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구로의 한 고객센터(콜센터)의 직원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력이 근무하는 고객센터의 특성상 한 명이 감염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고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특수성 때문에 전면적인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 고객 상담 시 개인정보 조회가 필수적어서 재택근무 시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은행 전산망은 망분리 환경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업무 시스템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는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최대한 가능한 범주에서 고객센터 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추진하되, 부득이하게 출근을 해야 할 때는 기존보다 직원들 사이에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시설과 공간을 재배치 하고, 손소독제 구비,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무실 소독 등을 통해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일례로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번 주부터 일부 상담센터 인력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3월 2일부터 용산 상담센터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범 실시한다. 구로구 상담센터 집단 감염으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번 달 16일부터 각 지점 상담센터 직원의 20%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했다. 농협은행은 현재 서울 용산(600명), 전라도 광주(250명), 경북 대구 지역에 상담센터를 두고 있다. 약 6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대구지점은 대구시의 요청으로 3월 16일부터 3월 30일까지 임시 폐쇄한다.


재택근무 인력은 대고객상담 대신 부수적인 내부업무를 위주로 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재택근무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실질적인 상담이 아닌 상비 인력 개념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재택근무 확대시행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이번달 16일부터 상담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재택근무 대상은 전체 상담센터 직원 900 여 명 가운데 낮시간대 업무자인 448명으로, 그 중 150명이 순차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대상 인원을 25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고객상담센터 사무실의 좌석 간격을 조정하고, 좌석 사이 파티션 높이를 기존 60cm에서 97cm로 높였다. (사진=신한은행)

그동안 신한은행은 상담센터 인력을 서울과 인천으로 분산 운영했으나, 최근 상담센터 인력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건으로 사회적인 우려가 커지면서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재택근무 인력에게 업무 시스템이 갖춰진 노트북과 인터넷 전화를 지급했다.

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재택근무 인력과 사무실 인력의 업무를 분리했다. 상품안내, 비대면 채널 이용방법 안내, 서류 및 자격조건 안내 등 개인정보 조회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는 재택근무자가 처리하도록 했다. 만약 상담 중 개인정보 조회가 필요한 경우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전화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두 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아직 고객센터 직원의 현장근무를 유지하는 중이다. 대신 대체사업장에 직원들을 분산시켰다.

KB국민은행은 총 1000여 명 규모의 상담센터 인력을 서울과 대전 본원을 포함한 8곳의 대체사업장에 분산근무를 하도록 했다. 대체사업장에 본원과 동일한 업무환경을 구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재택근무 대신 대체사업장을 통한 분산근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대체사업장 분산근무를 택했다. 우리은행의 전체 상담센터 인력은 약 900명 규모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인력을 은평구 건물로 분산했다. 다만 천안 인력은 원래 근무지에서 그대로 일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콜센터 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대응은 본점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며 “콜센터 인력 업무 환경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 답했다.

하나은행도 대체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총 430여명 규모의 콜센터 인력을 서울센터와 대전센터로 이원화했다. 여기에 추가로 각 센터별로 제3, 제4 대체사업장도 마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 조정, 분산근무를 위한 휴가 실시, 대체사업장 추가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 중”이라며 “상담센터 인력의 재택근무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