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사 체질개선⑦] 사업 재편 마친 NHN, ‘게임 명가’ 도약 노린다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섰습니다. 모바일 MMORPG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출시 플랫폼 다변화도 눈에 띕니다.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 지식재산권(IP)를 재활용하고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영역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게임 업체들이 왜 이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주요 게임사별 전략과 체질 개선 방향을 집중해서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NHN은 과거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 이후 10여년간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외연 확장을 추진해 왔다. 현재 회사의 근간인 핵심 사업군은 크게 ‘게임, 결제, 기술’ 부문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NHN은 올해 검증된 지식재산권(IP) 기반 다수 신작과 웹보드 규제 완화라는 환경 변화를 발판 삼아 게임 부문 성장을 이어갈 방침이다.
규제가 만든 변화
NHN의 초기 게임 사업은 웹보드 게임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웹보드 규제 도입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월 결제 한도가 줄어들고, 베팅 한도와 손실 제한 등 규제로 인해 사업 환경이 위축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6370억원이었던 웹보드 게임 시장은 규제 이후인 2016년 2268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NHN은 결제와 클라우드 등 비게임 부문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군살을 덜어내면서 IT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2025년 실적을 보면 연간 매출은 2조5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사업별 매출은 결제 부문 1조2727억원, 게임 부문 4789억원, 기술 부문 460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의 근간이었던 게임 부문 역시 핵심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NHN에 따르면 실제 최근 5년간 게임 부문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2년 4377억원이었던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2025년 4789억원을 기록하며 기초 체력을 증명했다. 이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NHN은 ‘게임 명가’ 재건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 웹보드 규제 완화라는 긍정적인 변화까지 더해지며 추가 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는 올해 ▲검증된 IP 중심의 신작 ▲일본 시장 운영 역량 ▲웹보드 규제 완화라는 세 가지 성장 축으로 게임 부문 재도약을 도모할 계획이다.
다수 신작 투입, 인지도 높은 IP 전면에
NHN이 올해 출시했거나 연내 선보일 신작은 총 7종에 달한다. 회사는 올해 초 서브컬처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를 국내 포함 글로벌 출시했다. 게임은 고유의 세계관과 주인공인 조율사, 미소녀 뱅가드 캐릭터를 둘러싼 서사를 그리고 있다. 개발은 링게임즈, 퍼블리싱은 NHN이 맡았으며, 지난해 8월 일본 시장 선출시를 통해 게임성을 검증했다. 국내의 경우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1위에 든 전적이 있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캐주얼 퍼즐 게임 ‘최애의 아이: 퍼즐스타’도 출시를 예고했다. 대중적인 매치 3 퍼즐 방식(같은 블록을 3개 잇는 방식)을 채택한 게임으로, 이 역시 지난 2월 일본 시장에 먼저 선보였다. 국내와 글로벌 버전은 상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다. 인지도 높은 IP와 낮은 진입장벽 덕에 일본 시장에 초기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원작 3기 방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출시한 ‘디시디아 듀엘룸 파이널 판타지’는 유명 게임 IP인 ‘파이널 판타지’로 개발된 게임이다. 자회사 NHN 플레이아트에서 개발, 일본 스퀘어에닉스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대형 IP에 그간 축적한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접목한 회사의 기대작이다. 앞서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파이널 판타지와 같은 대형 IP가 있어 내부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며 “영업이익 기준으로 최소한 10% 이상,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게임은 초기 앱 마켓 상위권을 기록한 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 중이다.
이외에도 ‘도검난무’ IP를 바탕으로 개발한 액션 퍼즐 장르 ‘도검난무 파즈기리’, 웹3 기반 캐주얼 게임 ‘수이플레시(Suuuiplash)’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회사는 아직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은 IP 기반 퍼즐 게임 ‘프로젝트MM(가칭)’, 캐주얼 장르 ‘환상 세계의 푸치포욘’ 등의 신작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라인업 구성은 성과가 검증된 영역을 확장해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 리스크와 변동성을 줄이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일본 시장 공략, 신작으로 강화
NHN은 오래 전부터 일본 게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 등 출시 10년이 넘은 장수 게임 3종을 일본 앱마켓 매출 50위권 내에 꾸준히 올려놓고 있다. 특히 #콤파스의 경우 출시 1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현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다.
회사는 이러한 기반 위에 신작 성과를 더해 일본 시장에서의 게임 사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얻은 작품은 NHN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의 결과물이다. NHN이 올해 투입할 신작 중 다수를 이 회사에 맡겼다. 검증된 개발진을 투입해 일본 시장 흥행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선보인 디시디아 듀엘룸 파이널 판타지를 비롯해 도검난무 파즈기리, 환상 세계의 푸치포욘 모두 NHN플레이아트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웹보드 규제 완화, 안정과 수익성 확보
웹보드 게임 월 결제 한도를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는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올해 2월부터 시행됐다. 웹보드 규제는 NHN이 변화를 택하게 한 주요 요인이며, 이를 완화하는 것이 관련 업계의 숙원이었다. NHN은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의 주요 사업자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의 장기적인 서비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웹보드 게임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웹보드 게임은 보통 19세 이상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데, 주 이용층은 30대 이상으로 충분한 소비력을 갖춘 세대다. 앞서 원스토어가 발표한 게임 이용 트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30대의 결제 금액 비중이 가장 높았고, 1인당 결제액이 가장 높은 세대는 40대로 나타났다. NHN은 이번 변화로 별도 마케팅 투자 없이 수익 확대가 가능한 환경을 갖추게 됐다.
웹보드 규제 완화 효과는 올해 NHN의 성과에 직접 반영될 전망이다. 앞서 정우진 NHN 대표는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보드 규제 완화 이후 웹보드 게임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NHN 관계자는 “올해 신작, 일본 사업, 웹보드 사업 세 방향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했다”며 “각 성과가 서로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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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