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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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사 체질개선②] 넥슨, 검증된 리더십의 선택과 집중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섰습니다. 모바일 MMORPG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출시 플랫폼 다변화도 눈에 띕니다.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 지식재산권(IP)를 재활용하고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영역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게임 업체들이 왜 이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주요 게임사별 전략과 체질 개선 방향을 집중해서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지난해 매출 4조5072억원, 영업이익 1조1765억원. 지난해 넥슨이 달성한 성적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지식재산권(IP)의 안정적인 성과와 신작 ‘아크 레이더스’의 글로벌 흥행이 맞물린 결과다.

회사는 외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광범위한 포트폴리오, 신작 출시 지연, 느린 의사결정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미 국내 최대 게임회사지만 넥슨도 체질개선을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 개발 리더십 전면에

넥슨은 지난 2월 회장직을 신설하고 패트릭 쇠더룬드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쇠더룬드 회장은 아크 레이더스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게임을 개발한 엠바크 스튜디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그는 일렉트로닉 아츠(EA)에서 월드 와이드 스튜디오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고, 배틀필드 시리즈로 알려진 DICE의 최고경영자로도 재직했다. 이 과정에서 배틀필드, 미러스 엣지와 같은 유명 작품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쇠더룬드 회장 선임은 넥슨 산하 엠바크 스튜디오를 통해 검증된 글로벌 개발 역량을 그룹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 게임사들은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성장을 이어왔다. 반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콘솔·PC 기반 트리플A급(대작)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쇠더룬드 회장은 여러 글로벌 흥행작을 성공시킨 인물로 서구권에서 통하는 게임을 개발한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회장직 신설과 동시에 넥슨의 장기 전략, 크리에이티브 방향까지 총괄하도록 한 점은 개발 방향 전반을 설계하는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이 사업 운영과 실행을 맡고, 쇠더룬드 회장이 전략적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구조를 통해 넥슨의 체질개선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선택과 집중 택한 넥슨

넥슨이 체질개선 해법으로 꺼내든 카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지난달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자본시장브리핑(CMB)에서 과도하게 분산된 포트폴리오와 신작 출시 지연, 상대적으로 느린 의사결정 체계를 지적했다. 자원 효율성과 개발 속도 전반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있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넥슨은 프로젝트 전반을 재정비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단순히 실패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넥슨에 따르면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개발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게임이라는 콘텐츠 특성상 모든 신작이 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내부 평가와 테스트를 통해 흥행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를 과감히 정리하고, 그 인력을 경쟁력 있는 게임에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넥슨이 지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임 산업의 경우 인적 자원이 핵심이다. 인력과 시간, 비용을 어디에 투입하느냐가 성과를 좌우한다. 인력 감축이 아닌 프로젝트 재배치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인력 감축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을 유연하게 이동시켜 개발 효율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는 시도에 가깝다는 평가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아크 레이더스 개발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게임은 초기 약 120명 규모로 개발이 진행됐지만, 내부 평가 과정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용자 잔존율(리텐션)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을 내린 회사는 프로젝트 핵심 방향 전면 수정을 결정했다. 이후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핵심 인력 25명만 남긴 뒤 게임의 뼈대를 새로 세웠다. 방향성 확립 이후 다시 인력을 조정, 확충해 게임을 완성했다.

단 넥슨이 지닌 모든 포트폴리오에 쇠더룬드 회장식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서비스하는 작품이 아닌, 개발 과정에 있는 차기 작품에 활용할 예정이다.

성공 공식 전방위로 확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이용자 기반이 탄탄한 기존 IP는 넥슨의 실적을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을 대표하는 IP로, 최근까지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에는 PC 원작, 메이플스토리 월드, 방치형 장르 메이플 키우기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매출의 40%는 글로벌에서 발생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성공 공식을 다른 핵심 프랜차이즈에 이식할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는 하나의 IP지만, 넥슨은 이를 다양한 갈래의 전략에 접목하면서 지속가능한 IP로 만들었다. 회사는 원작의 핵심 이용자 유지, 사용자제작콘텐츠(UGC)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통한 클래식 경험의 확장, 메이플 키우기로 마련한 캐주얼 경험을 성공 요인으로 판단 중이다. 여기에 초현지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메이플스토리 성공 공식을 수혈받을 첫 번째 IP는 던전앤파이터다. 넥슨은 연내 해당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 ‘던전앤파이터 키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과거 게임을 지금에 맞게 재해석한 ‘던전앤파이터 클래식’을 다음해 선보인다. 또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대형 신작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프로젝트 오버킬’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신규 IP와 기존 IP의 종·횡적 확장

넥슨은 새로운 IP를 확보하고 기존 IP를 종적, 횡적으로 넓히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회사는 ‘벽람항로’로 유명한 만쥬게임즈의 판타지 월드 RPG 신작 ‘아주르 프로밀리아’를 퍼블리싱한다. 누적 조회수 13억회를 기록한 웹소설 ‘템빨’ IP를 활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T’ 서비스 판권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블리자드로부터 국내 ‘오버워치’ 퍼블리싱 권한을 얻었다. 오버워치는 하이퍼 FPS 장르 대중화를 이끈 블리자드의 대표 작품이다. 회사는 그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운영한 역량을 활용해, 한국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좀비 익스트랙션 신작 ‘낙원: 라스트파라다이스’는 최근 실시한 클로즈알파테스트(CAT)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초기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향후 흥행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과거 독특한 게임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야상의 땅: 듀량고’를 계승한 신작 ‘프로젝트DX’도 넥슨의 기대작이다.

마비노기 영웅전 세계관을 계승한 액션 RPG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도 개발 중이다. 게임은 출시 예정인 게임을 미리 해볼 수 있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고품질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올해 추가 테스트를 통해 게임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던전앤파이터 IP는 메이플스토리 성공 공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작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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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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