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첫 발 내딘 국민은행의 더케이프로젝트

KB국민은행이 야심차게 추진한 차세대시스템 ‘더케이프로젝트’가 12일 전면 가동됐으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아쉬움 속 첫 발을 내딛었다. 이날 예상치 못한 서비스 장애로 국민은행의 IT인력들은 분주했다. 가동된 시스템 가운데 핵심인 ‘비대면 채널(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만큼 비상사태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9일부터 연휴 3일동안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12일 영업점, 인터넷, 모바일 등 국민은행의 전 채널에 차세대시스템을 적용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작업 진행일인 10일부터 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차세대시스템 시행일인 12일에는 오전 내내 KB스타뱅킹의 로그인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더케이프로젝트 시행일인 12일, 오전 내내 KB스타뱅킹의 로그인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날 상당수의 국민은행 고객(사용자)들은 서비스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국민은행 오류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가하면, 댓글과 커뮤니티에서 국민은행 오류가 언급되기도 했다.

국민은행 측은 더케이프로젝트 시행이 서비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점검 과정에서 일부 고객의 로그인이 불가한 장애가 발생했다”며 “더케이프로젝트 오픈 후 대고객 서비스를 상시 점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더케이프로젝트는 크게 마케팅허브, 비대면 채널, IT인프라고도화, 글로벌플랫폼, 영업점 업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의 5대 핵심과제로 구성됐다. 그 중에서도 마케팅 허브와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바일, 인터넷뱅킹의 고객 행동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이를 영업점, 비대면, 콜센터에 공유한다. 은행은 이 데이터로 고객에게 개인화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12일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도 이 시스템의 과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휴동안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차세대시스템 가동 시뮬레이션이 이뤄졌으나, 12일에는 실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만큼 어려움이 있었다”며 “여기에 연휴가 끝난 이후 거래량이 몰린 것이 장애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시기도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들이 차세대시스템 전환 시, 추석이나 설 등 장기 연휴를 이용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서비스 오류가 생길 수 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명절에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곤 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정보계를 중심으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만큼 단계적 방식을 선택, 짧은 연휴에 시행하게 된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1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에 돌입해 그 해 10월 콜센터에 이를 적용했다. 이어 올 2월 전국 영업점 단말기에 적용, 4월 해외 플랫폼에 시스템을 접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 빅뱅방식의 차세대시스템 전환 시에는 2박 3일의 시간이 걸렸고 이 기간 동안 금융거래가 부득이하게 중단됐다. 이번 더케이 프로젝트는 단계적 추진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일정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서비스 장애는 개선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2일 오후부터 서비스 안정화가 이뤄진 상태로, 앞으로 비슷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은행권에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중 비대면 채널의 장애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이례적으로 단계적 추진을 한 국민은행의 서비스 안정성이 프로젝트 성공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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