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세는 노치 아닌 홀 디스플레이? 그럼 내 돈 가져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 1위와 2위,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또다시 디스플레이 출시 전쟁 중이다. 이번엔 ‘홀 디스플레이’다.

홀 디스플레이란 노치 대신 스크린에 구멍을 뚫어 더 넓은 크기 대비 화면 비율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선 주로 홀 디스플레이로 부르지만 카메라 컷아웃, 스마트폰 위드 디스플레이 홀, 홀-펀치 카메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 용어가 통일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그랬던 것처럼 첫 제품을 내는 업체가 용어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편의상 이 기사에서는 홀 디스플레이라고 통칭하도록 한다.

 

갤럭시 A8s의 티저 이미지, 광활하다
노바 4의 티저 이미지, 우주를 배경으로 쓴 것이 갤럭시와 유사하며 카메라 부분은 유성으로 처리했다

 

화웨이(국가에 따라 Honor 브랜드인 경우도 있다)는 노바 4를, 삼성전자는 갤럭시A8s를 내놓을 전망이다. 두 제품 모두 유출수준이 아니라 출시 계획이 기정사실화돼있다. 갤럭시는 이달 10일, 노바 4는 17일 공개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는데, 두 제품 모두 플래그십이 아닌 중간 가격 스마트폰이라는 것이다.

왜 플래그십이 아닌 것을 주목해야 할까? 중저가 폰에는 얼굴인식 같은 첨단 기능을 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해당 형태로 봤을 때 저 제품들은 노치 디자인을 대체할 수는 없다. 안면인식이나 각종 센서 등이 모조리 빠져있기 때문이다.

노치 아래에는 생각보다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아이폰 기준으로 말하면 조도 센서, 근접 센서, 스피커와 마이크, 적외선 카메라와 이를 인식하는 투광 일루미네이터, 도트 프로젝터도 들어가야 한다.

 

아이폰 트루뎁스 카메라의 구조는 Xbox 키넥트와 거의 같다. 노치에 다 집어 넣은 것도 대단하다는 의미다

 

만약 지문인식과 홍채인식을 보안인증 도구로 치환해도 비슷한 부품이 들어가야 한다. 카메라를 하나만 넣는다고 해도 스피커와 마이크, 근접 센서와 조도 센서가 들어가야 하며, 홍채인식을 위해서는 별도의 카메라를 써야 한다. 근접 센서가 없다면 전화를 받을 때 화면이 꺼지는 등의 액션을 기울기 센서만으로 처리해야 한다. 저가폰에서는 괜찮을지 모르겠다. 다만 플래그십에서는 완벽하게 동작하기를 누구나 기대할 것이다. 따라서 삼성은 아래 그림과 같이 구멍을 여러 개 뚫는 특허도 등록해놓고 있다.

 

화면 안에 스피커, 각종 센서와 카메라가 모두 들어간 모습이다(출처=LetsgoDigital)
심지어 지문인식 버튼 구멍까지 뚫려있는 모습(출처=LetsgoDigital)
스크린 옆 부분은 낭비하지 않고 일정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다(출처=삼성모바일.뉴스 트위터)

 

이 디스플레이에 나 있는 구멍은 구멍이 맞지만 구멍을 뚫는다 정도로 부르기엔 애매하다. 방진을 위해 구멍 아래를 완벽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며, 조립 시에도 높은 수준의 공정이 들어갈 것이다. 소프트웨어도 준비해야 한다. 홍채인식이나 전면 카메라 사용 시 스크린의 밝은 부분에서 빛이 새어 들어가면 안되므로 이 부분을 일시적으로 어둡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즉, 노치를 탑재하는 것보다 제작비가 더 많이 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해당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낼까? 플래그십에선 가능할 수도 있겠다. 현재 아이폰XS 기준 갤럭시S9과의 출고가 격은 약 42만원이나 난다. 갤럭시가 10만원정도 올려도 가격적인 타격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대로 갤럭시의 가격 정책은 화웨이를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치를 줄이기 위한 과정이다. 상당한 수준의 집적회로 기술과 숙련도가 요구될 것이다, 단순히 구멍을 뚫는 수준이 아니다(출처=GSMArena)

 

삼성전자는 한술 더 떠서 특허에서 구멍이 있는 열을 세컨드 스크린으로 만드는 특허까지 내놓았다. 단순히 화면을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그게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문제다.

삼성전자는 여러 가지 스크린을 준비 중이며, 대부분 인피니티의 이름을 붙였다. 물방울 노치의 경우 U자 모양이면 인피니티-U, V자 모양이면 인피니티-V의 모양이다. 따라서 갤럭시A8s의 스크린은 인피니티-O가 된다. 그럼 갤럭시S10의 디스플레이는 인피니티-OOOO일까? 아마 그냥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이름을 쓸 것 같다.

노치를 제거한 후의 장점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드디어 스크린만 들고 다니는 폰에 근접해진다. 화면 비율이 그대로라면 폰도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크기가 작아진다기보다 위아래 베젤이 줄어드니 지금보다 짧은 형태가도 될 것이다. 이후의 폰은 세련미 면에서는 만점이 될 것이고, 떨어뜨리면 깨지는 비율도 만점, 떨어뜨릴까봐 걱정하는 것도 만점이 될 것이다. 깨져도 좋으니 노치를 빼고 전체 스크린의 타이틀을 두 회사 중 하나가 꼭 가져가길 바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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