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술 몽땅 팔아치운 HPE…왜?

최근 IT업계는 클라우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IT 업계에서는 듣보잡(?)이었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파괴적 혁신을 일으킨 이후, 전통의 엔터프라이즈 IT강자들이 너도나도  AWS 따라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시장을 위해 ‘리눅스를 사랑한다’는 굴욕적인(?) 고백을 해야했고, IBM과 SAP만 경쟁 상대로 취급하던 오라클 래리 앨리슨 회장은 “타도! AWS”를 공식 선포했다. IBM 역시 클라우드 대열에 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통의 기업용 IT 공룡들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미래의 기업 IT 환경이 클라우드로 이전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밀리면 앞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가 올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그런데, 전통의 IT 공룡 중 유독 한 회사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다. HPE는 지난 달 말 오픈스택과 클라우드 파운드리 관련 기술과 인력을 SUSE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hpe-suse-linux오픈스택과 클라우드 파운드리 관련 기술을 매각했다는 것은 클라우드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픈스택은 인프라서비스(IaaS)를 위해, 클라우드 파운드리는 플랫폼 서비스(PaaS)를 위해 확보해뒀던 기술이다.

HPE는 올초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도 접은 바 있다. 이는 오픈스택 기반으로 구성된 최초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였는데, 이 경험과 자산, 성과를 모두 포기한 것이다.

HPE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포기한데 이어 이번에 SUSE 에 오픈스택과 클라우드 파운드리 기술을 매각함으로써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손을 뗀 셈이 됐다.

그야말로 클라우드 사업에서의 완전한 철수다. HPE 측은 SUSE와의 협력으로 계속 클라우드 사업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보였지만, 계속할 사업이었다면 굳이 기술과 인력이라는 핵심 자산을 매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른 모든 기업용 IT 업체들이 모두 클라우드에 올인하는 이 시점에 HPE는 왜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일단 몸집을 계속 줄여나가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HPE는 지난 해 말 소프트웨어 사업과 하드웨어 사업을 분리했다. 분리된 소프트웨어 사업은 영국의 마이크로포커스와 합병할 예정이다.

이번 오픈스택 및 클라우드 파운드리 관련 자산의 매각 역시 이같은 행보와 맞물려 있다. 수세가 마이크로포커스의 자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HP는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마이크로포커스에 넘기는 셈이다.

그렇다고 HPE가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HPE의 소프트웨어 사업부와 마이크로포커스가 합병하면서 HPE가 마이크로포커스 지분의 50.1%를 가지기로 했다.

수세와 관계를 맺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통적으로 리눅스 진영에서 수세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실제로 HPE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1월 29일 HPE 디스커버 런던 2016에서 협력 관계를 발표했다.

HPE는 자신의 고객에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추천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원하는 고객에게 HPE의 서버 인프라를 추천한다는 계약이다.

이를 위해 HPE는 ‘HEP 하이퍼 컨버지드 250 CPS 스탠다드’라는 제품을 발표했다. CP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HPE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자사의 인프라 시스템을 판매하는 것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PE의 DNA가 하드웨어에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한 클라우드 사업에서는 물러나되,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떠날 수 없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HPE 안토니오 네리 수석 부사장은 “퍼블릭 클라우드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퍼블릭과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HPE와 마이크로소프트는 하이브리드 IT라는 공통의 비전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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