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사 체질개선⑨] 데브시스터즈, 경영 쇄신·쿠키런 유니버스로 장기 성장 도모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섰습니다. 모바일 MMORPG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출시 플랫폼 다변화도 눈에 띕니다.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 지식재산권(IP)를 재활용하고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영역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게임 업체들이 왜 이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주요 게임사별 전략과 체질 개선 방향을 집중해서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지식재산권(IP) 기반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일부 핵심 게임 성과에 실적이 좌우됐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작 라인업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전반으로 쿠키런 경험을 확장하며 외연 확대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특히 쿠키런 작품들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하는 ‘쿠키런 유니버스’ 전략을 통해 장기 성장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 이후 비용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정비를 포함한 고강도 체질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고강도 경영 쇄신 돌입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 신작 성과 부진과 기존 매출 규모 축소로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줄었으며,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회사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고강도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먼저 데브시스터즈 경영진은 스스로 보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경영 안정이 끝날 때까지 조길현 대표를 비롯한 이지훈, 김종훈 이사회 공동의장이 무보수 경영을 이어간다. 주요 임원진도 보수의 50%를 삭감한다. 대표 직속 ‘비용 관리 TF’를 만들어 집행 비용 효율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수익성을 1순위로 두고 게임과 IP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핵심 작품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쿠키런 IP를 활용한 핵심 작품과 성과가 예상되는 IP 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또 회사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직을 경량화하고 신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창의력이 필요한 부문 제외 업무 전 영역에 AI를 전면 활용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해 신기술 기반 업무 인프라 적용 범위를 비개발 분야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 채용 일시 중단, 내부 인력 재배치 등 조직 효율화도 병행한다.
‘쿠키런 유니버스’, 흩어진 IP를 하나로
앞서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온라인 쇼케이스 ‘데브나우 2026’에서 “올해 쿠키런을 중심으로 IP 경험, 세계관, 장르, 플랫폼,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IP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쿠키런은 통합 누적 이용자 수 3억명 이상, 누적 매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데브시스터즈의 핵심 IP다. 회사는 이를 중심으로 한 ‘쿠키런 유니버스’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쿠키런 기반 작품들이 각기 운영되는 성격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500여종의 캐릭터와 각 세계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멀티 유니버스’ 구조로 확장할 계획이다. 여러 작품을 아우르는 하나의 거대한 쿠키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해 쿠키런 IP의 장기 흥행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각 캐릭터를 특정 작품에 종속하지 않고 장르와 세계관에 맞춰 재해석해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쿠키런 IP에 대한 이용자들의 경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유니버스로 신작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신규 캐릭터 개발 비용을 낮추는 등 고효율 IP 사업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7일 업데이트된 ‘쿠키런: 킹덤’ 2막은 쿠키런 유니버스 전략이 본격 적용된 사례다. 기존 작품인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시간지기 쿠키’를 중심으로 여러 시간선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전개하며, 서로 다른 작품의 세계관과 서사를 연결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선호 캐릭터를 따라 여러 쿠키런 기반 게임을 넘나들며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멀티 유니버스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데브시스터즈는 기존 핵심 작품들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쿠키런 세계관 속 경험이 유기적으로 선순환하는 구조를 확립한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작을 선보이면서 쿠키런 IP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선보일 작품은 2종이며, 이를 포함한 개발 중인 프로젝트는 6종에 달한다. 회사는 올 하반기부터 작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하반기 출시작은 ‘쿠키런: 크럼블’과 ‘쿠키런 카드 컬렉션’이다.
쿠키런 크럼블은 방치형 RPG 장르다. 기존 작품과 달리 주인공이 영웅이 아닌 용병으로, 언더독(비주류의 성장) 서사를 특징으로 한다. 초기 쿠키런 IP 작품에 등장했거나 다른 시간선에 존재하는 쿠키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쿠키런 유니버스 확장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용감한 쿠키는 오븐 방랑자 쿠키로, 명랑한 쿠키는 브라이트시커 쿠키로, 천사맛 쿠키는 대천사이보그 쿠키로 등장할 전망이다.
쿠키런 카드 컬렉션은 ‘쿠키런: 브레이브버스 카드 게임’을 로블록스 플랫폼으로 확장한 게임이다. 카드와 쿠키펫 수집이 주요 콘텐츠다. 데브시스터즈는 “로블록스 특유의 캐주얼함을 바탕으로 나만의 카드를 전시하고 다른 이용자와 카드를 교환하는 등 실제 카드 대전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작품에는 ‘쿠키런 프로젝트 AR(가칭)’이 있다. 이 게임은 위성항법시스템(GPS)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현실 세계에서 게임을 탐험하는 모바일 게임으로, 포켓몬고와 비슷한 AR 기반 장르 게임으로 알려졌다. 데브시스터즈는 현실과 게임을 연결하는 프로젝트 AR을 쿠키런 IP 기반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아우르는 플랫폼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간 쿠키런 세계관을 집대성한 ‘쿠키런: 뉴월드’는 쿠키런 IP 20주년을 맞는 2029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3D 액션 RPG로, PC·콘솔·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모바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탈피하고 쿠키런 유니버스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게임은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 중이며, 오픈월드 요소를 결합해 탐험의 재미를 구현할 전망이다.
이외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가 아닌 깊은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 어드벤처 장르 ‘프로젝트 미쉬’, 동양 철학을 반영한 공상과학(SF) 배경을 채택한 신규 IP ‘프로젝트 아미타’ 등도 개발 중이다. 두 프로젝트는 아직 목표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쿠키런을 하나의 ‘문화’로
데브시스터즈는 그간 쿠키런 IP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에도 전시, 팝업 스토어, 체험, e스포츠 대회, 팬 페스티벌 등 이용자 접점을 넓히기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 이를 통해 IP 사업 확장과 신규 성장 모멘텀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쿠키런: 킹덤 5주년 팬 페스티벌’, ‘쿠키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 등을 개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방문 이용자 수가 27% 증가했고, 해외 입장객은 13%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북미 대표 팬덤 컨벤션 ‘애니메 임펄스 LA’에서는 준비한 상품을 전량 판매했고, 이틀간 방문객 수 1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개최한 팝업 스토어는 열흘간 4만명이 방문하고 1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쿠키런 IP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하반기에도 쿠키런 IP 외연 확장을 위한 행사를 이어간다. 오는 6월 국가유산청과 함께 한국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홍보하는 사회적 활동을 전개한다. 10월에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이용자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행사와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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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