 베젤을 제거해 미적인 면까지 고려한다. 이후 전면에 스크린만 남을 때까지 해당 방식의 폼팩터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갤럭시A9 Pro

 

물론 쉬운 기술은 아니지만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화웨이는 이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으며, LG와 다른 중국 업체들도 활발하게 홀 디스플레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유일한 문제는 생체인증인데, 대부분의 업체가 온 스크린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후면에 지문인식 센서를 달아도 큰 문제는 없다. 손이 닿지 않을 뿐.

 

기대되지 않는 폰 1 – 폴더블 폰

스마트폰 시장 레드오션 돌파구로 홀 디스플레이 혹은 폴더블 폰이 꼽히고 있다. 폴더블폰은 기존에 없던 것이고 활용도가 다양하다고-제조사들은- 한다. 그 활용도를 사전에 제시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활용도를 사전에 제시하지 못한다면, 얼리어답터나 기업 사용자가 아닌 이들은 갤럭시S10이나 아이폰XS를 사거나 아이폰X을 아이폰XS라고 거짓말하고 다닐 것이다.

 

플렉스파이

 

최초의 폴더블 폰인 플렉스파이를 예로 들어보자. CES 2019에서 전시한 플렉스파이는 게임, 인터넷, 양쪽의 카메라 활용 등을 예로 들었다. 즉, 폰 모드와 태블릿 모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플렉스파이의 가격(약 147만원)이면 최신형 폰과 태블릿을 모두 살 수 있다. 굳이 성능이 떨어지는 태블릿 모드를 쓰느니 태블릿을 따로 사서 쓰는 게 낫다.

폴더블 폰을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나 화웨이 역시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가 다른 제조사 대비 갖고 있는 강점이라면, 갤럭시노트에서 쌓인 펜 UI를 폴더블 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는 정도랄까. 그 역시 갤럭시노트를 하나 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 끔찍한 허들을 앞으로 폴더블 폰을 구사할 모든 업체가 이겨내야 한다. 삼성전자가 UX로 해결한다는데 기대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왕이면 구글이 독한 마음 먹고 나서야 할 것 같다.

 

기대되지 않는 폰 2 – 5G 폰

5G는 기대되지만 5G폰은 아니다. 5G는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이다. 앞으로의 신호등, 자동차, 건물 입구, 엘리베이터 등 모든 센서와 신호는 5G 망을 기본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이는 ‘자율성을 가진 엣지’로 부르며, 가트너의 예측에도 나와 있다. 즉, 5G망은 건축과 더불어 스마트시티의 근간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가 상당히 앞서나가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SK텔레콤 5G브랜드 ‘5GX’

 

그러나 5G폰은 그렇지 않다. 이유는 여러가진데 큰 문제는 속도와 개인정보보호 때문이다. 스마트시티에서 모든 것들이 동기화돼 근처만 가도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사용자의 스마트폰은 그 흐름에 완벽하게 동기화되면 안 된다. 개인의 위치나 상태는 개인정보기 때문이다. 이를 쉽게 허용할 경우 심각한 개인정보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속도 역시 기대되지 않는 큰 이유중 하나다. 흔히 통신망 속도를 이야기할 때 ‘영화 하나를 몇 초 만에 받는다’는 표현을 주로 쓴다. 이는 순진한 생각이다. 영화를 폰에 저장하려면 통신망 속도 외에도 하드웨어 성능에 영향을 받는다. 네트워크에 많은 자원을 분산하도록 램이 커야 하며, SSD 저장 속도가 통신 속도를 받쳐줘야 한다. 최신 폰이라고 해도 SSD 쓰기 속도는 초당 300메가바이트 언저리다. 즉, 영화 한편이 최소 2GB라고 해도 몇 초 만에 받을 수는 없다. 즉, 앞으로의 다운로드 속도는 SSD가 그 순간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가 될 것이다.

또한, 통신사들은 QoS라는 정책을 사용한다. 일정 사용량이 되면 일부러 통신 속도를 내리는 것이다. 5G에서 QoS가 과연 없을까? 예를 들어 유선인터넷 기가비트 인터넷의 이론상 통신 최대 속도는 1Gbps다. 그런데 QoS 제한 용량이 100GB라고 치자. 1Gbps의 속도로 100GB를 쓰는 데는 13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이후 QoS가 발동돼 속도는 100Mbps로 제한된다. 즉, 100GB를 다 쓴 시점부터는 기가인터넷이 아닌 일반 인터넷 회선처럼 쓰게 된다.

5G의 표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지만 흔히 4G LTE의 10배 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QoS도 10배 빨리 가동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4G 폰 무제한 요금제에는 대부분 QoS가 적용돼 있다. 통신 요금 자체도 4G보다 비쌀 것은 자명하다.

저장이 아닌 스트리밍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경우 4G보다 강점이 있을 수는 있다. 체감효과를 위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QoS를 걸지 않고 열어둘 수도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망 중립성 반대를 이유로 그러한 조치를 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결론. 5G는 필수지만 5G폰은 필수가 아니다. 그러나 언젠간 모두가 강제로 써야 할 것이다.

 

기대되지 않는 폰 3 – 아이폰(같은 모든 폰)

아이폰이 점점 기대되지 않는다. 생태계와 OS의 매력 때문에 쓰지만 하드웨어의 매력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질문은 애플이 과연 페이스ID를 버릴 수 있는가부터 출발한다. 다른 제조사들이 광활한 화면을 구현하고 있을 때, 애플은 페이스ID를 위해 노치를 고수해야 한다. 홀 디스플레이로도 노치를 구현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멍을 여러 개 뚫어야 하므로 기술단가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지금도 초고가폰인 아이폰이 더 비싸진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 뻔하다. 이미 아이폰은 외모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쿨한 폰이 아니다.

 

‘노치 없는 아이폰 처럼 생긴’ 레노버 Z5 렌더링 이미지, 실물은 전면카메라 없는 갤럭시 A9 Pro처럼 생겼다

 

페이스ID는 편의성만큼은 정말 뛰어나다. 보안 면에서 페이스ID만큼 편리한 생체인증은 드물다. 그러나 그 편리함 때문에 아이폰의 외모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