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국내 자율주행 기업 5곳의 근황 보고

모빌리티의 미래는 자율주행에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완전히 없어지는 그런 미래야 언제 올진 모른다. 그러나, 대중 교통이 끊긴 늦은 밤이나 버스 노선이 적은 지역의 어느 구간에선 이미 자율주행차가 사람들의 발이 되고 있다.

앞서, [로보택시 글로벌 톱 5, 누가 앞서가나] 편에서는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미국과 중국의 회사들이 자본과 인재를 탄탄히 모아 어떻게 자율주행 역량을 키워가는지를 살펴봤다. 그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국내서도 열심히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을 고도화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려는 회사들이 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에스더블유엠(SWM) ▲에스유엠(SUM) ▲포니링크 등은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 서울, 세종, 대구, 부산 제주 등의 지역에서 자율주행 운행 실증에 들어간 곳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일부 구간에서 유상 운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대체로 정부, 지자체와 손잡고 대중교통이나 물류가 가진 여러 문제를 자율주행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다섯 회사의 현황을 정리해봤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자이텍스 글로벌 2025의 오토노머스에이투지x스페이스42 부스에 전시된 기아 PV5 기반 레벨4 자율주행차

요즘 가장 많은 새소식을 내고 있는 회사다.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장관과 유력 기업의 인사들이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레벨4 자율주행차 ‘로이(ROii)’를 탑승 체험한다. 로이는 국산화율 90% 이상의 한국형 레벨 4 차량으로 올해 APEC의 공식 자율주행차량으로 선정됐다. 로이는 올해 성능인증제 시험과 인증을 거쳐, 본격적인 상용화 추진에 들어간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2018년, 현대자동차 출신의 자율주행 엔지니어 4명이 설립한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이다. 현재 국내선 가장 많은 62대의 자율주행차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도심 자율주행 분야에서 국내 최다 누적 주행거리인 약 74만km를 기록했다. 국내서는 자율주행 기업 중 최대인 누적 8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서울 청계천에서 운전대를 아예 없앤 자율주행 차량을 전국 처음으로 일반 도로에서 시범 운행하기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글로벌로의 진출 타진이다. 싱가포르 합작법인 ‘A2G(오토머스투글로벌)’를 설립, 현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코스모(COSMO)’를 수주했다. 일본과는 현지 종합상사 가네마츠와 MOU를 맺고 일본 자율주행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중동 최대 ICT 박람회 ‘자이텍스 글로벌(GITEX GLOBAL) 2025’에서도 현지 우주기술 기업 스페이스42와 손잡고 차량 전시를 하기도 했다. 참고로, 스페이스42와는 합작법인 ‘A2D(아부다비오토머스드라이빙)’ 설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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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2018년 5월 문을 열었고, 2020년엔 국내에선 처음으로 누구나 자율주행 차량을 호출해 탈 수 있도록 한 완전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주도의 거친 자연환경과 도심 내의 복잡한 도로에서 운행 경험을 쌓았다는 것을 강점으로 삼는다. 세종시, 상암, 부산 등으로 실증 구역을 넓히다 최근에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율주행 공개서비스를 한다. 특히, 상암에서는 국토교통부에 무인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신청을 내 운전석을 비운채로, 대신 보조석에 사람을 앉혀 자율주행을 시험 중이다. 라이드플럭스가 지향하는 ‘무인 운전’을 위해 밟아야 할 스텝이다.

‘무인’ 외에, 라이드플럭스는 두 가지 키워드를 더 앞세우고 있다. 하나는 ‘트럭’, 다른 하나는 ‘상장’이다. 올해 상반기, 일반도로에서 25톤 트럭을 무인 운행할 수 있는 허가를 땄다. 제주 삼다수와는 유상 자율주행 화물운송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맥쎈 25톤 자율주행 화물트럭 1대를 투입키로 했고, 현재 준비 중인데 이 차량을 갖고 제주 스마트물류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내 제주삼다수 본사 공장에서 회천물류센터까지 15.7km 구간을 1일 1회 편도 운행할 계획을 세웠다.

이 외에 국내 주요 택배 회사와 함께 물류센터에서의 자율주행 차량 도킹과 상하차에 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상장은 내년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지금은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 평가를 준비 중에 있다.

[그간의 라이드플럭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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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블유엠

심야 강남을 달리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택시. 그 차량에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를 달아 개조하고, 소프트웨어를 얹은 회사가 에스더블유엠(SWM)이다.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을 SWM이 맡고 차량 호출을 위한 중개 플랫폼을 카카오모빌리티가 담당하는 식으로 협업한다. 원래는 자동차 회사에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텔레매틱스에 들어갈 전장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일을 해왔다.

2027년까지 AI 기술을 통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려 한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안정성을 증명해야 하므로, 이를 위해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 외에 대구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 중에 있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300대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하는 대규모 실증을 준비한다고 이 회사 김기혁 대표는 설명했다. 김기혁 대표는 “강남같이 복잡한 도시에서 자율주행 운행을 실증한 사례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없다”면서 “강남 같은 복잡한 지역의 데이터는 월등한 고품질의 데이터이고, 이런 데이터가 많을수록 (기술이) 빠르게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의 SWM 관련기사]
밤 12시에 강남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타봤습니다 (2024. 09.26)

에스유엠

출처=에스유엠 홈페이지

에스유엠(SUM)은 차량제어 하드웨어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에스모비(SMOBI) 솔루션’을 개발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스핀아웃했고,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상용화 협업을 진행 중이다. SUM은 현재 서울시 등 지자체와의 협업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가져가면서 자율주행을 위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다.

SUM 역시 로보택시보다 지자체의 요구가 높은 ‘자율주행 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부터 서울시에서운행하는 ‘새벽동행버스’에 참여하고 있다. 새벽동행버스는 주로 새벽 시간대 노동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데, 현영진 SUM 대표는 “서울시에서는 노선이 부족하거나 없어 시민이 불편을 겪는 지역에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 대표는 이어 “서울 시민들의 노선 확대 요구가 늘어나는데 시 입장에선 이를 무작정 확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확보하고 시민의 편리를 위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버스의 확산을 예상했다. 이 외에 KTX 역에서 강문 해변까지 노선형 로보택시를 운행 중이기도 하다.

포니링크

출처=포니링크 홈페이지

젬백스링크가 지난해 6월 포니링크로 개명했다. 중국 자율주행 ‘포니AI(Pony.ai)’로 부터 투자를 받았다. 양사 간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 및 국내 도로 환경에 맞춘 현지화를 꾸준히 진행하는 등 기술 협업은 이미 실질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중국 및 미국에서 축적된 해외 데이터베이스와 한국 교통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융합해 한국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삼았다.

작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하고 현재 서울 강남에서 레벨4 로보택시 3대를 시험 운행 중이다. 회사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무사고 자율주행 누적 운행거리는 약 3만km다. 올해 2월 추가로 차량 6대에 대한 동일성 인증을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상태다. 전 경기도지사인 남경필 대표가 경영을 맡아 주목받기도 했다.

[그간의 포니링크 관련기사]
자율주행에 뛰어든 전 경기지사 남경필에게 소버린 AI를 묻다 (2025.08.11)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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