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AI 스타트업, 어떤 곳 있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AI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곳 24곳을 정리해봤다. 주로, 바이오와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 기업이 많았고, 모빌리티나 로봇, 생성AI와 관련한 서비스를 만드는 곳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가장 큰 투자를 받은 곳은 올해 가장 큰 뉴스를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한데, AI 반도체 기술의 리벨리온이다. 투자 혹한기를 뚫고 165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추가로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200억원을 추가 유치, 지금까지 총 3000억원의 자본을 마련했다. SK텔레콤의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과 합병을 앞두고 있으며 자본시장에 기업공개도 예정되어 있다(관련기사: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AI반도체 국가대표 되겠다”). AI 반도체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딥엑스 역시 1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외에도 또 어떤 곳이 시장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기술이나 서비스를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했을까?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가장 따끈따끈한 소식이다. 지난 7월 31일, 에임드바이오가 4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는 뉴스를 전했다. 이 회사는 난치성 뇌질환 환자의 치료 솔루션 개발을 위해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해 설립한 곳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와 뇌질환 신약을 개발한다. 원발성 뇌종양/ 뇌전이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을 연구주제로 한다. 지난해 삼성이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한 곳인데, 환자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뇌질환 관련 임상 개발에 특화했다.

에어스메디컬(관련기사: MRI 촬영, 시간과 비용 반으로 줄이겠다)은 MRI 검사의 시간을 단축하는 가속화 기술을 만든다. 검사에 드는 시간이 줄어드니 비용도 싸진다. 환자들이 MRI에 대한 접근을 보다 쉽게 해 빨리 아픈 곳을 찾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검사 시간이 단축되면 영상 품질에도 노이즈가 생기는데, 에어스메디컬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부족한 영상 정보를 메운다. 7월에 시리즈C 27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메디인테크(관련기사: 어서와, 이렇게 가벼운 내시경은 처음이지?)는 기존의 기계식 내시경을 로봇처럼 전동화하면서 부품의 수를 60% 줄이고, 무게도 절반 가까이로 만들었다. 일본이 꽉 잡은 내시경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연성 내시경 분야에서 차세대 강자로 발돋움할 준비를 한다. 지난 5월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2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를 했다.

덴컴은 치과 분야에 특화한 AI 음성인식 엔진인 ‘덴스퍼(Densper)’를 개발했다. 덴스퍼는 덴탈 전문 음성 데이터 학습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결합했다. 덴스퍼를 바탕으로 다양한 음성 AI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보이스 차팅(Voice Charting)’은 진료 중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의사가 음성을 통해 자동으로 디지털 차트를 작성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올 2월, 100억원 규모 시리즈A2 펀딩을 완료했다.

이 외에 의료데이터를 해석, 환자 상태를 예측하는 AI 솔루션의 에이아이트릭스가 271억원, AI 기반 심혈관 중재시술 로봇을 만든 엘엔로보틱스가 200억원, 개인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 웰트가 140억원, 골다공증 위험 분석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메디우스가 112억원, AI 신약개바을 하는 신테카바이오가 100억원의 투자를 올해 받았다.

모빌리티/ 로봇

자율주행이나 로봇은 향후 사회 인프라와 인간 행동을 바꿀 매우 중요한 기술로 분류된다. 이 영역에서도 꾸준히 투자가 이뤄진다. 베어로보틱스(관련기사: 파스토·베어로보틱스, 물류 전용 자율주행 로봇 개발 위한 MOU 체결)는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배송로봇을 만드는 곳으로, 올 3월 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일본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사업확장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로보틱스(관련기사: 구름위를 걷는 기분, WIM 보행보조기 체험기)는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역시 3월에 시리즈A 130억원 투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보행 보조 B2C 제품 WIM을 공개하고 시연 행사를 가졌는데, 본체 무게가 1.6kg에 불과한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으로  본품 내부에서 단 하나의 구동기(모터)만을 탑재해 가벼움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올해 CES의 혁신상 수상 제품이기도 하다.

자율주행과 로봇 부문에서는 자율주행 물류로봇과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을 만드는 모비어스가 7월에 340억원 규모 시리즈B 펀딩을 받았고, 웨어러블 카메라 전문기업인 링크플로우가 115억원(시리즈C)의 투자를 4월에 받았다.

AI 반도체/ 모델/ B2B

앞서 언급한 리벨리온 외에도 딥엑스(관련기사: 스타트업 딥엑스가 AI반도체 코어에 집중하는 이유)도 11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지난 5월 마무리했다.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와 AI 컴퓨팅 솔루션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곳인데, 물리 보안, 로봇, 가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카메라, 사물인공지능, 공장자동화, AI 서버 등 여러 응용 제품에 적용할 AI 반도체 제품군을 확보했다. 참고로 AI 반도체 분야에서 리벨리온과 경쟁하는 퓨리오사AI(관련기사: AI 칩으로 세상을 바꾸겠다, 퓨리오사AI)는 현재 8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 중에 있다.

업스테이지(관련기사: 업스테이지는 어떻게 고객 70%를 금융사로 확보했나)는 4월 10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예비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앞서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기업 문서 및 비정형 데이터 디지털화 솔루션 ‘다큐먼트 AI’ 제품이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자체 사전학습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의 사업성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한다.

노타는 딥러닝 모델을 경량화하는 기술을 만드는데, AI 모델을 압축하는 플랫폼 ‘넷츠프레소’를 개발했다. 넷츠프레소는 데이터만으로 원하는 하드웨어에 맞게 최적화된 AI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오토엠엘(AutoML) 플랫폼이다. 자동화 플랫폼으로 수개월이 소요되는 개발 시간을 몇 주로 단축할 수 있으며, 여러 옵션의 모델 중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6월에 26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AI 기반 영상검색 솔루션 ‘마렝고’를 개발하는 트웰브랩스는 6월에 시리즈A로 70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생성AI 플랫폼을 만드는 뤼튼테크놀로지스(관련기사: 뤼튼의 야심 “생성AI 시대 ‘첫 화면’ 되겠다”)는 6월에 25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B를 유치했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AI 솔루션을 기업에 공급하고, 스토어도 운영하는 달파(관련기사: 달파, ‘리뷰 분석’ 등 이커머스 AI 솔루션 20종 개발)가 120억원의 투자를 4월에 받았다.

콘텐츠/ 마케팅/ 금융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만든 아이즈엔터테인먼트가 3월 100억원의 시드 투자금을 마련했고, 5월에 잇달아 6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관련기사: 남궁훈이 만든 아이즈엔터, 시드로 100억원 투자 유치). 남궁 대표가 만든 새 회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개발하는 곳으로, AI 콘텐츠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목표를 뒀다. 남궁 대표는 창업의 변으로 “AI시대도 마찬가지로 게임적 해법을 통해 사업성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또, AI 디지털 광고 솔루션인 ‘에이드’를 운영하는 파일러가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5억원과 2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AI 기반 자산운용 서비스인 ‘핀트’를 만든 디셈버앤컴퍼니도 170억원의 투자를 올해 유치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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